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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리뷰] 기리보이 - 기계적인 앨범
    rhythmer | 2016-06-11 | 12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기리보이
    Album: 기계적인 앨범
    Released: 2016-05-31
    Rating:
    Reviewer: 이진석









    저스트 뮤직(Just Music)의 멤버 기리보이(Giriboy)는 결정적인 한 방이 없긴 했지만, 본인만의 작풍을 고수하며 안정적인 커리어를 쌓아왔다. 여느 20대나 겪을 법한 연애담을 주제로 공감을 끌어내며, 빠르지 않은 템포에 다소 어눌한 랩과 보컬을 얹어 특유의 캐릭터를 획득하는 방식은 이제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었다. 2015[성인식]에 이은 정규 3집이면서 ‘~적인 앨범시리즈로는 [치명적인 앨범][육감적인 앨범]의 후속작인 [기계적인 앨범] 역시, 전체적인 주제나 앨범의 기조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남녀 관계에 관한 이야기가 작품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보컬과 랩을 적절히 섞어 편히 감상할 수 있는 담백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다만, 쭉 고수해오던 캐릭터를 그대로 가져오면서, 사운드적인 측면에서 이전 작품들과 차별을 뒀다. 전자음 소스를 전면에 내세워 프로덕션을 구성했으며, 중간중간 등장하는 변주나 곡의 진행 역시 힙합보단 퓨쳐 베이스의 틀을 따른다. 이런 특징들이 모여 [기계적인 앨범]의 골자가 되는데, “You’re A Medical”의 후반부 연주 파트나 말하자면 길어/다운에선 이러한 경향이 특히 두드러진다. 이외에도 클라우드 랩을 차용한 우주비행1”이나 인스트루멘탈 트랙 아침등등, 장르의 가용 범위를 확장하려는 의도가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그리고 그 시도는 제법 성공적이다. 타 장르의 작법을 빌려 융합하는 과정에 있어 어설프지 않은 형식미를 갖추었으며, 기존에 그가 고수해오던 스타일도 어색하지 않게 녹아들었다. 그중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발매된 서사무엘의 [Ego Expand (100%)]의 수록곡 “DO:OM”과 짝을 이루며 서로 연결되는 서사를 갖는 “LO:OP”은 꽤 흥미롭다.

     

    본작의 약점은 다른 부분에서 드러난다. 우선 싱글과 미니앨범 등으로 미리 공개했던 트랙들이 배치된 후반부가 구성상 고개를 갸웃하게 한다. “우주비행2”까지 트랙들은 적절하게 맞물려있지만, “하루종일을 기점으로 한 후반의 곡들은 밋밋한 건 물론, 매력적으로 이어지던 앨범의 색채와도 크게 어긋난다. 이 때문에 [기계적인 앨범]은 컨셉트에 맞춰 나름 잘 짜인 미니앨범에 보너스 트랙 개념의 곡들을 쭉 이어 붙여 무리하게 정규로 확장했다는 인상마저 든다. 선공개 곡들을 그대로 덧붙이기보단 과감하게 덜건 덜고 새로운 트랙들로 구성했다면, 훨씬 말끔한 마무리가 되지 않았을까 싶어 아쉽다.

     

    더불어 앞서 언급했듯 성공적인 프로덕션과 달리 기리보이의 퍼포먼스는 이번에도 평이한 수준에 머물러있다. 별다른 장치 없이 평면적으로 펼쳐지는 가사나 랩과 보컬을 교차시켜 만드는 다소 뻔한 진행의 반복은 인상적인 순간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 물론, 기존에도 기리보이는 탁월한 스킬이나 랩 디자인으로 승부를 보는 뮤지션은 아니었다. 오히려 괄목할만한 기교가 없음에도 곡의 분위기에 어우러져 담백한 인상을 자아내는 특유의 스타일이 그의 장점으로 대두하던 부분이다. 하지만 비슷한 패턴의 퍼포먼스가 커리어 전체에 걸쳐 습관처럼 반복되다 보니, 더는 특별한 묘미를 느끼기 어렵다. 프로덕션 측면에서 변화를 꾀한 노림수는 긍정적인 결과를 남겼으나 정작 다른 부분에서는 발목을 잡힌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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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mments
      1. 김도환 (2016-06-14 02:14:44, 220.73.28.***)
      2. 컨셉이 명확한건 좋은데 너무 이컨셉을 오래 잡고 가는것도 문제 좀더 멍청한 컨셉보다는 다크하게 가는것도 좋을듯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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