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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리뷰] 씨잼 - 걘
    rhythmer | 2022-03-22 | 246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씨잼(C Jamm)
    Album: 
    Released: 2022-03-03
    Rating:
    Reviewer: 황두하









    [
    ](2019)은 씨잼(C Jamm)의 커리어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는 작품이다. 그는 쏘아붙이듯이 내달리는 타이트한 랩으로 주목받았으나 []에서 스타일을 완전히 바꿨다. 한국어의 특징을 살려 연음을 활용하고 발음을 뭉개는 방식으로 노래하듯 플로우를 이어 나갔다. 싱잉 랩은 흔하지만, 그의 랩은 독창적이었다.

     

    이모 랩(Emo Rap)을 바탕으로 록, 일렉트로닉, 댄스 팝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른 프로덕션도 인상적이었다. 전곡을 책임진 제이 키드먼(Jay Kidman)은 경계를 명확히 하듯 찍어누르는 드럼으로 힙합 본연의 맛 또한 놓치지 않았다.

     

    이후, 꽤 많은 아티스트가 씨잼의 스타일을 따라잡으려는 게 엿보였다. 그러나 []의 음악적 성취를 뛰어넘거나 비슷한 감흥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했다. 장르 팬이라면 누구나 아는 씨잼의 개인사가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동시에 음악의 완성도 차이도 컸다. 씨잼은 씬의 중심에 있는 래퍼이지만, []의 존재가 주류와는 묘하게 동떨어져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3년 만에 발표한 EP []은 전작과 비슷한 듯 다르다. 특유의 개성 강한 싱잉 랩 퍼포먼스는 전보다 더 인상적이다. 특히의 후반부(‘걍 이렇게 돼브렀다리’)처럼 독특한 어미를 사용하거나ㅅㅅㄲㄲ의 후렴구처럼 말을 축약해서 플로우를 이어가는 솜씨가 무르익었다. 의식적으로 이러한 요소를 활용한 것이 아니라, 평소 말투를 그대로 가사와 플로우에 옮긴 듯하다. 되는 대로 내뱉는 것 같지만, 랩의 기술적 쾌감이 자연스레 흡수되어 진한 감흥을 준다.

     

    []에서 씨잼은 마약 사건 이후 세상과 부정교합을 겪는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전시했다. 반면, 이번에는 더 호전적인 태도로 다른 래퍼들과 본인을 구분 짓는다. 피처링이 없는 구성과도 맞닿아 있는 지점이다. 그가 좇는 건 의리 같은 가치가 아닌 섹스, 명품 등의 쾌락과 물질이다. 종교적인 신념과 쾌락적 욕구가 충돌되어 양가적인 감정을 안기는 것도 여전하다.

     

    더불어 럽스타그램 네이버 탑 연예 뉴스 / 락스타 라이프 스타일 그렇지 대충’(“”)처럼 구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묘사하는 부분도 눈에 띈다. 그런가 하면, 공격적인 태도는어떤을 기점으로 급작스럽게 반전된다. ‘유치한 말들이 막 떠올라 / 우상이 될까 봐 어려워같은 가사에서 유명세와 우상화에 대한 두려운 마음이 내비친다.

     

    감정의 낙차가 유독 큰 편인데, 전작의 감정선과 이어지면서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첫 트랙걍 이렇게 돼브렀다리에서 마지막 트랙왜 이렇게난 된 건가 왜 이렇게로 마무리짓는 결말은 어느덧 데뷔 9년 차가 된 씨잼의 과거와 현재가 교차되며 긴 여운을 남긴다.

     

    이번에도 전곡의 프로듀싱을 맡은 제이 키드먼의 실력은 경지에 올랐다. 이모 랩의 영향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대신 사이키델릭, 인더스트리얼, 일렉트로닉, 트랩이 혼재됐다. 초반부에 위치한”, “처치”, “등의 곡에서는 여러 질감의 신시사이저가 중첩적으로 활용됐으며, 독특한 소스가 난입되어 위협적이고 몽환적인 무드가 연출됐다.

    한편, “빡세는 드레이크(Drake) “God’s Plan”, “어떤 [808s & Heartbreak] 시절 칸예 웨스트(Kanye West)의 음악이 떠오르기도 한다. 하지만 과한 레퍼런스로 다가오진 않는다. 본인만의 스타일로 잘 소화했다.

     

    무엇보다 []에서 철저히 씨잼의 랩을 받쳐주는 조력자였다면, 이번엔 프로듀서로서의 존재감이 도드라진다. “처치ㅅㅅㄲㄲ의 후반부는 대표적이다. 우선 처치를 보자. 후반부에서 새로운 신시사이저가 난입해 긴장감이 커지다가 일시에 소강된 후 비트가 다시 시작된다.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탄성을 자아낸다. "ㅅㅅㄲㄲ"에서는 짧게 내뱉는 씨잼의 랩이 하나의 소스처럼 활용되어 비트와 자연스레 맞물린다. []은 분명 씨잼의 작품이지만, 제이 키드먼과의 합작 앨범처럼 느껴진다.

     

    [] 이후에 많은 아티스트가 이모 랩에 방점을 찍은 상황에서 []은 또 다른 방향으로 나아갔다. 퍼포먼스와 가사 측면에서는 기존의 스타일을 유지하며 발전했고, 프로덕션 면에서는 새로운 사운드로 영역이 확장됐다. 바탕은 조금 달라졌지만, 씨잼은 씨잼이다. 한국에서 게스트 없이 홀로 앨범을 이끌면서 이만큼 다채로운 감흥을 끌어내는 래퍼는 흔치 않다.

     

    []으로 본인만의 영역을 공고히 했던 그는 []을 통해 또 한 단계 체급을 올렸다. 누구보다 자신의 위치를 정확하게 인식하는 듯하지만, 억지로 이를 증명하려 애쓰지 않는다. 타인의 인정 또한 거부한다. 이제는 다른 래퍼들이 쉽사리 닿을 수 없는 수준에 올랐다는 걸 단지 음악으로 보여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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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수린무관탈출기원 (2022-12-31 00:30:28, 121.124.179.**)
      2. 올해 마지막 날인 오늘까지도 기다렸지만 결국 올해 나온 앨범 중 걘을 넘는 앨범은 존재하지 않았던 거 같습니다.
      1. 힙합꼰대 (2022-10-11 18:45:36, 49.169.47.**)
      2. 드럽게 잘하네 ㅋㅋㅋ 비트도 ㄹㅇ ㅈ된다
      1. araww (2022-03-24 21:22:46, 119.71.54.***)
      2. 어후 랩을 어떻게 이렇게 하지
      1. 이승수 (2022-03-24 10:46:04, 114.30.128.***)
      2. 씨잼은 신이야.
      1. Enomis (2022-03-24 00:03:51, 120.50.80.***)
      2. 청각적 쾌감, 정서적 울림, 혁신성을 뛰어난 수준으로 갖춘 작품. 단연 AOTY.
      1. ripxxxtentacion (2022-03-23 18:50:07, 39.115.95.**)
      2. 걘도 킁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평가가 더욱 올라갈겁니다. 그나저나 프더비2는 리뷰 안하시나요?
      1. 김진명 (2022-03-23 14:44:30, 1.229.235.**)
      2. 리뷰 잘봤습니다. 재호는 리뷰 안하시나
      1. seungchul (2022-03-23 02:05:22, 121.166.127.***)
      2. 리뷰 감사합니다. 또 어떤 아티스트가 수준에 올라서 귀를 즐겁게 할지 기대되네요.


        비프리 free the beast2는 리뷰안해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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