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리뷰] 던밀스 - 미래
- rhythmer | 2016-07-20 | 15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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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던밀스(Don Mills)
Album: 미래
Released: 2016-07-08
Rating:
Reviewer: 황두하
비스메이저(VMC) 소속의 랩퍼 던밀스(Don Mills)는 2013년 레이블 컴필레이션 앨범 [RUN VMC]를 통해 존재감을 드러낸 후, 이듬해 빈지노(Beenzino), 지코(Zico) 등과 작업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사이에 발표했던 싱글 “88”은 강렬한 트랩 비트 위에 엄청난 에너지를 내뿜는 랩과 직설적인 가사, 중독적인 후렴이 어우러져 그의 캐릭터와 음악적인 색깔을 대표적으로 보여준 트랙이었다. 그러나 2014년 여름 기대 속에서 발표한 데뷔 앨범 [Young Don]은 지나치게 직설적이어서 감흥이 반감된 가사와 정교함이 부족한 랩 등등, 그의 한계를 드러내는 데 그쳤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려다 오히려 들쑥날쑥해져 버린 프로덕션 또한 앨범의 완성도를 저해했다.이후 발표된 다수의 싱글과 피처링 작업에서도 던밀스는 간혹 중독적인 후렴을 들려준 것 외엔 그다지 큰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그런 그가 2년 만에 발표한 첫 정규 앨범 [미래]는 전작에서 보여줬던 한계를 상당 부분 극복해낸 작품이다. 특히, 타이틀과 동명의 첫 트랙 “미래”는 앨범의 성격을 대표한다. 저스디스(Justhis)의 앨범에서 활약했던 프로듀서 이안 캐쉬(Ian Ka$h)가 주조한 웅장한 트랩 비트 위로 적절히 강약을 조절하며 쉴새 없이 내뱉는 던밀스의 랩은 가장 먼저 귀를 잡아끄는 요소. 거칠게 내달리는 와중에도 플로우 디자인이 정교하게 짜인 인상이어서 전과 달리 안정적으로 느껴진다. 가사는 여전히 단순하고 직설적이지만, 군데군데 살아나는 참신한 표현과 능청스러운 비유 덕에 쾌감이 쏠쏠하다.
“미래”부터 일곱 번째 트랙 “E.D.L.”까지 이어지는 전반부는 쉬어가는 구간 없이 맹렬한 기세를 유지한다. 제이통(JTONG)의 날카로운 후렴과 의도적으로 제이통의 플로우를 따라하는 재치가 인상적인 “쌀”, 싸이프레스 힐(Cypress Hill)의 “Insane In The Brain”이 떠오르는 베이스와 신시사이저가 인상적인 붐뱁 트랙 “드렁큰 던밀스”는 그중에서도 던밀스의 역량이 십분 발휘된 곡들이라고 할 수 있다. “Ye I Need”와 “2.0”에선 각각 참여한 넉살이나 비와이(BewhY)에게 하이라이트를 뺏기기도 하지만, 두 곡 다 던밀스가 펼쳐놓은 주제 안에서 앨범의 주인과 손님이 적절히 어우러진 느낌이다. 더불어 이 구간의 프로덕션 역시 앨범의 주축 프로듀서인 티케이(TK)를 비롯해 이안 캐시, 버기(Buggy), 제스티(Zesty) 등등, 다양한 프로듀서의 트랙들이 교차하지만, 특별히 튀는 부분 없이 일관된 완성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E.D.L.”에서 정점을 찍은 이후, “All Age”에서부터는 묘하게 힘이 빠진다. 전반부와 비슷비슷하지만, 긴장감은 떨어진 트랩 비트는 물론, 다른 곡들에 비해 주제 선정이나 가사의 표현 방식이 진부한 탓에 피로감이 쌓이고, 뒤이어 나오는 한층 다운된 무드의 곡들 역시 별다른 감흥 없이 붕 뜬 느낌만 남는다. 래칫(Ratchet) 사운드를 효과적으로 구현한 “That’s Shit”이 분위기를 약간 환기하지만, 후반부가 힘이 달리는 건 어쩔 수 없다. 더불어 소위 ‘뽕끼’ 가득한 특유의 랩-싱잉 퍼포먼스는 여전히 매력적이지만, “안겨줘”의 후렴처럼 몇몇 지점에선 의도한 바를 잘 살려내지 못해 아쉬움을 남긴다.
결과적으로 [미래]는 전작보다 한 단계 성장한 던밀스의 모습을 엿볼 수 있으며, 즐겁게 들을 수 있는 작품이다. 무엇보다 데뷔 이래 구축한 음악적 노선을 고수하며, 일말의 촌스러움을 걷어내고 발전을 이뤘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그리고 이 같은 음악적 성취가 뒷받침된 덕분에 학창시절을 보낸 캐나다에서부터 지금까지의 여정을 돌아보는 마지막 곡 “Air Canada”가 주는 감동은 남다르다. 좀 더 강렬한 인상의 앨범이 되지 못한 건 아쉽지만, 이제 정규작을 준수한 완성도로 꾸릴 수 있는 능력을 갖췄으니 그가 가정한 “미래”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고 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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