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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리뷰] 베이식(Basick) - Therapy EP
    rhythmer | 2013-11-13 | 5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베이식(Basick)
    Album: Therapy EP
    Released: 2013-11-01
    Rating:
    Reviewer: 이병주









    2000
    년대 후반 데뷔 당시 베이식(Basick)은 씬의 한해를 결산하는 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아주 출중한 신인이었다. 상당히 촘촘하게 라임을 배치하고 아주 빠르면서도 리듬감을 살려내는 플로우를 바탕으로 한 그야말로 개성과 실력을 모두 갖춘 랩퍼였다. 그러나 현재 씬에서 그가 차지하고 있는 위치나 이룬 성취를 돌아본다면, 아쉬움이 남는 게 사실이다. 단순히 선보인 음악 자체가 아쉬웠다기보다는 여러 면에서 기대만큼 탄탄한 커리어를 구축해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믹스테입을 제외하면 듀오 더블트러블(Double Trouble) 앨범과 한 장의 솔로 정규앨범이 전부인데, 언급했듯이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고 평가하든 그의 이름이 지녔던 기대감의 무게에 비하면 다소 부족함이 느껴진다.

     

    그런 그가 올해 정식으로 발매한 믹스테입 이후, 연이어 EP 앨범을 작업해서 내놓았다. 트랩사운드를 직접 전면에 내세우고 있듯 근래의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프로덕션을 바탕으로 앨범을 만들었는데, 사실 외국의 것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해석을 가미하는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후발주자로서 기존에 그러한 유형의 음악이 갖는 특유의 매력을 충분히 재현해내는 데에 성공적이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특히, 대부분 곡이 수차례의 변주와 다양한 음원을 담아내는 와중에 매력적인 리듬부를 구성하는 데에서 부족함이 엿보인다.

    다행히
    랩퍼로서 그는 변함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탄탄한 라이밍과 몰아치듯 쏟아 부으면서도 리듬감을 적절하게 살려내는 플로우 역시 그대로다. 동시에 단점과 한계 또한 여전하다. 장르 안에서 가장 흔하면서 사랑받는 소재를 일관되게 풀어놓으면서도, 그것에 색다른 재미를 입힐 수 있는 본인만의 서사나 독특하고 인상적인 표현들을 찾아보기 어렵다. 차라리 통일성 있는 프로덕션을 바탕으로 더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찾아서 늘어놓는 편이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었다. 게다가 완전한 한국어나 영어로 완성되지 못하고, 각 언어의 단어가 조합되어서야 완성되는 라임의 흐름은 다른 한영혼용 랩들과 마찬가지로 랩 고유의 매력과 의미를 반감시킨다. 결국, 개성과 실력 모두를 갖춘 훌륭한 랩퍼이면서도, 자신만의 캐릭터를 뚜렷하게 구축하지도, 혹은 특정 메시지를 대중에게 임팩트 있게 꾸준히 전달하지도 못했던 그의 문제를 이번 앨범에서도 새삼 확인하게 된다.

     

    2013년의 그가 랩 컴피티션에 등장한 랩퍼라면, 이 앨범의 랩핑을 통해 여전히 많은 이로부터 찬사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음악에서도 그의 랩은 어색함 없이 빛을 발한다는 게 앨범을 통해 다시 증명 되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그의 이야기나 완성된 앨범은 인상적인 랩핑 자체만큼 흥미롭거나 매력적이지는 않다. 여전히 그가 가지고 있는 최대의 크레딧은 뜨겁게 주목받던 신인 랩퍼 베이식이다. 그 또한 영광스러운 타이틀일 수 있지만, 평작 안에서 맴돌기에 아까운 이름인 건 분명하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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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odgh (2013-11-15 04:32:33, 222.233.162.***)
      2. 평작 안에서 맴돌기에 아까운 이름이라는 평에 크게 공감가네요. 그의 등장을 알렸던 믹스테잎1, 2부터 더블 트러블, 정규 1집, 믹스테잎3까지 준수한 퀄리티 그 이상을 들려주진 못했으니까요. 이번 EP 역시 개인적으로 준수한 퀄리티였다고 생각하고 잘 듣고 있지만, 베이식에게 걸고 있는 기대치를 모두 충족시켜주기엔 아직도 부족하지 않나 싶네요. 그래도 여전히 기대합니다.
      1. 0r트모스 (2013-11-14 20:36:06, 1.241.26.**)
      2. hoop! 그리고 airplane music 에서 보여준 베이식에게 많은 기대를 하고 있고 이번
        ep도 반가워서 진짜 요즘 힙합 잘 안찾아 들게되지만 그래도 찾아들어봤습니다. 랩하나는 그래도 좋으니깐요. 그래도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줘서 고마웠고 팔로알토랑 비프리가 참여한 곡은 좋게들었습니다.
      1. Leever (2013-11-14 01:57:09, 1.242.214.***)
      2. 개인곡 하나하나만 보면 정말 잘하는래퍼인데 앨범단위로 보면 참 아쉬운 래퍼인가가태요 좋은 회사에서 좋은 지휘가 필요하지않을까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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