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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리뷰] 천재노창 - My New Instagram : Mesurechiffon
    rhythmer | 2015-06-30 | 26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천재노창
    Album: My New Instagram : Mesurechiffon
    Released: 2015-06-23
    Rating:Rating:
    Reviewer: 남성훈









    스윙스, 바스코 등이 속한 힙합 레이블 저스트 뮤직(Just Music)의 간판 프로듀서인 천재노창의 앨범이다. 그는 '노창'이란 이름으로 2010 [기억시옷]을 발표한 이후 활동을 이어갔지만,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것은 2014년 저스트 뮤직의 컴필레이션 앨범 [파급효과]를 통해서였다. 천재노창은 이 앨범에서 칸예 웨스트(Kanye West)로부터 영향받았음을 숨기지 않았고, 이를 바탕으로 전체 프로덕션을 책임졌었는데, 조악한 과정의 레퍼런스 작법과는 그 궤를 달리했다. 깔끔하게 진행되는 전개와 적절한 변주를 트랙 안에 담아내며, 민망하지 않은 오마주를 표함과 동시에 천재노창만의 고유함을 잘 살려낸 셈이었다. 그 결과, 스윙스, 바스코, 씨잼 등의 랩퍼들을 제치고 앨범의 주인공으로 남았다.  

     

    그의 진가를 알린 [파급효과]가 컴필레이션 앨범이기도 했고, 이번 앨범이 솔로작이라 당연히 대비되기는 하지만, [MY NEW INSTAGRAM : MESURECHIFFON]은 많은 부분 작위적으로 느껴지면서도 굉장히 세밀하게 갈라진 개인적 강박이 투영된 앨범이다. 예를 들면 이렇다. 개인적인 공간이지만 온라인 전시공간이기도 한 인스타그램 속 구겨진 자아를 커버로 내세운 것은 작위적인 설정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지만, 실제 그가 겪은 인스타그램 계정 삭제 해프닝의 파편들이 담겨 있는 것을 알아챈 이들은 '자기조롱' '자기애' 사이의 캐릭터를 즐기며 앨범을 시작할 수 있는 식이다. 천재노창이 구사하는 랩 가사와 퍼포먼스 역시 마찬가지다. 첫 트랙인 "해방자유"에서부터 앨범 대부분을 힙합 아티스트인 자신에게 걸린 기대를 비틀고 해체하면서 듣는 이를 불편하게 만들거나 유쾌하게 자극한다. 이런 부분에서 천재노창은 자신의 앨범을 먼저 찾아 듣는 소비자가 누구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천재노창이 써낸 한국힙합을 둘러싼 현재 진행형 잔상들 가득한 가사를 쉽게 캐치할 수 있는 이들은 적극적으로 한국힙합을 소비하는 층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아슬아슬한 수위의 단어 선택을 통한 극 전개는 몇몇 인터넷 커뮤니티의 이른바 병맛’, ‘혐오’, ‘저질코드에 상당 부분 빚을 지고 있다. 때문에 그의 작법이 이름에 걸맞게 오리지널리티를 담보한 가사적 성취를 지니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온라인에서 주로 논의되는 한국 힙합의 이슈들을 잘 짜인 병맛스러움과 결합해 풀어냈다는 사실은 신선함이나 흥미로운 객기 정도로 다가오는 지점에서 멈추어 서기 때문이다. 후반부의 다음에 또 봐ㅇ”, “등에서 감정적인 전환을 꾀하지만, 크게 극적인 감흥을 끌어올리지는 못한다. 그러나 변칙적으로 뭉개버리는 플로우와 발성, 정색하고 들이미는 듯한 패러디 랩 등은 그의 가사에 의외의 생명력을 부여하기도 하는데, ‘천재라는 기믹을 즐겨보려는 이들에게 효과적으로 작용할 법하다. 물론, 이런 점 때문에 이 앨범이 청자의 적극성을 요구하는 극명한 호불호의 영역에 위치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 역시 분명하다.  

     

    앨범의 프로덕션은 준수하다. 그가 구사해오던 군더더기 없는 사운드 소스들이 만들어내는 공간감과 견고한 구성미가 유지되는 가운데, 이전보다 훨씬 자유로운 기운과 여유가 느껴진다. 다소 뻔뻔함이 느껴지는 진행과 트랙 내에서의 급작스러운 변주에도 불구하고 많은 곡에서 산만함이 아닌 적당한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부분은 프로듀서로서 천재노창의 탄탄한 실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지점이다. 더해서 앨범 전체적으로 강한 인상을 남기는 음울한 멜로디는 약간의 공포감을 가미하면서 앨범 전체를 천재노창의 붕괴된 자아로 보이게도 하고, 그의 가사와 만나 변태적인 유머를 만들어내는 촉매제로 쓰이기도 한다. 많은 부분 따로 떼 놓고 보면 큰 효과가 있을까 싶은 랩의 완성도를 프로덕션이 보완해내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천재노창은 천재라는 기믹, 그리고 한국힙합을 향한 자신의 시선을 과잉과 작위성이 가득 담긴 [MY NEW INSTAGRAM : MESURECHIFFON]을 통해 펼쳐냈다. 무엇보다 그 시선이 다양한 대상을 아주 노골적으로 향하고 있지만, 변칙적 퍼포먼스를 통해 결국엔 아주 소박하고 개인적인 강박감에 시달리는 소회 정도로 들린다는 것이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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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i boy (2015-08-01 15:37:02, 218.153.140.*)
      2. 리뷰 진짜 잘쓰시네요 ㅋㅋㅋ 어휘 구사 많이 배우고 갑니다.
        노창 이번 앨범 너무 좋았습니다. 이번에 나온 힙합 이란 노래도 그렇고.
        노창의 용감함에 박수
      1. hst (2015-07-14 21:32:19, 58.228.109.***)
      2. 리뷰 잘봤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이 노창ep앨범이 재밌었는데
        이런 앨범이 한국에는 제가 처음이여서 재밌었어요
        노창의 트렌드사운드랑 좋은 작곡에 이상한 가사가 어울이게 만들려서 흥미롭게 들었어요 ㅎㅎ
      1. Junenee (2015-07-08 19:26:47, 210.92.83.***)
      2. 전혀 어렵지 않은데..제대로 읽어보시긴 한건지.
        명료한 언어로 풀어내신 깔끔한 리뷰인거 같은데요. 가사적 측면에서 '호불호'가 갈리는 이유를 너무 완벽하게 설명해주셨고, 그에 반하는 기지 넘치는 프로듀싱에 대한 설명도 완벽해서 좋습니다. 글 읽으면서 노창 앨범이 귀에서 계속 멤도는 느낌이네요. 개인적으로는 비트가 워낙 날이 서있어서 그런가, 오히려 병맛 패러디에 빚지고 있는 가사가 제대로 빛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준것 같았습니다. 노창 비트 위에 그냥 다른 랩퍼들이 빼어난 라이밍을 뽐내는 것보다 이렇게 분위기 자체에 밀착된 노창의 리릭이 더 알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 김동휘 (2015-07-07 20:30:50, 175.209.64.***)
      2. 글이 너무 어렵네요
        좀 쉽게 쓰시면 좋을 것 같아요 ^^
      1. 남성훈 (2015-07-03 22:48:01, 110.70.57.**)
      2. ㄴ 리뷰 이번 앨범 프로덕션 부분에 칸예 이야기는 전혀 안했는데 그렇게 읽히는 부분이 있나요
      1. 체노멜로이데스 (2015-07-03 22:19:33, 61.82.208.***)
      2. 이번앨범만들동안 칸예노래안들엇다던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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