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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리뷰] 비스메이저 - RUN VMC
    rhythmer | 2013-08-15 | 20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비스메이저(Vismajor)
    Album: RUN VMC
    Released: 2013-07-25
    Label: Vismajor
    Rating:
    Reviewer: 남성훈








    견고한 완성도의 솔로작 [Heavy Deep]을 통해 고유의 매력을 극대화시키며 존재감을 각인한 딥플로우(Deepflow)의 크루 비스메이저(Vismajor)의 컴필레이션 앨범 [RUN VMC]는 딥플로우가 어떤 식으로 스스로를 위치시키고 이끌고 있는지가 성패를 결정지을 거란 생각부터 든 게 사실이다. 크루의 이름부터 딥플로우의 데뷔앨범과 동명인데다가, 꽤 많은 수의 멤버들 중 유독 딥플로우만 경력을 내세울만한 위치에 올라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이것은 완전히 엇나간 예상임과 동시에 완전히 부합하는 것이기도 하다.

     

    딥플로우는 보컬 벤(VEN)의 솔로 곡을 제외하고 모든 곡에서 활약하고 있지만, 적절한 존재감을 곡에 보탤 뿐 어느 곡에서도 의도적으로 하이라이트를 가지고 가지 않는다. 신인인 우탄(Wutan), 오디(ODEE), 베이비나인(Baby-Nine)을 모든 곡에서 동일한 비중으로 나열하면서 그들을 소개하는듯한 호스트의 역할에 충실할 뿐이다. 이런 구성은 앨범에 집중하게 만드는 몇 가지 기능을 한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떨어지는 일정 수준 이상의 실력을 가진 신인들의 랩은 신선함을 주는데, 특히, 4명의 랩퍼가 많은 양의 랩을 한 곡에서 풀어내다 보니 비트와 랩이 만드는 긴장감이 앨범의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유지된다. 이는 [RUN VMC] 고유의 특징이며 성취이기도 하다. 자연스레 세 명의 랩퍼는 경쟁구도를 이루는데, 앨범의 주인공은 단연 오디(ODEE)라 할만하다. 사이먼 디와 팔로알토의 스타일을 합쳐놓은 듯한 담백한 플로우와 중량감 있는 보이스가 만드는 완급조절은 비스메이저 크루가 추구하는 멋을 가장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다른 랩퍼를 압도한다는 느낌은 들지 않지만, 순간적으로 듣는 이를 랩에 집중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이렇듯 개별 곡에서 딥플로우가 자신의 역할을 제한했다면, 그의 역할이 도드라지는 것은 앨범의 전체적인 색과 구성이다. 극적인 면은 떨어지지만, 이번에도 딥플로우는 [Heavy Deep]에서 보여 줬던 대로 앨범의 정 중앙을 기준으로 접히는듯한 과감한 구성의 묘미를 재현한다. "RUN VMC", "내가 누군지 몰라?", "빨간딱지"와 같은 곡을 통해 멤버 개개인을 명확히 각인시킨 후, 유쾌하게 크루의 존재가치, 혹은 속내를 드러내는 콩트 형식의 “Audition”으로 피곤함을 덜어낸다. 그후 자연스레 보컬 벤을 끌어들여 조금 더 유연하게 후반부를 끌고 가는 구성은 단순한 듯하지만, 꽤 효과적이다. 더구나 대중적 반응을 쉽게 얻기 위한 의도의 곡을 배치하는 안이한 선택 대신, 개별 곡의 세련미와 큰 호흡으로 나눈 앨범 구성을 결합해 전체적인 감상을 용이하게 만든 딥플로우의 기획력은 여전히 치켜세울만하다.

     

    다만, 랩의 힘을 강조하기 위한 일부 한영혼용이 오히려 랩을 따라가는 청자의 집중을 흐리게 하고, 곡에 어울리는 방송 샘플을 스크래칭으로 가미하여 다른 곡들과 매력도에서 차별점을 둔 내가 누군지 몰라?” 같은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트랙이 “Audition”을 제외하곤 없다는 점은 큰 아쉬움을 남긴다.

     

    올해의 중반을 이제 넘겼지만, 2013년 한국힙합의 코드를 크루 앨범으로 불러도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불한당의 [절충3: 불한당들의 진입과 전투], 하이라이트레코드의 [HI-LIFE], 그리고 비스메이저의 [RUN VMC]까지 굵직한 컴필레이션 앨범이 세 작품이나 나왔다. 공교롭게도 세 작품이 순서대로 멤버 경력의 기간으로 크게 구분되는 모양새인데, 신인들이 주도한 [RUN VMC]가 크루 앨범 고유의 매력, 그리고 완성도에서 가장 우위에 섰음을 부정하긴 힘들다는 것은 매우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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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할로윈1031 (2013-09-07 13:23:12, 175.202.126.***)
      2. 국내힙합에선 올해 가장 좋게들었습니다.
        같은날 절충,하이라이트 앨범들도 구입해서 아주 잘 듣고 있는데, 하이라이트가 과연 퀄리티랑 감각등이 가장 앞서나갔고(근데 좀 길죠? 지루할 정돈 아니지만), 절충은 그동안 쌓아올린거 지키느라 바빠보였는데 와우, 비스메이저는 정말 진심으로 현재 자기들이 할수 있는 만큼 열심히한거 같습니다.
        컨셉좋고, 분위고좋고, 랩좋고 그리고 수장인 딥플로우의 보이지 않는 공이 장난이아닙니다. 그냥 하드코어, 진짜랩 다 맘에들었네요.(네 취향입니다 하하)
      1. sodgh (2013-08-16 02:42:26, 222.233.162.***)
      2. 기대했던 앨범이고 결과물 역시 괜찮게 들은 앨범이지만 절충3과 하이라이트 컴필 이상의 매력과 완성도를 지녔다는 부분은 조금 공감이 어렵군요. 전체적인 구성미는 좋았지만, 지나칠 정도로 일관된 흐름으로 흘러가 지루한 감도 좀 있었습니다. 딥플로우, 우탄, 오디 등의 랩퍼들의 기본기는 상당히 훌륭했는데 청자를 압도할만한 측면은 좀 부족하지 않았나 싶네요. 그게 좀 아쉬웠습니다.
      1. 강한솔 (2013-08-15 23:25:17, 61.255.41.**)
      2. 좋게들었어요굳굳
      1. Scuba (2013-08-15 23:13:11, 222.99.25.***)
      2. 앨범 구성 정말 멋지게 한거 같아요. 랩퍼들도 실력차 별로 없이 다 잘하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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