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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리뷰] 송민호 - TAKE
    rhythmer | 2020-11-17 | 13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송민호
    Album: TAKE
    Released: 2020-10-31
    Rating:
    Reviewer: 황두하










    송민호는 아이돌 그룹 위너(WINNER)
    의 멤버로 데뷔한 이래 팀 활동과는 별개로 꾸준히 장르 씬에 편입하려는 시도를 해왔다. [쇼미더머니 4]에 출연하고, 에픽하이(Epik High)를 비롯한힙합 뮤지션으로 인식되는 이들의 앨범에 꾸준히 참여해왔다. 2018년에 발표한 첫 솔로 앨범 [XX]도 마찬가지다. 전반적으로 소속사의 색깔이 지배적이었지만, “”, “알람” 같은 곡에서는 번뜩이는 음악적 감각을 보이며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후 약 2년 만에 발표한 새 앨범 [TAKE]의 사운드는 전작과 상당히 다르다. 그가 직접 프로듀싱한 첫 트랙 “Love and a boy”부터 그렇다. 빈티지한 일렉 기타 사운드와 로파이(Lo-Fi)한 질감의 신시사이저로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 이 곡은 깔끔하게 딱 떨어지는 사운드를 추구하는 기존 YG의 결과물들과는 거리가 멀다.

    여기에 수시로 강약을 조절하는 특유의 익살맞은 랩 퍼포먼스와 사랑의 향수에 취한 마음을 표현한 가사, 시원하게 내지르며 감정을 토해내는 후렴구 전부 인상적이다. 마지막 후렴구에서 예상치 못한 변주로 청각적 쾌감을 선사하는 부분은 짜릿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이어지는 타이틀곡도망가에서 이러한 기세는 바로 꺾여 버린다. 발음을 흘리거나 꼬는 과장된 톤의 랩은 감정의 과잉으로 다가오고, 몇 단어를 반복하는 단순한 후렴구는 안이하게 느껴진다. 빈티지한 사운드의 신스로 첫 곡의 무드를 자연스레 이어가지만, 후렴구에서 반전을 주는 YG 특유의 편곡 스타일을 기계적으로 따른 구성 역시 아쉽다.

     

    “도망가”부터 이어지는 중반부의 곡들은 뻔하게 흘러간다. 전체적으로 로파이한 질감을 유지하고, 신시사이저와 독특한 소스를 난입시켜서 재미를 주는 “Ok man”, “Wa”, “어부바같은 곡들도 있지만, 나머지는 장르의 전형을 따르는 평이한 완성도로 마감되었다. 그나마 게스트로 참여한 자이언티(Zion.T), 미노이(meenoi), 디피알 라이브(DPR Live) 등이 인상적인 퍼포먼스로 분위기를 환기해준다. 특히, “Wa”에서의 자이언티가 발군이다. 그는 송민호의 플로우를 받아 본인만의 스타일로 소화하고, 구체적인 묘사의 가사로 순식간에 몰입하게 한다. 앨범에서 가장 인상적인 순간이다.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건 “Click / Han river view”. 차분한 차임벨 소리로 시작해 분위기가 점점 고조되다가, 웅장한 신스를 통해 에너지가 폭발하는 후반부에서 갑자기 침잠된 무드의 두 번째 파트(“Han river view”)로 이어지는 연출이 매우 인상적이다. 첫 파트에서 SNS를 통해서만 집착하던 이성에게 두 번째 파트에서 늦은 밤이 되며 직접 연락을 취하게 되는 상황까지 이어지는 스토리도 흥미롭다. 사운드 디자인과 내러티브가 매우 잘 어우러졌다.

     

    더불어 대형 서점을 자신과 연인 사이의 관계에 빗댄교보문고”, 어쿠스틱 기타 스트로크로 미니멀하게 진행되며 각각 사랑과 삶의 쓸쓸함을 토로하는 “Sunrise, “이유 없는 상실감에 대하여도 흥미롭다.

     

    [TAKE]는 아티스트가 본인만의 색깔을 보여주려는 시도가 엿보이는 작품이다. 송민호는 프로듀싱에도 직접 참여하며, “Love and a boy”, “Click / Han river view” 같은 곡에서 확연한 성과를 보여줬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곡에서 안이한 접근의 프로듀싱 또한 감지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과장된 퍼포먼스가 발목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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