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리뷰] 해쉬스완 - Silence of the REM
- rhythmer | 2020-03-02 | 8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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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해쉬스완(Hash Swan)
Album: Silence of the REM
Released: 2020-02-05
Rating:
Reviewer: 이진석
앰비션 뮤직(Ambition Musik)의 창단 멤버 중 하나인 해쉬스완(Hash Swan)은 사실 유명세에 비해 주목도 높은 결과물을 내지 못했다. 레이블 입단 후 처음 솔로로 발매한 [Alexanderite]는 준수한 트랙들로 시작했음에도 중반 이후의 허술한 진행 탓에 긴장감을 이어가지 못했다. 다음에 내놓은 몇 개의 EP 역시 그다지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등장 이래 유니크한 톤으로 쭉 기대를 모았으나 정작 커리어를 대표할만한 결과물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그런 가운데 해쉬스완의 첫 정규작 [Silence of the REM]이 발표됐다. 앨범은 일렉트로닉 팝 성향 프로덕션의 토대 위에서 가볍게 흥얼거리는듯한 랩-싱잉으로 진행된다. 전반적인 무드와 선 얇고 특색 있는 해쉬스완의 톤이 꽤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사랑과 이별의 복잡다단함을 다양한 요소에 덧대어 묘사하는 가사 역시 흥미롭다. 그는 거창한 주제를 꺼내는 대신 담배나 장롱, 마트료시카 인형 등, 일상의 소품에 이야기를 부여하여 감정을 묘사하는 매개로 사용한다. 하나의 소재에서 비롯된 감정을 점차 확장해 풀어나가며 차분히 공감대를 끌어올리는 방식은 제법 효과적이다.
다만, 음악적 기조가 확실한 만큼 단점도 두드러진다. 우선, 관성적인 진행 탓에 후반부로 갈수록 집중도가 떨어진다. 전체적으로 멜로딕한 퍼포먼스가 이어지지만, 흐릿한 멜로디 라인 탓에 귀에 남지 않고 흘러가 버린다. 해쉬스완의 랩과 싱잉이 특별히 기교적으로 뛰어난 편이 아니다 보니, 금세 약점이 드러난다.
프로덕션 역시 마찬가지다. 합작 EP [TOYSTORY]에서 함께했던 프로듀서 토일(TOIL)과 홈즈 크루(Holmes Crew)의 디캐시(Dkash)가 말끔하게 떨어지는 프로덕션으로 힘을 보탰다. 하지만 비슷한 리듬 패턴과 진행이 발목을 잡는다. 개별 곡의 완성도는 나쁘지 않으나, 밴드 사운드를 차용한 “거미줄”정도를 제외하면, 랩과 프로덕션 모두 지나치게 반복되어 빠르게 집중력이 떨어진다. 설(SURL), 미스피츠(msftz) 등, 개성 있는 목소리를 가진 조력자가 참여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를 환기하기엔 부족하다.
해쉬스완은 데뷔 이래 적잖은 활동으로 결과물을 남겨왔고, 그 과정에서 점차 음악적인 색을 찾아가는 듯했다. 다만, 그렇게 해서 도달한 첫 정규작이 [Silence of the REM]라고 생각하면 아쉬움이 앞선다. 전체적으로 모난 곳 없는 완성도로 마감되었으나, 정작 얻을 수 있는 감흥은 크지 않다.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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