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리뷰] 블레이저스 - Jam Cook
- rhythmer | 2016-01-11 | 15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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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블레이저스(Blazers)
Album: Jam Cook
Released: 2015-12-14
Rating:Rating:
Reviewer: 이진석
2009년, 빅딜 레코드(Big Deal Record) 시절 결성된 마일드 비츠(Mild Beats)와 딥플로우(Deepflow)의 프로젝트, 블레이저스(Blazers)가 6년 만에 발매한 새 앨범이다. 참으로 감회가 새로운 조합이 아닐 수 없다. 첫 앨범이 발매된 후 적지 않은 시간이 지난 가운데 마일드 비츠는 여전히 특유의 작풍을 고수하며 듬직한 비트를 계속 만들어왔고, 딥플로우 역시 그사이 몇 개의 대표작을 만들며 베테랑의 반열에 올랐다. 그리고 좋은 평가를 받은 딥플로우의 앨범들인 [Heavy Deep]과 [양화]가 세밀한 서사와 드라마를 바탕으로 정교하게 짜인 수작이었다면, 이번 둘의 프로젝트는 이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된다. 일주일에 한 번 모여서 즉흥 연주에 가까운 작업방식을 행한 끝에 나온 5주간의 결과물은 미처 다 다듬어지지 않은듯한 날것의 기운을 매력적으로 담아냈다.다섯 곡뿐인 단출한 구성은 아쉽지만, 각 트랙이 각자 다른 방향으로 인상적인 감흥을 품고 있으며, 한 곡 한 곡의 완성도가 탄탄하다. 오히려 그 덕에 앨범의 가장 큰 무기인 즉흥감이 식기 전, 적당한 타이밍에 마무리된 느낌이다. 앨범은 중량감 있는 베이스 루프가 일품인 비트 위에서 가볍게 툭툭 던지는 딥플로우와 차붐의 랩핑이 ‘Jam’이라는 컨셉트를 직접 드러내는 첫 트랙 “Share Food”부터 몰입감을 선사한다.
이어지는 두 트랙에선 꽉 조이는 프로덕션 위로, 딥플로우 역시 비트 못지않은 타이트한 랩을 선보이며 흥을 돋운다. 인상주의 예술개념을 빌려 랩퍼로서 본인의 정체성을 대입하는 “인상파”도 훌륭하지만, 여러 소스를 짧게 끊어 힘있게 구성한 정석적인 붐뱁 사운드 위로 타이트하게 랩이 쏟아지는 “불문율”은 그야말로 백미다. 과시와 공격성을 노골적으로 담은 라인이 시원시원하게 이어지며, 두 아티스트의 조합 내에서 예측 가능한 방향의 시너지가 이상적으로 발휘되었다.
그런가 하면, 여유롭고 소울풀한 무드의 “Alcoholic”은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며 마지막 곡으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로서 효과적이다. 하지만 마무리(“Never Going Back”)가 좀 아쉽다. 다소 식상한 진행의 하드한 비트가 깔끔하고 묵직했던 앨범의 흐름을 깬 탓이다. 그럼에도 두 뮤지션의 시작과 만남을 조명하는 가사만큼은 즐거운 감상 포인트다.
[Jam Cook]은 메인 컨셉트인 즉흥미를 살리면서도 작업 방식상 자칫 발목을 잡힐 수 있는 허술함과 떨어져 절묘한 지점에서 마감되었다. 동시에 또렷한 색채를 가진 두 베테랑의 공통분모가 인상적으로 어우러졌다. 일견 무모해 보일 수 있는 시도가 조악하거나 중구난방의 싱글 모음이 아닌 밀도 있는 결과물로 귀결된 건, 역시 두 베테랑의 프로덕션과 퍼포먼스 능력이 담보된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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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로윈1031 (2016-01-13 21:43:43, 182.217.107.***)
- 딥플로우 랩을 듣다보면 정말 스킬이나 음악성도 훌륭하지만 풀어내는 솜씨에 반하게 됩니다.
예전엔 너무 진지하고 개성없이 한다 생각했는데 헤비딥이후 부터 진하게 다가오는 페이소스가 특유의 가오를 살려 흡입력이 대단한거 같아요.
Never Going Back도 뭔가 투닥거리면서 버텨온 가사가 너무 멋져 인상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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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동이 (2016-01-12 21:41:12, 114.108.81.***)
- 블레이져스 더 나왔으면 좋겠는게,
지금까지 빅딜에서 지금까지 씬의 중심에서 활동중인
주축멤버가 말빛 딥플밖에 없음...
덷피도 살아나서, 소리헤다 말빛이랑 같이 했으면 좋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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