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리뷰] 까데호 - Freebody
- rhythmer | 2020-12-09 | 8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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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까데호(CADEJO)
Album: FREEBODY
Released: 2020-11-18
Rating:
Reviewer: 황두하
한국에서 블랙뮤직 밴드로 활동하는 팀은 드물다. 최초 신중현 사단 이래, 사랑과 평화가 있었고, 오랜 공백 뒤에 아소토 유니온(Asoto Union)이 거론할만한 성과를 냈다. 이후, 아소토 유니온에서 이어진 윈디시티(Windy City)를 위시하여 몇몇 밴드가 짧게 활동했다. 하지만 대부분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그런데 흥미롭게도 최근 들어 블랙뮤직을 표방하는 밴드가 하나둘 등장하고 있다. 작년에 준수한 완성도의 EP [Resistance]를 발표하고, 올해에는 딥플로우(Deepflow)의 [FOUNDER]에 세션으로 참여한 프롬올투휴먼(Fromalltohuman)은 대표적이다. 이들은 유려한 연주로 [FOUNDER]의 페이소스 넘치는 사운드를 만드는 데에 크게 일조했다.
까데호(CADEJO) 역시 주목해야 하는 밴드다. 이들은 얼터너티브 재즈 밴드 세컨드 세션(Second Session)의 기타리스트 이태훈과 윈디시티 출신의 베이스 김재호, 그리고 플링(Fling)과 김오키뻐킹매드니스 출신의 드럼 김다빈으로 이루어진 3인조 밴드다. 김재호와 김다빈은 추다혜차지스의 멤버로도 활동 중이다. 단출한 구성의 밴드지만, 여러 팀을 거치며 쌓인 각 멤버의 음악적 역량이 합쳐져서 내는 시너지 효과가 대단하다.
밴드는 펑크(Funk)를 기반으로 알앤비, 재즈, 힙합, 락, 등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풍성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첫 EP [MIXTAPE](2018)와 작년에 발표한 첫 정규 앨범 [FREESUMMER]는 이들의 음악적 방향성을 보여주는 수작이었다.
[FREEBODY]는 까데호가 약 1년 만에 발표한 두 번째 정규앨범이다. 코로나 탓에 공연이 많이 줄어든 상황을 이용해 만들었다는 앨범은 2CD 구성에, 무려 19곡이 담겨있다. 양은 늘어났고, 내용은 더욱 단단해졌다. 더불어 알앤비, 펑크의 지분이 늘어나면서 블랙뮤직의 향이 짙어졌다. 특히, 기타와 트럼펫, 보컬까지 겸하는 이태훈의 활약이 눈에 띈다.
연주곡들에서 그의 일렉 기타 연주는 마치 노래하는 것처럼 역동적으로 흘러가며 말을 건다. “청록”, “No Service”, “그림일기” 등에서 곡의 풍경이 구체적으로, 그리고 생생히 그려지는 것은 이 덕분이다. 비밥 재즈(Bebop Jazz)의 형식을 차용한 “Fuchsia Swing”의 후반부에서 휘몰아치는 트럼펫 연주 역시 인상적이다.
이태훈이 이처럼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김재호와 김다빈은 제대로 된 판을 깔아주었다. 두 사람은 펑키한 기운이 살아있는 연주로 트랙마다 단단한 뼈대를 세워주었다. 특히, 김다빈은 힙합에 가까운 “A Place In Sun”부터 재즈 트랙 “Fuchsia Swing”까지 완벽에 가깝게 구현하며 각 장르가 가진 고유한 감흥을 살려낸다. 덕분에 트랙들이 한 곡처럼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도 각자 뚜렷한 개성을 갖추었다. 한편, 각 CD마다 한 트랙씩(“Pokhara”, “장국영”) 참여한 재즈 피아니스트 윤석철은 공간감을 만들어내는 특유의 신시사이저 연주로 분위기를 적절하게 환기해준다.
트랙 수가 늘어난 만큼 보컬을 얹은 곡도 늘어났다. 이태훈의 보컬이 기술적으로 뛰어나지는 않다. 하지만 직선적으로 뻗어나가며 감정을 담담하게 뱉어내는 매력이 있다. 타이틀곡 “Love Your Harmony”나 “Hammock” 같은 곡에서는 이러한 장점이 잘 드러난다. 그런가 하면, “Moon Sand”, “떠나”, “귄” 같은 곡에서는 코러스와 가성을 활용하고 단순한 멜로디 라인을 반복해 리듬감을 강조한다. 다만, “모른 척”, “Alfie”처럼 호소력이 필요한 곡에서는 보컬이 다소 심심하게 느껴진다.
[FREEBODY]는 감정선에 따라 2CD로 나누어져 있다. 첫 번째 CD에서는 제목처럼 밝고 청량한 무드의 트랙들 위로 청춘의 자유로움을 노래하고, 두 번째 CD에는 상대적으로 침잠된 분위기에 삶의 후회와 미련, 이별의 아픔 등을 녹여냈다. 상반된 감성 속에서도 묘하게 현실을 벗어난 환상 속에 머물러 있는 듯한 연주가 우리의 몸이 음악 속에서 자유롭게 유영하도록 한다. 보컬, 래퍼 등의 플레이어가 아니라면, 주목받기 어려운 한국 블랙뮤직 씬에서 까데호의 존재는 반갑다. 이처럼 뛰어난 음악적 역량을 갖춘 밴드라는 점에서 더더욱.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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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onaldo0607 (2020-12-20 10:58:23, 1.223.76.***)
- 한국 힙합도 미국 힙합도 요새는 거의 통일된 만큼 시대가 정말 좋아졌죠... 이 작품은 그럭저럭 잘 들은 것 같습니다. 아무리 옛날이 좋아도 요새 기술로는 그것을 재현해내기 어렵죠... 이 앨범 참 감성적이었고... 기억될만한 수작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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