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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리뷰] 차메인 - 20
    rhythmer | 2015-11-17 | 9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차메인(Chamane)
    Album: 20
    Released: 2015-10-27
    Rating:
    Reviewer: 이진석









    [쇼미더머니]를 통한 첫 등장 이후, 제이문(Jaymoon), 콰이모(Quaimo) 등과 함께 신생 레이블 ‘GVOY’를 설립한 랩퍼 차메인(Chamane)의 첫 정규 앨범이다. 방송을 통해 보여준 공연 클립이나 이후 발표한 싱글, 피처링 트랙 이외엔 별다른 결과물이 없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첫 작품인 셈이다.

     

    앨범의 타이틀 ‘20’은 모든 곡의 주제를 관통할 정도로 매우 직관적이다. 갓 스무 살이 된 차메인의 감정을 토대로 바라는 바와 포부, 그리고 그를 둘러싼 환경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돈에 대한 갈구를 풀어낸 “Money On My Mind”, 달리는 지하철을 배경으로 드는 상념을 담은 창문너머”, 앨범을 낸 랩퍼로서 자축과 함께 포부를 드러내는 “Just Now” 등은 그 대표적인 예. 거의 모든 곡에서 차메인은 그가 겪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솔직한 어조로 풀어낸다. 주제의 핵심 면에서 일견 2000년대 중·후반에 많은 지지를 얻었던 소울 컴퍼니(Soul Company)가 연상되기도 하지만, 화법은 다소 다르다. 특히, 흥미로운 곡은 “Money On My Mind”. 서정미가 한가득 느껴지는 비트 위에서 일부러 엇나가며 병맛 코드를 노린 듯한 가사가 황당하다가도 일순간 너무 절절하여 화자의 심정에 몰입하게 되는 묘한 감흥을 전한다.

     

    그러나 트랙 대부분이 별다른 서사나 표현적 장치 없이 다소 일차원적으로 진행되다 보니, 전체적으로 너무 밋밋해졌다. 사실 주인공인 차메인 이상으로 눈에 띄는 부분이 프로듀서 프라임보이(Primeboi)의 활약이다. 적당히 둔탁한 톤으로 말끔히 다듬어진 드럼 파트 위에 건반을 위주로 한 멜로디 진행이 돋보이는데, 앨범 전체의 무드를 일관성 있게 연출한 것과 더불어 주연인 차메인의 랩을 효과적으로 받쳐준다. “창문너머의 후렴구에 삽입된 지하철 소리나 필요에 따라 이루어지는 리듬파트의 변주 등은 특히 그의 감각이 묻어나는 지점이다. 곳곳에 들어간 제이문(Jay Moon)의 키보드 연주 역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다.

     

    이처럼 프라임보이의 지원아래 프로덕션과 안정된 조합을 보여주지만, 차메인의 랩 자체가 일정 수준 이상의 감흥을 만들어내지는 못한 느낌이다. 동년배들이 공감할 수 있는 몇몇 메인 테마와 이를 탄탄하게 받쳐주는 안정된 발판을 획득하면서도, 정작 그의 랩 퍼포먼스는 몇몇 부분을 제외하곤 무난함 이상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이러한 탓에 다른 악기를 일절 사용하지 않은 채 건반 연주에 맞춰 진행되는 “I.F.L(I Feel Love)”에선 반주와 쉬이 맞물리지 못하고 붕 뜬 느낌을 주기도 한다. 게스트 제이문의 랩이 가장 인상적이었다는 점 역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지점이다. 한편으로 제이문과 함께 앨범 내에서 가장 준수한 랩을 선보이는 “BVO”가 진행상 자연스레 녹아들지 못해 전개에 걸림돌이 되었다는 점은 참 아이러니하다.

     

    준수한 프로덕션과 피처링 진에게 빚을 지긴 했지만, 갓 커리어를 시작한 신예가 만든 첫 정규작으로써 인상적인 지점들은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동시에 앨범 단위의 결과물 안에서 차메인이 가진 단점 역시 명백하게 드러났다. 단지 플로우로만 치자면, 이제 일정 수준 이상의 랩퍼들이 많아졌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앨범을 통해 좀 더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점이 끝내 아쉽게 다가온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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