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리뷰] 하트코어 - Heartcore
- rhythmer | 2021-08-20 | 51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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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하트코어(HEARTCORE)
Album: HEARTCORE
Released: 2021-08-01
Rating:
Reviewer: 김효진
인간은 옷을 만들어 입는 유일한 동물이다. 그러므로 옷을 입는 행위는 인간 고유의 특징일지도 모른다. ‘나’를 추구하는 인간은 타인과 구분되기 위한 용도로 패션을 활용하기도 한다. 그래서 새로움과 디테일을 모색한다. 이는 개성으로 작용하며 ‘내’가 어떤 사람인지 단번에 보여줄 수 있는 도구가 된다.래퍼 스월비(Swervy)와 레디(Reddy), 프로듀서 수이(SUI), 요시(Yoshi)로 구성된 프로젝트 그룹 하트코어(HEARTCORE)의 첫 앨범 [HEARTCORE]는 패션을 대주제로 삼는다. 구체적으로는 패션쇼를 연상하게 한다. 특정 브랜드의 패션쇼는 그 브랜드의 정체성을 감각으로 익히게 한다. 대표 컬러나 특징적인 디자인, 오브제 배치로 시각을 강렬하게 자극해 브랜드를 각인한다.
본작 또한 패션쇼의 직관적인 형식을 닮았다. 감각을 자극해 그룹의 정체성을 아로새긴다. 하트코어가 자극하는 감각은 청각이다. 그래서 서사로부터 자유롭고, 디테일에 강하며, 무엇보다 새롭다. 하트코어만의 사운드를 축조한다. EDM을 기반으로 둔탁한 사운드를 쌓고 쪼개며 깨트린다.
앞서 ‘서사로부터 자유롭’다는 말이 허술한 구성을 뜻하는 게 아니다. 하나의 스토리를 명확하게 전달했던 [500000]과 [Undercover Angel]보다 비교적 뚜렷한 서사를 찾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이는 약점이 아니다. ‘자유’와 ‘패션’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하게 하기 때문이다. 밀도 있고 디테일한 사운드 구성으로 완성도 높은 작품을 구축했다.
그만큼 프로덕션에 압도적인 힘이 있다. 강한 베이스를 기반으로 실험적인 시도를 쌓았다. ‘패션’이라는 키워드에 맞게 패션쇼 런웨이를 마음 속에 재생하게 만든다. 청취만으로도 컬렉션 쇼를 보는 듯하다. 쇼장의 공간감을 자아내며 모델의 런웨이를 떠올리게 하는 “60BPM”이 대표적이다.
세부적인 사운드 구성도 인상적이다. 프로듀서 두 명의 존재감이 뚜렷하다. 랩 퍼포먼스가 비트 위에 올라서는 방식이 아니라 사운드의 요소처럼 배치됐다. 일례로 “Yuppie”에서 비트와 랩이 맞물려 사운드에 녹아 들어가는 구성은 특기할만하다. 인트로와 아웃트로인 “HEARTCORE”와 “Flight 801”에서 가사가 아닌 사운드에 집중하게 만들며 그룹 내 프로듀서의 존재감과 역할을 도드라지게 한 것까지 프로젝트 그룹의 색을 명확히 한다.
중추가 되는 트랙은 “Spike Lee”다. EDM에 기반을 두고 쌓은 속도감 있는 비트에 날카로운 소스 배치가 새로운 감흥을 선사한다. 레디와 스월비의 유려한 랩 퍼포먼스, 중독성 강한 후렴구까지 모자람 없다.
‘옷을 입는 행위’를 중심으로 쓰여진 가사도 빼놓을 수 없는 몰입 요소다. 자신감, 정체성, 가치관 등을 설명하기 위해 ‘옷’. ‘신발’, ‘컬러’ 등을 활용해 표상한다. 특히 “S.N.S”에서는 스타일링(Styling)을 스턴팅(Stunting)에 비유해 무모한 스타일링 시도가 독자적인 개성이 될 수 있음을 탁월하게 풀어냈다.
이는 하트코어의 음악과 닮아 있다. 모험적인 시도는 누군가에게 불호로 다가갈 수 있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낯선 쾌감을 선사한다. [HEARTCORE]의 세차고 디테일한 사운드는 그들이 어떤 그룹인지를 단번에, 그리고 뚜렷하게 아로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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