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리뷰] 그린클럽 - Green Club
- rhythmer | 2016-01-27 | 12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
Artist: 그린클럽(비프리 + 스웨이디)
Album: Green Club
Released: 2016-01-22
Rating:Rating:
Reviewer: 이병주
비프리(B-Free)는 데뷔 당시 치밀한 음악적 짜임새보다는 거친 캐릭터와 패기 넘치는 음악이란 수식이 더 잘 어울리는 신인이었다. 그렇게 가능성을 드러냈던 그는 몇 개의 훌륭한 결과물을 통해 많은 사람이 기대하던 완성형 래퍼의 모습으로 성장했다. 그사이 다듬어지지 않은 투박함은 담백함으로 변하고, 탄탄한 기본기에 감각적인 박자 타기가 더해지며 더욱 매력적인 랩을 들려주게 되었다. 비록, 그의 예전 앨범들은 발매 당시 내세우던 바를 이루기도 전에 다소 허망하게 음원 사이트에 풀려 있지만, 지금까지 그가 선보인 음악만을 보자면 꽤 괜찮은 커리어를 쌓아온 셈이다.그런가 하면, 다이나믹 듀오의 [Grand Carnival] 앨범 참여와 공개곡 "KAWASAKI" 등으로 씬에서 급부상 중인 스웨이디(Sway D)는 미국 음악 씬의 서브 컬쳐를 참조해 조금 다른 맥락의 트렌디함으로 무장한 프로듀서이자 래퍼다. 선뜻 이 둘의 조합에서 분명한 이미지를 떠올리기란 쉽지 않지만, 비프리의 [Korean Dream]에 수록되었던 "Fly"란 곡을 이번 앨범의 얌전한 예고편 격으로 볼 수 있겠다.
사실 [Green Club]을 흥미롭게 만드는 건 '클라우드 랩'이란 키워드다. 상당수 곡에서 클라우드 랩의 카테고리 안에서 받아들일 법한 접근을 취하고 있다. 노트를 길게 늘여 듬성듬성 흩뿌린 듯한 신스음이나 기괴한 보이스 샘플에 모호한 전개가 펼쳐지는 "Kawasaki"나 "Piccolo," "Rockstar" 같은 곡은 비록 충분한 레퍼런스 대상들이 외국에 존재하지만, 그 독특한 형태만으로도 색다른 감상의 재미를 선사하는 면이 있다. 중독성이란 관점에서 봐도 그 성취가 분명하다. 단순하면서도 감각적으로 여러 음원을 배열해 완성한 "Studio"라든지 캐치한 후렴구와 적절한 오토튠의 활용으로 귀를 잡아끄는 킬링 트랙 "Boomin"은 앨범의 전체적인 무드를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적절하게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하지만 이렇게 뚜렷하고 치밀한 기획으로 완성된 앨범의 약점은 가사와 랩이다. 비프리의 랩핑이 청각적으로 타이트한 쾌감을 주긴 하지만, 가사적으론 많은 곡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대표적으로 킬링 트랙이라고 언급한 "Boomin"에서도 그의 파트는 그럴듯한 운율을 형성하는 것 외에 아무 의미 없는 벌스로 전락했다. 짝을 이룬 스웨이디의 랩 역시 대부분 파트에서 인상적인 지점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클라우드 랩'이란 논쟁적인 서브 장르 안에서 나오는 중독적이고 기가 막힌 결과물들과 설익고 어설픈 기믹의 어긋남을 나눴을 때 후자에 해당하는 케이스라 할만하다. 그가 완성한 비트들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처럼 [Green Club]은 장점과 단점이 너무나 명확하기 때문에 즐거움과 아쉬움 또한 뚜렷이 교차하는 앨범이다. 그러나 하이라이트 레코드가 인터넷 공간을 통해 작업물을 홍보하고 음악 반경을 넓혀 나가는 데에는 상당히 효과적일 수 있는 방향의 음악을 담고 있다. 과연 이들의 향후 결과물들이 어떤 모습으로 어딜 향해 나아가게 될지 궁금해진다.
12
-
-
- 할로윈1031 (2016-01-28 17:39:09, 182.217.107.***)
- 인간적으로 헛소리에 가까운 가사가 진짜 재미
작년 yoga flame 진짜 감동이었죠.
-
- Scuba (2016-01-28 13:34:59, 182.208.102.***)
- marionette20/
?? 이런 앨범은 가사가 좋으면 안되는건가요?
당연히 가사도 좋고 음악도 좋으면 더 좋은건데 그렇지 못해서 아쉽다는 건데 참...
-
- marionette20 (2016-01-28 04:49:13, 110.15.148.***)
- 왜 이런 앨범에서 가사를 지적하시는지...스웨이디의 랩은 중독적이지 않다는 점엔 공감하지만 가사에 초점을 맞춰야하는 앨범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