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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리뷰] 퓨처리스틱 스웨버 - Futuristic Swaver Vs. The World
    rhythmer | 2016-07-01 | 8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퓨처리스틱 스웨버(Futuristic Swaver)
    Album: Futuristic Swaver Vs. The World
    Released: 2016-06-14
    Rating:
    Reviewer: 황두하









    랩퍼이자 프로듀서인 퓨처리스틱 스웨버(Futuristic Swaver)를 설명할 때 다작이라는 키워드를 빼놓을 수 없다. 2014년경부터 푸시트랙(Pussytrack)이라는 예명으로 비트테입을 발표하며 커리어를 시작한 그는 내가왜돈때문에울어야하나요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다수의 싱글과 EP 2, 정규앨범 2, 콜라보 앨범 3장을 차례로 발표했다. 1년 새에 그야말로 엄청난 작업량을 보여준 셈이다. 특히, 그는 전형적인 트랩 사운드와 클라우드 랩 스타일의 프로덕션에 의도적으로 덤다운(Dumb Down)한 어그러진 유머의 가사와 어눌한 톤의 랩으로 나름의 기믹을 만들어왔다. 이는 다작 행보와 뿔테안경과 바가지머리라는 외모가 결합한 (Geek)’, ‘너드(Nerd)’ 감성으로 표현할 수 있다. 그러나 나쁘지 않은 프로덕션에 비해 (의도된 기믹을 충분히 감안하고 듣더라도) 어설픈 랩 퍼포먼스 탓에 음악적 묘미를 온전히 느끼기는 어려웠다. 이 때문에 많은 양의 결과물에도 불구하고 주목도가 떨어졌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전작 이후 5개월 만에 또다시 발표한 새로운 EP [Futuristic Swaver Vs. The World]는 이 같은 시선에 변화를 줄만하다. 타이틀에서 쉽게 유추할 수 있듯이 본작은 만화를 원작으로 한 2010년 영화 [스콧 필그림 Vs. 더 월드, Scott Pilgrim vs. the World]를 모티브로 했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이 데이트하는 여자의 전 남자 친구들(7)과 대결하는 것처럼 퓨쳐리스틱 스웨버는 일곱 트랙을 통해 세상과 맞짱을 뜬다. 평범하면서 우스꽝스럽지만, 어느새 기발하게 멋을 내는 영화 속 주인공을 생각하면 꽤 괜찮은 선택이다. 적절한 테마가 전곡에서 반복적으로 보이는 표현과 주제에서 올 수 있는 지루함을 덜고 그럴듯하게 포장하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Futuristic Swaver Vs. The World]는 퓨처리스틱 스웨버가 기믹을 유지하면서도 여유로워진 랩 퍼포먼스로 어느 정도 약점을 극복한 결과물이다. 앨범 발표 전에 무료로 공개한 바 있는 “Gang” 같은 트랙이 대표적인 예다. 어눌함과 심각함이 뒤섞인 기운의 랩 속에서 피어난 뒤틀린 유머코드의 가사는 이전보다 안정적인 플로우 덕에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한 번 들으면 잊기 어려운 캐치한 후렴, 랩의 무드와 어긋나는 웅장한 트랩 비트가 주는 감흥 역시 괜찮다. 더불어 각각 창모(Changmo)와 던밀스(Don Mills)가 참여해 타이트한 벌스를 선사한 “10K”“I’m Doing Numbers”도 기존 힙합 가사의 문법을 뒤튼 시도가 유쾌한 트랙들이다.

     

    그러나 몇몇 곡에서 간혹 무너지는 플로우와 지나치게 전형화된 가사는 여전히 감상을 저해한다. 특히, “New Level”이나 “Fuck Your Opinion”처럼 피처링을 대동하지 않은 트랙에서 이러한 약점이 두드러진다는 건 치명적이다. 마찬가지로 게스트가 참여하지 않았지만, 상대적으로 무난한 초반 두 트랙을 생각한다면 더 아쉬움이 남는다. 어눌한 진행이 이어지다가도 언제든 놀라운 퍼포먼스가 치고나올 수 있다는 긴장감을 유지하게 된다면, 그것이 아마도 그가 밀고 있는 기믹의 완성형일 것이다.

     

    앨범의 프로덕션도 준수한 편이다. 전형적인 장르 스타일을 따르는 와중에 이를 조금씩 비틀어보려는 시도가 눈에 띄는데, 곡 후반부에서 퓨쳐 베이스의 틀을 차용해 변주를 준 “Fuck Your Opinion”는 대표적인 예다. 다만, 일렉트로닉 하우스 사운드의 구현이 다소 엉성하고 벌스에 비해 지나치게 단순한 재키 와이(Jvcki Wai)의 후렴이 매력을 반감시킨 “Freak Show”는 아쉬움을 남긴다.

     

    결과적으로 [Futuristic Swaver Vs. The World]는 그가 데뷔 때부터 이어온 다작 행보의 전환점이 될만한 앨범이다. 작품들을 통해 구축한 캐릭터에 일정 수준의 완성도 있는 음악과 효과적인 컨셉트가 더해져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갖추게 됐다. 여전히 아쉬움이 남지만, 본작 덕에 다음에는 또 얼마나 발전한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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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무지개씨리얼 (2018-02-28 11:32:09, 182.222.252.**)
      2. 퓨처리스틱 스웨버의 진지한 리뷰는 또 처음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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