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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리뷰] 오션프롬더블루 - oceanfromtheblue
    rhythmer | 2023-02-09 | 33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오션프롬더블루
    Album: oceanfromtheblue
    Released: 2023-02-02
    Rating:
    Reviewer: 황두하









    아티스트는 자신의 경험을 작품으로 풀어낸다.
    사랑과 이별 같은 보편적인 주제일 수도, 개인사처럼 자전적이고 특수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특히 셀프 타이틀 앨범일 때 그런 경우가 왕왕 있다. 개인의 경험이 모두의 경험으로 확대되어 공감을 불러일으킨다면 감흥은 더욱 커진다.

     

    알앤비 싱어송라이터 오션프롬더블루(oceanfromtheblue)도 셀프 타이틀 앨범을 통해 자전적인 이야기를 그려낸다. 목소리는 따스하고 사려 깊다. 육체적인 관계를 노래한 슬로우잼 넘버 “Open Your Mind”도 결코 가볍게 느껴지지 않는다. 본능적인 욕망보다는 진솔한 사랑에 가까운 감정이다.

     

    섹스는 알앤비의 클리셰와도 같은 주제이지만, 그의 손을 거쳐 새로운 느낌으로 재탄생했다. 그래서 결혼을 결심한 사소한 순간을 포착한결혼까지도 이질감 없이 이어진다. “결혼”까지사랑이라는 개인사를 풀어냈다면, “나무라지 말아요부터는 나이와 가족이라는 조금 더 깊은 주제로 파고들어 간다. “서른어른이에서 마음은 아직 아이지만, 덜컥 어른을 마주하게 된 혼란스러운 심정을 토로한다.

     

    취업난 탓에 사회진출 연령이 높아지고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김광석이서른 즈음에를 노래했을 때와 현재의서른이라는 나이가 가지는 위상이 매우 달라졌다. 이처럼 모호한 경계에 걸쳐있는 심정이 드러나는 오션프롬더블루의서른은 자연스럽게 시대상까지 반영한다.

     

    가장 인상적인 트랙은동생이다. 남들과는 조금 다른 동생의 이야기를 덤덤하게 풀어내면서 음악을 하는 이유와 앞으로의 다짐까지 드러낸다. 서정적인 피아노와 경쾌한 리듬 파트가 어우러진 비트, 리드미컬하게 단어를 뱉어내다가도 멜로디의 결을 살리는 퍼포먼스가 다소 무거운 주제를 중화시켜준다. 덕분에 오히려 감정적으로 더 쉽게 융화되어 후주에 나오는 스킷(Skit)까지 듣고 나면 굉장히 짙은 여운이 남는다.

     

    [oceanfromtheblue]는 열 명의 프로듀서와 함께 송캠프 형식으로 제작한 작품이라고 한다. 그래서 대중적인 터치가 가미된 팝 알앤비 트랙부터 디스코, 펑크(Funk), 슬로우잼 등 다양한 서브 장르를 아우르면서도 사운드적으로 일관성이 느껴진다. 전반적으로 완성도가 탄탄하다.

     

    그중에서도 베이스, 퍼커션, 기타 스트로크의 조화와 간주에서의 보코더 연주가 맞물려 상승하는 디스코 트랙잠자리”, 중반부에 이르러 일렉트릭 기타 연주로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Open Your Mind”, 벌스와 후렴구의 낙차로 감정을 표현한어른이등은 프로덕션적으로 주목할 만한 완성도의 곡이다.

     

    다만, 마지막 트랙인 “6번방 Interlude”은 조금 아쉽다. 피아노와 스트링 연주가 이어지다가땡스 투(Thanks to)’와 같은 내용의 내레이션이 흘러나온다. 그런데 내용이나 표현 방식이 다소 투박하고 직설적이어서 낯간지럽게 느껴진다. 게다가동생까지의 음악을 메타적 관점에서 바라보게 되어 몰입이 깨진다.

     

    [oceanfromtheblue]2018년부터 지금까지 7장의 EP를 발표하며 꾸준히 활동을 이어온 오션의 첫 정규작이다. 그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앨범 단위의 결과물을 통해 음악적 역량을 단단하게 쌓아왔다. 그 결과가 [oceanfromtheblue]로 이어졌다. 개인의 특별한 이야기를 설득력 있는 음악을 통해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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