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머
스크랩
  • [국내 리뷰] 빅뱅 - Made
    rhythmer | 2016-12-27 | 17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빅뱅(Big Bang)
    Album: Made
    Released: 2016-12-13
    Rating:Rating:
    Reviewer: 황두하









    국내외적으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그룹 빅뱅(Big Bang)YG 엔터테인먼트 소속답게 데뷔 때부터 힙합, 알앤비 등 블랙뮤직을 표방하며 멤버인 지드래곤(G-Dragon)이 자체적으로 앨범을 프로듀싱한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내세워 왔다. 그러나 초기에는 이것이 설익은 수준이었고, 지나친 레퍼런스 탓에 표절 의혹에 시달리기도 하였다. 블랙뮤직을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려는 욕심에 비해 이를 제대로 구현하는 힘이 부족했던 것인데, 그런 GD의 프로듀싱 능력이 인정받기 시작한 것은 그의 두 번째 솔로 EP[One Of A Kind]부터다. 힙합, 어쿠스틱 팝, 일렉트로닉 등, 여러 장르를 본인만의 색깔로 구현해내고, 유머러스하면서도 스웩 가득한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그려내며 뛰어난 완성도의 앨범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후 빅뱅의 이름으로 발표하는 곡들에도 이러한 GD의 색깔이 적극 반영되어있는데, 8년 만에 발표한 그룹의 세 번째 정규앨범 [MADE] 역시 그 연장선에 있는 앨범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전체적인 구성 면에서부터 다소 당황스럽다. 작년 한 해 동안 발표했던 싱글이 대부분이며, 신곡은 3곡밖에 수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본래는 작년 말에 싱글을 모아 앨범으로 내기로 했던 프로젝트가 1년이 지난 지금에야 공개된 것이다. 그래서 벌스(Verse)와 후렴 사이의 극적인 변주와 성적인 메타포를 한껏 뿌려놓은 가사가 주는 쾌감이 여전히 유효한 “Bae Bae”“Loser” 정도를 제외하면 식상하게 다가온다.

     

    앨범은 정서적으로 크게 뱅뱅뱅 (BANG BANG BANG)” 류의 파티 앤썸, “Loser”와 같은 서정적인 팝 알앤비 트랙, “We Like 2 Party”처럼 밝은 분위기의 트랙들로 나뉜다. 첫 번째 스타일에 속하는 트랙들은 프로덕션적으로도 다채롭고, 후렴에서 이루어지는 변주가 다소 작위적으로 느껴지는 뱅뱅뱅 (BANG BANG BANG)”을 제외하면 그 완성도가 준수하다. 더불어 사랑의 쓸쓸함과 외로움을 노래하는 두 번째 류의 트랙들 중 “Loser”는 단순하지만, 가슴을 파고드는 멜로디 라인과 패배주의에 찌든 가사가 여전히 진한 여운을 남긴다. 반면, “우리 사랑하지 말아요”, “If You” 등은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어 갈수록 지루한 느낌이고, 밝고 자유로운 젊음의 모습을 그리는 맨정신이나 “We Like 2 Party” 등은 외국 보이 밴드들의 음악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팝 록의 전형적인 구성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가사적으로도 앞서 언급한 트랙들을 이외엔 동어반복의 함정에 빠지고 만 인상이다.

     

    흥미로운 건, 3곡의 신곡 역시 이 세 가지 패턴을 이어가는 트랙들이라는 점이다. 후렴에서 퓨쳐베이스의 틀을 차용한 변주로 트렌드를 자연스레 흡수한 힙합 트랙 에라 모르겠다는 감흥이 좋다. 하지만 “Last Dance”“Girlfriend”는 비슷한 스타일의 반 보 뒤처진 답습에 그치고 말았다. 전체적으로 세련되고 깔끔하지만, 앨범을 모두 듣고 난 뒤 귀에 남는 곡이 몇 곡 되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아울러 보컬의 비중이 분산되다 보니 또 다른 핵심 멤버이자 솔로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태양의 존재감이 희미해진 것 역시 아쉬운 지점이다.

     

    이처럼 앨범을 정서적으로 몇 가지 패턴으로 나누고 이를 반복하는 것은 GD가 본인의 솔로 활동을 통해 보여준 것과 유사하다. 이는 그가 테디(Teddy), 초이스 써티세븐(Choice 37) 등과 함께 앨범을 프로듀싱했기에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 문제는 본인의 색깔을 그룹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다소 심심해져 버렸다는 점이다. 더불어 앨범의 신곡 중 이미 나온 지 1년 반이 지난 “Bae Bae”“Loser”를 넘어서는 곡이 없다는 건 더욱 치명적이다. 정규 앨범 발매 전 몇 개의 싱글이 먼저 나오는 건 흔한 경우지만, 빅뱅의 [Made]는 기발매 곡들을 성급히 모은 컴필과 정규작 사이에서 길을 잃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17

    스크랩하기

    • Share this article
    • Twitter Facebook
    • Comments
      1. c.hoontrbl (2017-01-06 12:42:32, 172.10.85.**)
      2. 저도 동의합니다. 1년 반이 지났는데 3곡 추가로 마무리 그리고 그 3곡 조차 전작에 비해 떨어지는... 기대는 많이 했지만 아쉽네요. 개인적으로 "M" 앨범 자체는 정말 좋았습니다.
      1. 랩퍼엔 (2017-01-03 16:28:37, 180.224.166.**)
      2. 멤버 각자 활동이 워낙 많아서 집중적인 작업 자체가 힘들었을 것 같아요. 메인 프로듀서인 GD조차 수많은 이벤트가 끝임없이 이어졌기 때문에... 타이틀곡의 제목이 모든 걸 말해주는 듯... 주도면밀하게 접근해서 정리하기에는 너무 늦어지고 복잡해져서 '에라 모르겠다' 그냥 내자 이런 느낌...
      1. 이건후 (2016-12-29 23:00:21, 113.30.24.**)
      2. 아마 이 음반은 10년 또는 20년 뒤에야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겁니다. 개인적으로 예측했을 때 생각보다 가요사적으로 꽤 큰 의미를 지닌 음반으로 기억될 것 같네요.
      1. 이재호 (2016-12-29 13:33:05, 61.32.22.***)
      2. YG/SM/JYP 등 음악적으로 평가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되네요. 대형기획사의 경우는 그들의 상업음악으로 인해 한국음악계의 영향을 주는 분석 기사는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YG/SM/JYP 기타 등등 그곳에 소속된 가수를 뮤지션의 대상으로 보고 음악적으로 평론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왜냐면 서두에 말했듯이 음악자체의 초점을 두기보다 '매출'의 초점을 두기에 기업적관점으로 봐야하지, 굳이 음악적 수준과 흑인 문화의 이해도가 낮은 소속사와 뮤지션에 대해 음악적 평가의 대상으로 선정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입니다.
      1. detox (2016-12-27 19:14:47, 1.237.58.***)
      2. 최근의 YG는 매너리즘의 연속.. 반면 SM쪽 가수들의 사운드는 매우 신선하게 들림.
    « PREV LIST 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