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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리뷰] 신세하 - I Just Can't Control My Feet!
    rhythmer | 2022-09-28 | 17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신세하(Xin Seha)
    Album: I Just Can't Control My Feet!
    Released: 2022-08-29
    Rating:
    Reviewer: 장준영









    많은 사람이 신세하를 말할 땐 스타일이란 단어를 자주 사용한다. [24Town](2015)부터 [1000](2019)까지 묘하게 귀를 자극하는 비음 가득한 보컬에 마치 인장이라도 있는 것처럼 개성 넘치는 프로덕션을 일관되게 들려준다. 센스 넘치는 패션도 한몫하면서 스타일리시한 아티스트로 언급된다. 

     

    음악의 중심엔 일렉트로닉이 있다. 올드스쿨 하우스와 테크노를 품고 80년대 사운드를 재현하면서도 신시사이저와 여러 소리가 활용되어 팝과 알앤비의 특징이 녹아들었다. 이번 [I Just Can't Control My Feet!]도 얼핏 보면 기존과 유사한 듯하다. 그러나 펑크(Funk)를 뼈대로 삼아 확연히 달라진 결과물이 되었다.

     

    선공개했던 "사이"가 대표적이다. 곡의 진행은 평소 그가 시도했던 신스팝과 크게 차이가 없는 듯하지만, 펑키한 기타 리프와 사이마다 틈입하는 현악 소스가 상당한 재미를 자아낸다. 이어지는 "FUN!" "I Just Can't Control My Feet!"도 그렇다. 팝 구성과 톡톡 튀는 사운드가 만나 흥이 고조된다.

     

    이름부터 펑크를 건 "내게로 와서 Funky"에선 댄서블한 베이스라인과 드럼 비트가 밝은 무드를 주무른다. 프로덕션에서의 일관성이 첫 곡부터 마지막까지 이어지기에 통일성도 쉽게 느낄 수 있다. 후반부의 변주도 영리하다. 마치 프린스(Prince)가 연상될 정도로 끈적한 일렉트로 펑크(Electro Funk)가 도드라진다.

     

    장르에서 기대할 수 있는 강하고 두터운 신스와 그루브를 주조하는 베이스, 808 베이스 특유의 둔탁한 비트, 잘게 쪼개어 리듬을 살리는 기타 연주를 적절히 무대로 등장시켜 플로어를 달군다. 특히 "어때"에선 수민의 풍부한 코러스와 재치 넘치는 소스가 짜릿한 감흥을 더한다.

     

    [I Just Can't Control My Feet!]에서 무엇보다 탁월한 순간은 보컬 운용으로 완성된다. 그는 데뷔 이래로 꾸준히 저음을 내세웠다. 독특한 음색과 음역이 여느 아티스트와의 구별 점이 되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이기도 했다. 날 것 그대로의 목소리에 단조롭고 밋밋한 멜로디가 자주 곡의 그루브를 죽이곤 했다.

     

    하지만 신작에선 다르다. 다양한 음역을 통해 보컬 활용을 높였다. 비슷한 음만 반복하던 멜로디도 한층 캐치해진 덕에 러닝타임 내내 매력 넘치게 들린다. 종종 정제하지 않고 내뱉은 듯한 소리도, 전후로 여러 악기와 소스가 등장하여 가창을 보완한다. 자연스레 보컬에서의 감흥이 한층 높아졌다.

     

    아무리 독보적인 스타일과 개성에도 상응하는 결과가 따라주지 않는다면, 해당 아티스트에게 매료되고 설복되긴 어렵다. 그래서 신세하라는 이름에 반응할 수밖에 없다. '어때 이 음악이면? 같이 있자 내일도'라며 유혹하는 가사에 묻어난 자신감처럼, 커리어에서 가장 즐거운 20분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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