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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리뷰] 리짓군즈 - Camp
    rhythmer | 2016-09-12 | 10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리짓군즈(Legit Goons)
    Album: Camp
    Released: 2016-08-22
    Rating:
    Reviewer: 이진석









    랩퍼, 프로듀서, 비디오 디렉터, 아트 디렉터 등, 11인으로 구성된 크루 리짓군즈(Legit Goons)2013년 야밤그루브의 [야광]과 이듬해 발표한 컴필레이션 앨범 [Change The Mood]로 고유한 색을 드러내며 이목을 끌었다. 이후, 코드쿤스트(Code Kunst), 뱃사공, 블랭타임(Blnk-Time), 제이호(Jayho)가 차례로 솔로 앨범을 내놓았고, 이것이 준수한 완성도로 이어지면서 그들 특유의 한량, 혹은 비주류로서 이미지가 확고히 굳혀졌다. 비록, 코드쿤스트의 앨범들을 제외하곤 묵직한 한 방이 없었고, 영향력 또한 크진 않았지만, 꾸준한 앨범 단위의 활동과 고유한 색채를 바탕으로 불과 몇 년 사이 씬에서 주목할만한 위치를 점했다는 건 분명하다. 그들의 이번 두 번째 컴필레이션 [Camp]는 리짓군즈의 색을 재차 확인할 수 있는 일종의 컨셉트 앨범이다.

     

    크루, 혹은 레이블 단위의 앨범에선 얼마나 각 멤버의 개성을 잘 아우르면서 집단으로서 일체감을 형성해낼 수 있는지가 중요한 포인트다. 이런 점에서 리짓군즈가 지닌 또렷한 특성은 유리한 방향으로 작용한다. [Camp]의 골자는 간단하다. 첫 트랙을 기점으로 캠핑을 떠나는 그들은 여행 중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들을 묘사하며, 언더그라운드 뮤지션의 삶을 은유적으로 덧씌운다. 첫 트랙인 하나둘셋(intro)”으로 길을 떠나며, 여정이 진행되는 동안 여러 중의적인 라인들을 통해 차례로 주제를 내비치는 식이다. 후반부에 위치한 뱃사공의 솔로곡 외롭지만 괜찮아는 특히 이런 구성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트랙이다. 자칫 진부해질 수 있는 설정이지만, 크루 자체의 성격을 드러내는 동시에 이야기를 진행하는 데는 꽤 효과적이다.

     

    작품의 숨은 공신을 꼽자면, 단연 비트 대부분을 주조한 어센틱(Authentic)이다. 대체로 레이드-(Laid-Back)한 분위기를 바탕으로 앨범의 컨셉트를 효과적으로 뒷받침하며, 낭만과 쓸쓸함이 공존하는 작품의 뼈대를 제공한다. 진행상 유사한 무드의 트랙이 반복되는 중에도 흐름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적절한 변모를 통해 완급을 조절하는 지점 역시 인상적이다. 초반부는 다소 흡입력이 약하지만, 중반부를 지나면서 몰입감이 높아지는데, 특히, 도회적인 감성의 신스 활용이 돋보이는 “Greenfish”부터 미니멀한 구성의 “Camp Out”, 몽롱한 신스 사운드를 위주로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이상한 보통사람들”, 어쿠스틱 기타와 관악 셋 만으로 주도하는 저물어가는건지도등이 이어지는 라인이 하이라이트다. 더불어 적절한 타이밍에 등장해 분위기를 환기하는 두 스킷(Skit) 역시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앨범의 아쉬운 점이라면, 완성도의 단단함이 느껴짐에도 세 랩퍼의 조합이 다소 무난하다는 인상 또한 지울 수 없다는 것이다. 블랭타임의 능글맞고 멜로딕한 퍼포먼스와 뱃사공의 탄탄한 플로우, 그리고 제이호의 조곤조곤 내뱉는 플로우는 여전하지만, 곡에 따라 (특히, 제이호의 랩핑은) 감흥의 편차가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랩핑, 가사, 프로덕션이 꽉 맞물려서 강한 인상을 남기는 한 방이 없다는 게 단점이다.

     

    [Camp]는 그동안 보여준 리짓군즈의 결과물들 중에서도 가장 힘을 쭉 빼고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다. 이는 그들의 강점이자 정체성을 대변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물론, 이것이 반복될 경우엔 자칫 결과물이 무난한 수준 이상으로 나아가지 못할 위험을 수반하지만, 아직까진 꽤 유효하게 작용했다고 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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