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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리뷰] 더 콰이엇 - Millionaire Poetry
    rhythmer | 2017-06-01 | 19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더 콰이엇(The Quiett)
    Album: Millionaire Poetry
    Released: 2017-05-18
    Rating:
    Reviewer: 이진석









    어느덧 10년이 훌쩍 넘는 커리어를 구축한 더 콰이엇(The Quiett)은 프로듀서로서 괜찮은 성적표를 얻어온 반면, 랩퍼로선 그렇지 못했다. 특히, 하향세가 도드라지기 시작한 건, 주된 음악 성향이 트랩(Trap)으로 바뀌면서부터다. 쾌감은 거세된 채, 단순하고 직선적으로만 뻗는 과시와 너무 민망할 정도의 한영혼용이 뒤섞인 가사는 큰 맹점이었으며, 트랩을 비롯한 트렌디한 비트에 좀처럼 어우러지지 못하는 랩 퍼포먼스 역시 문제였다. 2015년 작인 [1 Life 2 Live]는 이 같은 그의 상황을 보여준 대표적인 결과물이었다. 이후, 발표한 인스트루멘탈 앨범 [Q Train 2]는 그가 여전히 프로듀서로서는 매력적인 아티스트란 사실을 체감하게 했다.

     

    콰이엇이 다시금 랩퍼로 돌아와 발표한 새 정규작 [Millionaire Poetry]는 여러모로 그의 최근 커리어를 그대로 이어가는 듯한 앨범이다. 이는 객원 라인업에서부터 드러난다. 보컬로 힘을 보탠 제시(Jessi)와 의외의 참여라 볼 수 있는 던밀스(Don Mills)를 제외하면, 모두 일리네어 레코즈(Illinaire Records)와 산하 레이블인 앰비션 뮤직(Ambition Music)의 멤버들이 참여했으며, 프리마 비스타(Prima Vista)와 얌모(Yammo)가 프로덕션을 맡았다.

     

    본작에서 가장 먼저 주목할만한 건 프로덕션 대부분을 담당한 프리마 비스타다. [1 Life 2 Live]에서도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그는 이번 앨범에서 두 곡을 제외한 모든 곡에 참여했는데, 이전과는 사뭇 다른 방향으로 콰이엇을 지원한다. 트랩 프로덕션의 비중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둔탁한 리듬파트가 곡을 이끄는 붐뱁 프로덕션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인트로를 대신하는 “Prime Time”이나 서정적인 건반 루프가 곡을 이끄는 “Light”는 대표적이다. 또한, 아기자기한 진행의 “Beautiful Life ll”, 벅찬 무드를 만드는 “My Last Song”이나 소울 컴퍼니 시절의 결과물이 연상되는 “U Everything” , 이전보다 다채로운 스타일을 배치한 점도 눈에 띈다.

     

    이 같은 프로덕션 위에서 콰이엇은 이전보다 안정적인 랩 퍼포먼스를 펼친다. 물론, 전과 마찬가지로 맹점은 존재하지만, 적어도 전작처럼 랩핑이 극단적으로 무너지는 경우는 찾기 어렵다. 특히, 그의 랩은 “Still Got Luv”“Light”처럼 투박한 드럼라인을 앞세운 곡들에서 제자리를 찾았다는 느낌이 든다. 일리네어 레코즈를 설립한 이후, 주력했던 트랩 장르보다 붐뱁 리듬에서 안정적인 면모를 보인다는 점은 아이러니하기도 하다. 그러나 콰이엇의 경력과 이름값을 고려한다면, 현재처럼 간신히 체면치레를 하는 수준의 랩핑은 치명적인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더불어 “Money Over Bullshit”에서의 기계음을 덧씌운 랩-싱잉은 앨범에서 가장 허술한 퍼포먼스라 할만하다.

     

    무엇보다 나아진 기미가 엿보이지 않은 가사는 더욱 발목을 잡는다. 후반부의 몇 트랙을 제외하면 여전히 자수성가를 위시한 단선적인 내용들로 채워졌으며, 모든 곡에서 적지 않은 빈도로 민망한 표현들이 지나간다. 물론, 예전부터 거듭 밝히지만, 과시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이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반복하는 일차원적인 표현과 라이밍, 그리고 별다른 가치를 찾을 수 없는 라인만이 즐비한 영어 가사와 한영혼용 등이 감흥을 깎아먹는다.

     

    확실히 [Millionaire Poetry]는 전반적으로 [1 Life 2 Live]에서의 약점이 어느 정도 보완된 작품이다. 다만, 프로듀싱에서 한발 뒤로 물러나 랩퍼로서의 역할에 집중한 결과가 소폭의 상승은 있을지언정 아쉬운 건 매한가지다. 그가 제법 오랜 시간 꾸준히 활동을 이어오며, 대체하기 어려운 캐릭터를 구축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앨범 역시 정작 본인의 기량에 발목을 잡힌 최근의 디스코그래피에서 평범한 작품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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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mments
      1. 유댕이훅가 (2017-10-04 16:40:33, 219.255.207.**)
      2. 이앨범이 3점.....??????? 정말 회원가입하게 만드는....
        리뷰 잘봤습니다..! 허나 저와는 다소 다른의견이라 답글을 달게되네요
        더콰이엇은 말씀하신대로 래핑보단 프로듀싱에 집중하는 래퍼입니다 그리고 전작인 1 live 2 live는 프로듀싱도, 랩도 이도저고 아니고 라인업도 뻔한 앨범이었습니다
        허나 이번 앨범은 다릅니다. 표면적으로는 또다시 시작된 자기과시와 머니, 성공이야기에 일리네어 멤버들과 함께한 1 live 2 live 를 이어간 작품일지 모르지만 이번 앨범은 오히려 랩에는 힘을 빼고 프로듀싱에 집중하고 클래식함을 강조한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q train의 연장선에 있는 앨범인것이지요 1 live 2 live에서 첫곡 bently에서 느꼈던 클래식함이 다소 혼잡스러운 구성으로 무뎌졌다면, 이번 앨범은 prime time에서 시작된 진한 클래식의 감동이 전반적으로 이어지며 last song, money on the floor 까지 이어집니다. 또한 all about 에서 느꼈던 강렬한 랩싱잉도 한층 더 고급스럽게 money over bullshit이라는 곡을 만들어냈고 유기적인구성, 힘을뺐지만 오히려 멋스러워진 래핑, 그리고 무엇보다 독보적인 '더콰이엇'이라는 장르를 한층 더 확인시켜준 더콰이엇 앨범중에 q train2와 더불어 가장 수작인 앨범이라고 사료됩니다. 어쩌면 money 이야기들과 피처링진 등의 겉모습이 필자님에게 선입견으로 다가온 것이 아닌지요? 개인적으로는 4.0을 받을 만한,, 최소한 3.5는 되는 앨범이었습니다.. 앨범을 단편적으로 비교하는 것이 어렵지마는 3.5를 주신 비와이의 앨범보다 낮다는것은 동의할 수 없습니다 ㅠ
      1. 할로윈1031 (2017-06-04 16:50:07, 175.202.125.**)
      2. 역시 베테랑 뮤지션이라도 어울리는 옷은 따로 있는거 같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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