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리뷰] 정진우 - In My Room
- rhythmer | 2016-10-25 | 7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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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정진우
Album: In My Room
Released: 2016-09-22
Rating:
Reviewer: 강일권
그동안 오디션 프로 출신의 신예 대부분은 이후 음악 커리어에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혹자는 머릿속을 스치는 많은 오디션 출신 스타들의 이름을 대며 무슨 소리냐고 할 지 모르지만,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음악을 소재로 한 예능이나 드라마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걸 제외하고, 오롯이 자신의 음악, 즉, 오디션 이후 본격적인 프로 아티스트로서 검증받는 단계인 앨범 단위의 결과물을 통해 인정받은 이가 과연 몇 명이나 되는지. 이 같은 현실 속에서 ‘K팝스타 시즌5’로 이름을 알린 이후, 데뷔 EP를 들고 첫 발을 내디딘 싱어송라이터 정진우는 주목할만하다.알앤비/소울에 기반을 두고 팝 또한 적절히 끌어안은 그의 음악은 얼핏 평범한 듯하면서도 탄탄한 내실이 돋보인다. ‘90년대부터 2000년대 알앤비 스타일을 수준급으로 아우르는 것도 특기할 지점이다. ‘90년대 알앤비 특유의 신스 사운드와 모던 펑크(Modern Funk)의 레이드-백(Laid-Back)한 그루브가 인상적인 “Bonne Nuit”과 2000년대 트렌드인 피비알앤비(PBR&B)로 시작하여 후렴에서 자연스레 팝 소울로 전환되는 “B Side U”는 이를 체감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곡들이다. 앨범에서 가장 다이내믹한 보컬 어레인지가 돋보이는 “Leftover”도 인상적이다.
더불어 가장 진한 감흥을 선사하는 건 타이틀곡 “광신도”다. 단출한 건반을 배경 삼아 평범한 멜로디로 시작하지만, 이내 브릿지부터 보컬의 톤이 변화함과 동시에 스트링이 치고 들어오며 분위기를 조금 비틀더니 후렴구에서 탁월한 멜로디와 구성이 작렬하며 첫 인상을 반전시킨다. 특히, 수록곡 중 장르적인 색채에서 가장 먼 곡이지만, 구성상 전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으며, 작위적이지 않고 독특한 맛을 주는 그의 작사력이 가장 돋보이는 곡이기도 하다.
물론, [in my room]이 감탄을 자아낼 정도의 작품은 아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오디션 프로 출신 가수들의 한계를 깬 몇 안 되는 결과물이자 괜찮은 알앤비/소울 앨범임은 분명하다. 아직 정규 데뷔 앨범이 아니란 사실이 더욱 고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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