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리뷰] 코드 쿤스트 – Novel
- rhythmer | 2014-04-19 | 9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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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코드 쿤스트(Code Kunst)
Album: Novel
Released: 2014-04-07
Rating:
Reviewer: 강일권
오늘날 한국힙합 씬은 뚝심 있게 자기 스타일을 밀고 나가거나 색깔을 내고자 하는 신인들에게 무덤과도 같다. 언젠가부터 장르의 매력을 담아내기보다는 온라인 음원 차트에 오르는 것과 미국 메인스트림에서 유행하는 특정 스타일의 어설픈 흉내내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고, 그런 노선을 따르는 이들만 겨우 관심을 끄는 분위기가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프로듀서 코드 쿤스트(Code Kunst)는 눈 여겨 볼만한 신예다. 첫 앨범(EP)이었던 [Hearing Things]의 시작은 무난한 정도였지만, 이번엔 한층 성숙해진 음악을 들고 돌아왔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코드쿤스트의 음악은 다크한 무드와 침잠된 사운드로 대변할 수 있는 오늘날 미 메인스트림 힙합/알앤비 씬의 추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다만, 그는 이런 스타일의 근간이 된 EDM과 경계가 희미해지는 것을 경계하고 비교적 전통적인 힙합의 색을 잃지 않고자 한 흔적이 역력하다. 탁하게 여과한 드럼을 통해 리듬 파트를 중요하게 부각하고, 주로 건반으로 주요 라인을 짜는데, 보컬 샘플이나 LP 노이즈 등등, 사운드 소스를 적절하게 활용한 지점도 돋보인다. 영화 [이터널 선샤인]의 한 장면을 연상하게 하는 몽환적인 신스와 둔탁한 드럼이 잘 어우러진 "Organ", 능숙한 비트의 변주가 인상적인 "Take It Away", 빈티지하고 멜랑콜리한 무드가 일품인 "Hate You" 등은 가장 눈에 띄는 트랙들. 특히, 신인 여성 보컬리스트 구구스타가 참여한 "Hate You"는 국내에서 드물게 힙합과 보컬의 매혹적인 결합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더욱 이목을 집중할만하다.
초빙한 랩퍼들과 합도 만족스럽다. [Hearing Things]에서 이미 호흡을 맞췄던 두 명, 블랭타임(Blnk-Time)과 씨잼(C Jamm)을 비롯하여 넉살, 던밀스(Don Mills), 영 제이(Young Jay) 등등, 신예들과 시너지 효과가 상당한데, 단순한 자기과시 가사에서 벗어나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이자 장르 뮤지션으로서 느끼는 씁쓸함과 포부가 뒤엉킨 복잡한 심경, 혹은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주를 이룬다는 것도 본작의 장점을 부각하는 부분이다. 그중에서도 자메이칸 랩과 우리나라의 타령 중간 즈음에 위치한 듯한 개성 있는 랩을 선보인 블랭타임과 능숙한 강약 조절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랩핑의 넉살은 재발견이라 할만하다. 더불어 베테랑 JJK 역시 핵심을 찌르는 진중한 가사의 랩을 통해 이름값에 걸맞은 퍼포먼스로 조력했다. 프로덕션뿐만 아니라 참여 랩퍼와 주제를 구성하는 측면에서도 코드쿤스트의 재능이 돋보이는 지점이다.
"We Are"의 후렴구처럼 신스의 과용이 느껴지는 부분은 아쉽지만, 전반적으로 비슷한 무드였으나 다소 습작 느낌이 묻어나던 전작과 달리 이번 앨범은 비트 한 곡 한 곡의 매무새가 빼어나다. 무엇보다 이것저것 건드리는 것이 아니라 뚜렷한 방향성과 스타일을 고수하고자 하는 느낌이 묻어난다는 점에서 더욱 반갑다. 앞으로 코드쿤스트의 음악이 어떤 노선으로 바뀔지는 모르겠으나 현재 그와 그의 음악은 매우 고무적이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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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dgh (2014-04-20 18:32:11, 222.233.162.**)
- 오, 무난했던 EP 이상으로 평했다면 확실히 기대되네요. EP 괜찮게 들었는데.
소리소문없이 나와서 나온줄도 모르고 있었는데 얼른 들어봐야겠군요.
베팅 들어보니 신인 참여진들의 활약이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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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로윈1031 (2014-04-19 15:13:19, 125.139.11.**)
- 충격적일 정도로 멋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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