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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리뷰] 창모 - Underground Rockstar
    rhythmer | 2021-11-22 | 134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창모(Changmo)
    Album: Underground Rockstar
    Released: 2021-11-11
    Rating:
    Reviewer: 남성훈









    "METEOR"
    가 수록된 창모(Changmo)의 [Boyhood]는 상업적으로나 비평적으로 큰 호응을 얻은 근래 몇 되지않는 한국 힙합 앨범이었다. 탄탄한 프로덕션과 신선한 표현력, 그리고 매력적인 퍼포먼스를 통해 고유한 자기 서사를 완성한 동시에 보편적인 청년의 성장사도 잘 그려냈다.

     

    마치 뮤지컬을 보는 듯한 구성으로 극적인 효과를 꾀했던 [Boyhood]와 마찬가지로 [Underground Rockstar]도 드라마틱함이 무기다. 다만, 그 방식은 다르다. [Underground Rockstar]는 전작의 마지막 트랙 "S T A R T"에서 드디어 스타가 된 자신에게 축배를 들었던 창모의 2년 후 현재에 오롯이 집중한다. 그가 앨범 타이틀에 걸맞은 위치에 오른 사실이 지난 2년의 서사를 채웠기 때문에, 지금의 삶 어딘가에서 바로 시작하는 전개는 급작스럽지만 그만큼 몰입감을 준다.

     

    무엇보다 가사의 성취가 예사롭지 않다. 자칫 뻔한 자기과시의 함정에 빠질 수도 있었지만, 극단적이라 할 정도의 과잉이 디테일한 표현력 아래 촌스럽지 않게 풀어졌다. 상류층의 삶을 상징하는 다양하고 구체적인 오브제들을 풀어내는 쌍스러운 어투는 비장함 뒤에 위태로움을 덧붙여 심리적 압박감을 더한다. 또한 부와 성공을 과시한 라인들이 위험한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는 장치로 자연스레 전환되는 부분도 놀랍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불균형과 복잡성은 존경과 두려움을 함께 내포하며 그를 가치 판단 영역이 아닌 일종의 경외 대상으로 빚어낸다. “Come Back Home”의 핵심라인인난 내 삶의 끝을 본 적이 있어, 내 가슴 속은 답답해졌어를 샘플링해 가사 전반에 강력한 긴장감을 보탠태지는 가장 핵심적인 트랙이다.

     

    유치하게 들리기 쉬운 단어들의 나열에도 불구하고 “Beretta”에서 “Little Brothers”까지 삶의 페이소스를 불러내는 구간이 강한 정서적 호소력을 지니게 된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앨범의 초반부에서 화려한 삶 이면의 여백을 확실히 내어주며 쌓은 캐릭터의 힘이기도 하다. 창모가 대중적으로 어필했던 중독적 멜로디 덕분에 마치 “METEOR”의 후속작처럼 들리기도 하는 “Hyperstar” 이후 이어지는 긍정적인 바이브도 애잔하고 쓸쓸한 가사로 깊이를 더한다.

     

    [Boyhood]에서 꿈의 성취를 “Hotel Walkerhill”로 표현한 그는 이제 “Hotel Room”의 일상으로 성공에 대해 답하고, [고등래퍼4]의 경연곡 “Supernova”를 재해석해 실은 동명의 트랙으로 꽤 그럴듯하게 앨범을 마무리한다.

     

    창모의 완급조절 뛰어난 퍼포먼스와 다채로운 프로덕션도 감상의 백미다. 몰아치듯 랩을 뱉는 구간과 감미롭게 멜로디를 읊는 싱잉랩 구간에서도 좀체 흐트러짐이 없다. 이미 높은 랩 실력을 지니고 있었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세심한 감정선 연출에 물이 올랐다. 프로듀서로서의 역량도 수준급이다. 시작부터 현악 편곡으로 대곡의 스케일을 구사하고, 강렬한 사운드 소스가 엉키고 충돌하며 웅장한 무드를 조성한 트랙들이 다수 포진했다.

     

    앨범 전체의 주제 의식을 지원하며 감흥을 끌어올리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중반 이후 점차 건반 멜로디가 주도한 어쿠스틱 편곡으로 전환되지만, 잘 짜인 과잉의 잔향을 남긴다. 영향을 강하게 받은 레퍼런스가 떠오르는 구간도 존재하나 독창적인 접근보다는 장르적 완성미에 방점이 찍혀 크게 거슬리지는 않는다.

     

    창모는 “METEOR”의 흥행으로 전례 없는 스타성을 획득한 자신을 [Underground Rockstar]라는 걸출한 앨범을 통해 완전히 다른 영역으로 보내 버리는 데 성공했다. 유수의 힙합 베테랑들이 중량감을 더한 것은 결국 결정적인 앨범 한 장이었다. 다만, 이 앨범의 방식은 그간 한국 힙합에서 보여줬던 것과는 아주 다르다.

     

    창모는 누구보다 현실적이고 직설적인 화법, 독보적이고 야심만만한 태도로 자신을 비현실적인 경외의 대상으로 격상시켰다. 그는 대중이 소위 불안정한 락스타에 왜 열광하는지를 너무나도 잘 아는 듯하고, 이를 힙합 장르 문법 안에서 잘 구현했다. 그야말로 장르 씬의 스타가 대중에게 선사할 수 있는 최상급 엔터테인먼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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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mments
      1. araww (2022-03-21 01:22:24, 119.71.54.***)
      2. 전 가사도 너무 좋았는데.. 점점 더 완전체에 가까워지는듯 한 앨범이었습니다.
      1. 포이아 (2022-02-10 16:21:59, 118.37.255.***)
      2. 가사는 잘 모르겠고 사운드는 너무 좋았음
      1. ripxxxtentacion (2022-01-04 15:20:47, 39.115.95.**)
      2. 갠적으로 boyhood보다도 더 좋게 들었습니다
      1. 브라운아이즈 (2021-12-25 23:12:55, 116.124.125.***)
      2. 들으면서 한국 힙합에서 보기 힘든 훌륭한 사운드를 느꼈습니다
        하지만 창모의 고질적인 특성 상 가사 전달력과
        저번 앨범에서부터 사운드 이외의 점은 큰 발전이 없고
        4점을 줄 정도의 앨범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3.5/5.0
      1. 방야방야방야 (2021-11-23 15:29:30, 211.106.25.***)
      2. 잘 읽고갑니다. 저도 전반적으로 리뷰에 공감이 가는쪽이라서 좋게 들었습니다.
        * 최신 앨범 리뷰를 빨리 올려주시니까 너무 좋네요. 앞으로도 좀 부탁드립니다..
      1. 영스타 (2021-11-22 21:55:06, 122.202.229.**)
      2. 글이 창모에게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상류층의 삶 혹은 락스타를 향해 거침없이 나아가는것, 자신감과 동시에 불안정한 정서를 오롯히 드러내며 그 모든 진솔함?으로 오히려 자신을 특별한 존재로 인식되게 하였다는 분석이 인상적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잔잔한 곡들에서는 오토튠보다 쌩톤이 더 좋지 않았겠나 생각해보고 녹음의 문제인지 하이햇같은 높은 사운드들이 많아 반복 청취시 다소 피로할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태지는 서태지의 하여가에서 느꼈던 감흥이 또 하이퍼스타는 가사도 그렇고 듀스같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1. Smokepurpp (2021-11-22 10:36:19, 223.38.10.***)
      2. 리드머 리뷰 이렇게 빨리 올라온 건 오랜만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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