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리뷰] 블랭타임 - Color Unique
- rhythmer | 2015-10-06 | 12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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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블랭타임(Blnk-Time)
Album: Color Unique
Released: 2015-09-21
Rating:Rating:
Reviewer: 이진석
크루 리짓군즈(Legit Goons)는 작년에 발표한 첫 컴필레이션 앨범을 통해 수면으로 떠오른 뒤, 야밤그루브의 결과물과 당시 1집으로 좋은 평을 얻은 코드 쿤스트(Code Kunst) 영입 등으로 점차 인지도를 올려갔다. 올해 발매된 코드 쿤스트의 두 번째 앨범 역시 더할 나위 없는 수작이었고, 최근 나온 뱃사공의 첫 정규 앨범도 특유의 칠(Chill)한 바이브를 확고하게 굳히며, 제법 괜찮은 반응을 끌어냈다. 뒤이어 선발된 타자는 크루 내에서도 가장 강한 개성을 가진 랩퍼 블랭타임(Blnk-Time)이다.블랭타임은 리짓군즈 내에서도 가장 먼저 한량 캐릭터를 떠올리게 하는 인물이다. 그러나 이번 앨범에선 그러한 캐릭터를 본격적으로 드러내지 않았다는 점이 눈에 띄는데, 주로 예술가로서 면모를 조명하며 이야기를 풀어간다. 이에 따라 기존에 그가 위치한 서래마을, 성산, 홍대 등 현실상의 배경이 비교적 흐려지고, 각 곡의 주제 역시 블랭타임의 감정이 바탕 되어 꽤 추상적으로 흘러간다. 이러한 면모가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난 “Colorman”을 비롯하여 섹슈얼한 코드 자체에 집중한 “구이”나 이에 문제의식을 엮어 풀어낸 “Sex & Love” 등이 좋은 예다.
앨범에 포진한 곡들은 전반적으로 재지하고 느긋한 무드를 자아내는데, 블랭타임 특유의 능글능글한 랩핑이 분위기에 자연스레 녹아들었다. 특히, 그의 트레이드마크라고 할 수 있을 자메이칸 랩핑 스타일을 절충하고, 벌스 역시 타이트하게 구성하기보단, 멜로디컬하게 흥얼거리며 앨범 전체에 일체감을 불어넣은 점이 돋보인다. 보컬 또한 랩 못지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후렴구에서 이런 부분이 특히 도드라지는데, 프로덕션과 랩핑을 분리하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하나의 소스로 활용한 듯한 운용은 평소 보여준 그의 스타일에 최적화된 느낌이다. 재지한 무드와 쥐펑크(G-Funk)의 레이드백(Laid-Back)하고 뭉클한 바이브가 절묘하게 결합한 “Chillin In My House”는 그 속에서 탄생한 대표적인 곡이다.
워낙 독특한 음색과 플로우를 가진 블랭타임의 랩을 차분하게 누르며,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프로듀서들의 활약도 인상적이다. 비다 로카(Vida Loca)가 참여한 한 트랙을 제외하곤 리짓군즈 소속의 비트메이커들이 포진했는데, 가장 많은 부분에 참여한 아이딜(iDeal)을 비롯해 코드 쿤스트나, 야밤그루브의 빅라이트비츠(Biglitghtbeatz) 등 여러 명이 참여했음에도 앨범은 특유의 색채를 꽉 잡고 유기적으로 흘러간다. 이미 코드 쿤스트의 [Crumple]을 통해 발표된 적 있는 “Queen”이 달리 편곡된 부분이 없음에도 앨범의 색채가 바뀜에 따라 기존의 것과 사뭇 다른 감흥을 선사한다는 게 이를 방증한다.
전반적으로 준수한 완성도를 이어가는 가운데 방점을 찍을만한 강렬한 한 방이 없다는 점이 아쉽지만, 전체적인 앨범의 컨셉트를 생각하면 일견 수긍 가는 부분이기도 하다. 블랭타임은 첫 번째 정규작 [Color Unique]로 본인이 가진 장점을 효과적으로 부각하며 성공적인 솔로 데뷔를 이뤄냈다. 이로써 더욱 완성도 높은 차기작을 기대할만한 뮤지션이 또 한 명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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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랩퍼엔 (2015-10-06 21:05:53, 180.224.166.*)
- 자켓이 멋스럽네요. 리뷰가 머리에 쏙쏙 들어옵니다. 앨범 어서 들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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