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리뷰] 김심야 - Dog
- rhythmer | 2020-12-24 | 18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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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김심야
Album: Dog
Released: 2020-11-29
Rating:
Reviewer: 이진석
프랭크(FRNK)와의 듀오 XXX(엑스엑스엑스), 그리고 프로듀서 손대현(D. Sanders)과 합작한 프로젝트 앨범 [Moonshine]으로 김심야는 독자적인 영역을 다지는 데 성공했다. 어떤 스타일의 프로덕션이든 치열하게 달라붙는 유연함과 시원시원하게 뻗는 날카로운 발성도 뛰어나지만, 특히 그의 작품을 매력적으로 만든 건 김심야의 캐릭터다. 염세적인 태도로 자조 섞인 이야기를 읊조리지만, 그 기저엔 은근한 자기과시가 깔려 있었고, 한국 힙합과 사회에 풀어내는 열등감과 고뇌는 묘한 쾌감을 자아냈다. 여기에 탄탄하고 화려한 랩 실력이 합쳐져 상당한 감흥을 끌어냈다.김심야의 첫 솔로 정규작, [Dog]에는 흥미로운 제작 비화가 있다. 그는 원래 작업 중이던 정규 앨범이 따로 있었고, 이를 발매하기 전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프로듀서들과 짧은 송캠프에 들어갔다. [Dog]은 그 송캠프에서 단 5일 만에 완성된 결과물이다.
음악 시장과 힙합 씬을 향해 공격성을 한껏 드러내던 전과 달리, 이제는 일부 체념한 듯 심경의 변화가 엿보인다. 날 선 어조와 실력을 과시하는 건 여전하다. 다만, ‘만약 물결을 거슬러 위로 / 간다면 그것은 우리의 노력과는 무관해’ 같은 라인으로 시장 구조를 바꾸는 건 개인의 영역이 아님을 직시한다.
지금까지 한 명의 프로듀서와 팀을 짜서 활동했던 것과 달리, [Dog]에 참여한 이들의 면면은 다양하다. 비스츠 앤 네이티브스(Beasts and Natives)의 인하우스 프로듀서 250과 말립(Maalib)을 비롯해 시모(Simo)와 디제이 소울스케이프(DJ Soulscape)까지, 이들은 세련된 루프와 적극적인 변주로 김심야를 지원한다.
결과물 역시 다채롭다. 특히, 베일 듯 날카로운 기타 사운드가 긴장감을 조성하는 “Uainrealli”나, 마찬가지로 기타를 사용하지만 이번엔 펑키한 루프 운용과 몰아치는 스네어가 리듬감을 살리는 “Looooose Controlla”에서 오는 쾌감이 상당하다. 앨범의 하이라이트라고 할만한 구간이다. 한껏 피치를 올린 보컬 샘플과 서정적인 루프를 내세운 “Walking On Thin Ice”도 흥미로운 트랙이다.
완성도 높은 프로덕션에도 아쉬움을 남기는 건 앨범의 주인공인 김심야의 랩이다. 그의 스킬은 여전히 타이트하다. 박자 사이를 오가며 빗발치듯 랩을 쏟아내고, 치밀한 설계를 통해 변주에 따라붙는 플로우 디자인 역시 뛰어나다. 하지만 랩 자체의 볼륨이 적고, 별다른 의미없이 스쳐가는 라인이 많아 정작 얻을 수 있는 감흥은 크지 않다. 결국, 이야기를 끌어가는 주체로서 충분히 힘을 발휘하지 못한 느낌이다.
무엇보다 몰입감을 해치는 건 가사다. 대부분 곡의 절반 가량, 때론 그 이상을 차지하는 영어 가사가 감흥을 저해한다. 이를테면, ‘Looking for reasons / Just to go kill em / Let’s make this season’ 같은 식이다. 특유의 운율감을 위한 선택일 수 있지만, 별 의미 없이 휘발되는 라인이 많고, 퍼포먼스의 밀도가 떨어진다. ‘다 비운 마음으로 계속 / 얻다가 잃다가 / 무엇에도 과한 애정을 빼고’ 처럼 같은 곡에서만 보더라도 한국어 가사엔 몇몇 번뜩이는 라인들이 지나가는 만큼, 이는 더욱 아깝게 느껴진다.
일부 고질적인 문제가 드러났지만, [Dog]은 여러 프로듀서가 제공한 최상급 프로덕션과 타이트하고 수준 높은 스킬을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특히, 그동안 김심야의 행보를 꾸준히 따라온 이들이라면, 그가 느낀 심경의 변화를 더욱 입체적으로 체감할 수 있을 듯하다. 사회복무요원으로 한동안 자리를 비우기 전, 그는 이번 앨범을 통해 커리어의 1막을 순조롭게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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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행동과말정확히비대칭 (2020-12-25 19:27:19, 220.88.198.***)
- 전 조금 구조적으로 장난쳐놓은게 몇개 보여서 재미있게 들었던거 같아요
보이는 대로 받아들이지 말라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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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onaldo0607 (2020-12-25 07:07:09, 1.223.76.***)
- 아 그리고 프리모 몰락했지만 너무 프리모꺼 베끼지 말았으면 좋겠네요. 다 프리모고 다 누자베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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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onaldo0607 (2020-12-25 07:04:51, 1.223.76.***)
- dog... 5일 만의 급조된 티를 벗어날 수 없네요... 요새 프리모 컷앤페이스트와 영어 라임이 기본이어도 영어 남발하는 한국 앨범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의 비트와 조화 그러니까 프로덕션이 아쉽네요.. 오랜만의 소울스케이프도 보는데 그래도 소울스케이프의 그거는 들을만 했네요. 같이 프로젝트를 기획해보면 어떨지... 상상해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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