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리뷰] 신스 - High Risk High Return
- rhythmer | 2022-11-02 | 16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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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신스(SINCE)
Album: High Risk High Return
Released: 2022-08-17
Rating:
Reviewer: 장준영
신스(SINCE)의 첫 앨범 [Since 16'](2021)의 키워드는 결핍과 갈망이었다. 래퍼로서 성공을 이루고자 하는 바람과 그로부터 비롯한 불안감, 분노, 그리고 집념이 진솔하고도 진하게 드러났다. 그리고 1년 만에 상황을 극적으로 뒤집었다. 수많은 국내 래퍼가 그랬듯이 [쇼미더머니]에 출연한 점이 주효했다.이름을 알리고자 했던 래퍼는 어느새 유명세를 치르고 있고, 알바를 하며 제한된 공간에서 근근이 이뤄졌던 활동은 전국의 여러 공연장으로 확장되었다. 무명 생활을 버티며 얻어낸 나름의 성공이기에 현실에 취할 법도 하지만, 그의 태도는 오히려 정반대다. 현재에 안주하기보단, 당장의 결실에 흔들리지 않고 다음을 향해 나아가고자 한다.
'갑자기 커버린 내 덩치'에 '바라보고 있는 시야와 비전'을 키워내어 래퍼로서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고자 하며("이기기위해"), 게을리 살지 않고 '벌어들인 만큼 내게 그대로 투자'하여 만족 대신 자신을 채찍질한다. 무명 시절에 보고 느꼈던 점을 회상하며 초심을 잃지 않고 새로운 성공을 이룩하기 위해 정진하는 면도 드러낸다("나침반").
성공을 추구하는 태도에선 표면적으로 전작과 큰 차이가 없는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같은 갈망도 불확실성 속에 내놓은 감정과 성공, 확신 사이에 내놓은 입장은 퍽 차이가 있다. 묵직한 베이스라인과 브라스 소스가 공간을 문지르는 듯한 "Seat Belt"가 대표적이다. 변화한 인지도에 맞게 달라진 삶을 나열하면서도 다음 행보에 조바심을 내고 부지런히 나아가고자 함이 엿보인다.
현재의 선택과 도전에 끊임없이 걱정하면서 불안감을 드러내던 이전의 태도와는 다르게, 자신의 선택과 실력만큼은 확실하다고 인지하며 자신감을 내비친다. 다만 새 앨범 전후의 맥락 덕분에 노랫말이 조금 새롭게 다가오긴 해도, 전체적으론 여느 래퍼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Since 16']에서 진솔하고도 여성 래퍼로서 독특한 감흥을 자아낸 부분이 많이 줄어들어 매우 아쉽다.
게다가 "빈잔"도 밋밋하게 느껴진다. 급작스럽게 팬으로부터 얻은 사랑과 인기에 감사하는 태도를 드러낸 점에선 다른 트랙의 반복처럼 다가오며, 그의 결과물에서 일관되게 들려준 강렬한 후렴구도 부재한다. 보나 조이(Bona Zoe)의 피처링도 마이너스 요소다. 곡의 주제와 상이한 내용의 랩을 풀며, 과잉된 톤과 더블링도 신스의 퍼포먼스와 대비되어 전반적으로 어우러지지 못하는 모양새다.
프로덕션도 퍼포먼스와 비슷한 양상이다. 구성과 전개가 밋밋하고 평이하게 진행되며, 툭툭 쏘아대는 랩에 비해 비트는 특색 없고 맥없이 들린다. 그래도 과잉된 소스가 적절히 사용되어 부족함을 다소 덜어냈다. 특히 러닝타임 내내 밀어붙이듯이 건반과 샘플링을 등장시켜서 공격적인 무드와 긴장감이 유지되는 것처럼 느껴진다.
래퍼로서 물오른 감각이 아쉬운 부분을 어느 정도 보완한다. 후렴구에 사용하는 영문 정도를 제외하면 역시나 한국어로 랩을 써냈다. 일상적인 용어를 기저에 두고 풍성한 어휘를 풀어내면서도 라임을 빼곡히 자연스레 채운 역량이 빛난다.
공격적인 뱅어 트랙 "High Risk High Return"과 음울한 무드의 트랩 비트에 타이트한 퍼포먼스를 펼친 "기적"이 그렇다. 빠른 전개에 맞게 많은 음절을 쏟아내지만, 소리와 라임을 맞추고자 불필요하게 뱉는 단어는 찾기 어렵다. 전작보다 크게 변화했거나 새로이 시도한 흔적은 적은 듯하지만, 기존의 강점이 미흡한 순간을 일부 상쇄해 흥미롭다.
[High Risk High Return]은 그다지 강렬하지 않다. 하지만 'SINCE 16부터 매일 기도해 이뤄낸 기적'을 이룬 현시점에서 그의 위치와 장점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아쉬운 감상 사이로 다음 결과물에 대한 궁금증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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