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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리뷰] 키츠요지 - #OLLAGAZA
    rhythmer | 2021-07-12 | 29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키츠요지(kitsyojii)
    Album: #OLLAGAZA
    Released: 2021-06-24
    Rating:
    Reviewer: 황두하









    ‘돈’은 힙합의 단골 소재다.
    래퍼들은 가사를 통해 물질에 대한 욕망을 노골적으로 전시한다. 미국힙합에서는 이러한 흑인들의 욕망이 개인의 성공으로 받아들여지는데 그치지 않고, 인종적 한계를 극복한 사례로써의 맥락을 지닌다. 제이 콜(J.Cole)이 릴 펌(Lil Pump)를 비롯한 신예 래퍼들에게 충고하는 곡 “1985”에서 ‘But I love to see a Black man get paid, 그래도 난 흑인이 돈을 버는 걸 보는 게 좋아.’라고 뱉은 것도 이상의 맥락에서 기인한다.

     

    그러나 한국 사회의 평범한 구성원들 사이에서 이 같은 맥락을 찾긴 어렵다. 그래서 래퍼들이 이야기하는 성공은 대부분 개인의 이야기에서 그친다. 장르 팬이 아니라면, 이들의 성공 스토리에 자연스레 감화되기 쉽지 않은 이유 중 하나다. 특히 클리셰만을 따른 공허한 자기과시성 가사가 주는 감흥이 덜한 것도 이 탓이다

     

    흥미롭게도 일부 래퍼들의 음악에선 이러한 한계를 피해가는 시도가 엿보였다. 구체적인 배경 설정 덕에 개인적인 맥락이 강화되거나, 독특한 표현과 캐릭터 덕에 듣는 재미가 더해졌다. LBNC 소속의 래퍼 키츠요지(kitsyojii)의 결과물이 그랬다.  

     

    2020년에 발표했던 첫 정규앨범 [돈이 다가 아니란 새끼들은 전부 사기꾼이야]에서 그는 양아치 감성을 더한 단어 선택으로 물질적 성공을 향한 열망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퍼포먼스가 다소 아쉬웠지만, 키츠요지가 지향하는 바를 보여주는 데에는 성공했다.

     

    이번에 발표한 EP [#OLLAGAZA]의 요지도 비슷하다. “1번 트랙부터 “#OLLAGAZA”까지 이어지는 전반부는 성공에 대한 욕망으로 가득 채웠다. 흥미로운 건, 한국 사회에서만 통용될만한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녹였다는 점이다. “김성모”, “주적”, “왕초 도사”, “#OLLAGAZA” 등은 대표적이다.

     

    특히, (Meme)으로 유명한 만화의 한 대사를 적절히 차용한김성모와 최근 한국 사회에 불어닥친 주식 열풍에서 나온 유행어올라가자를 활용한 “#OLLAGAZA”는 인상적이다. 두 트랙 모두 유행어와 밈, 그리고 은어 등을 적극적으로 가사에 녹여 키츠요지의 B급 감성을 극대화했다.

     

    가오가이(Kaogaii)와 겪은 시트콤 같은 일상을 랩으로 유쾌하게 승화시킨화장실 Freestyle”을 지나면, 성공을 향한 질주의 속도를 살짝 늦춘다. 대신 잊고 있던 가족과 삶을 돌아본다. 서사의 흐름은 나쁘지 않다. 하지만 표현 방식이 전반부보다 진부해서 집중력이 떨어진다. 그중에서도집 밥은 아쉽다. 힙합 가사에서 성공의 당위로엄마의 존재를 소환하는 클리셰를 벗어나지 못했다. ‘가족 얘기를 하면 감성팔이 한다고 개소리 oh oh / 죄다 엄마의 보살핌 없이들 살던 척해같은 가사도 전형성을 벗어나려는 시도 자체에서 더 나아가지 못했다.

     

    본작에서 가장 인상적인 건 키츠요지의 퍼포먼스다.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타이트하게 몰아치는 싱잉랩 퍼포먼스로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준다. 찌를 듯이 날카로운 톤은김성모처럼 빠르게 내달리는 곡에서도 가사를 명확하게 전달한다. “발기에서는 하이톤의 싱잉랩과 낮은 톤의 랩 사이에서 오는 낙차를 효과적으로 활용한다. 게스트로 참여한 스카이민혁, 가오가이, 차붐의 퍼포먼스도 발군이다. 다만, “왕초 도사에 참여한 던밀스(Don Mills)는 다소 늘어지는 플로우와 무난한 표현의 가사로 집중력을 흐린다.

     

    사실 [#OLLAGAZA]는 키츠요지가 그간 보여준 것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완성도는 달라졌다. 그는 기존의 색깔을 유지한 채 모든 면에서 한층 발전된 모습을 보여준다. 커리어 초기부터 호흡을 맞춘 프로듀서 아이코스(iCOS)가 전곡을 책임진 프로덕션도 전보다 탄탄하다. 그는 신시사이저 운용을 통해 전반적으로 유쾌함과 비장함이 뒤섞인 무드의 트랩 비트로 키츠요지가 깔아놓은 세계를 잘 뒷받침해준다. [#OLLAGAZA]는 앞으로 그가 발표할 트릴로지 시리즈 EP의 첫 번째 작품이다. 우선 첫 단추는 안정적으로 끼운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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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eungchul (2021-07-21 12:00:23, 218.153.126.***)
      2.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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