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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리뷰] 지소울 – Coming Home
    rhythmer | 2015-02-03 | 9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지소울(G.Soul)
    Album: Coming Home
    Released: 2015-01-19
    Rating:Rating:
    Reviewer: 강일권









    한창 박진영이 방송에 나와 미국의 유명 블랙 뮤지션들과 작업이 성사됐음을 자랑하고 다니던 2007, JYP 소속의 지소울(G.Soul) '알앤비 황제' 알켈리(R.Kelly)가 무려 앨범 제작을 맡는다고 하여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이후, 지소울의 앨범을 포함하여 그렇게 많이 예고되었던 작업물은 거의 나오지 않았고, 결국, 박진영의 발언이 설레발에 그친 상황에서 지소울도 많은 이로부터 급속히 잊혔다. 그로부터 약 7. 데뷔만 준비하다가 사라지는 많은 이 중의 한 명이 될 뻔한 지소울은 실로 갑작스럽게 첫 앨범을 들고 돌아왔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지소울이 전곡 작사·작곡을 주도하고, 박진영의 손길이 전혀 닿지 않았다는 점이다. 해당 아티스트에게 싱어송라이터로서 권한을 쥐어준 가운데, 이우민이 프로덕션의 대부분을 책임진 구도는 지난 핫펠트(예은)의 앨범과 마찬가지인데, 지소울이 핫펠트와는 달리 장르적으로 박진영과 깊이 맞닿아있다는 걸 고려하면, 그에 대한 음악적인 믿음이 두텁다는 걸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특히, 지소울이 기획형 가수보다는 장르 뮤지션으로서 정체성이 강한 만큼 이는 적절한 선택이었다.

     

    그는 이번 앨범에서 오랫동안 재야에서 나오고자 했던 욕구를 마음껏 분출하듯이 곡마다 알앤비를 구심점으로 여러 스타일을 펼쳐놓았다. 딥하우스와 일렉트로 소울의 경계를 가로지르고("Coming Home"), '80년대 포스트 디스코를 재현하는가 하면("Superstar"), 사이키델릭한 기운의 PBR&B로 트렌드를 반영하며("변명"), 서정적인 팝 소울을 통해 대중과 접점을 마련하기도 한다("You", "한번만 더"). 그리고 이처럼 다양한 스타일로 구성되다 보니 이우민의 프로덕션이 알앤비/소울을 주력으로 하는 게 아님에도 전체를 감싸는 사운드에 무리가 없다. 15년을 연습생으로 보내며 느낀 심경과 의지가 응축된 가사가 인상적인 "Coming Home"은 이러한 둘의 음악적 궁합이 앨범 내에서 가장 빛을 발한 트랙이다. 그런데 앨범을 끌어가는 결정적인 힘은 바로 지소울의 보컬에서 나온다. 그는 멀게는 랄프 트레스반트(Ralph Tresvant)나 피엠던(P.M. Dawn)의 닥쥐(Doc.G), 가깝게는 로이드(Lloyd)를 연상하게 하는 미성 보컬 특유의 섬세한 매력을 선사하며, 인상적인 순간을 남긴다.  

     

    하지만 구성적인 측면은 아쉽다. 작년 여름에 만든 20곡 중 6곡을 뽑았다는 본작이 애초부터 EP로 구상된 것인지, 오늘날 음악 시장의 현실을 염두에 둔 '나눠 발매하기'의 일환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어느 쪽이든 그동안 완성한 곡들의 모음집에 가까운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다양한 스타일을 담았다 하더라도 비교적 곡 수가 많아서 겹치는 스타일과 전혀 다른 스타일의 곡들이 적절한 배치를 통해 안정적인 구성을 꾀할 수 있는 정규 앨범과 달리 EP는 물리적인 부분에서 제한적이기 때문에 보통 하나의 확실한 음악적 컨셉트 아래 완성도를 꾀하는 편이다. 그러나 [Coming Home]은 이 지점에서 성취가 다소 부족하다. 이는 무엇보다 매곡에서 너무 다양한 스타일을 구사한 것이 일장일단으로 작용한 셈인데, 곡 단위가 아닌 EP 단위의 측면에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근 몇 년간 박진영의 프로덕션이 뮤지션 고유의 색을 지워버리는 바람에 음악적으로 좋지 못한 결과를 초래해온 상황에서 지소울이 주도한 본작은 소문 무성했던 (오래된) 신예의 첫 발걸음으로써 어느 정도 성공적이라 할만하다. 곡 대부분이 대중과 적당히 접점을 이루고 있으면서도 장르적인 감흥 역시 인상적이라는 점과 탄탄한 보컬이 앞서 언급한 단점을 상쇄하는 열쇠였다. 다만, 그럼에도 이 첫 번째 앨범이 EP가 아니라 제대로 된 정규 앨범이었으면 하는 마음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 '15'이라는 자극적이면서도 존중할만한 키워드를 생각하면 더더욱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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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mments
      1. 이주엽 (2016-01-17 12:48:18, 110.9.92.***)
      2. 명반
      1. 찐한쏘울 (2015-07-13 02:37:36, 1.233.47.**)
      2. 동감...나는 Urban Hang Suite 이라도 나오는줄 알았네
      1. wuwu (2015-02-07 12:47:14, 182.227.103.***)
      2. 무슨 하도 쳐 안나와서 한국 소울에 일매릭이라도 쳐 만드는줄 알았는데 그저 그런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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