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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리뷰] 식케이 & 김하온 - Album On The Way!
    rhythmer | 2023-06-08 | 47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식케이 & 김하온(Sik-K & HAON)
    Album: Album On The Way!
    Released: 2023-05-18
    Rating:
    Reviewer: 황두하









    식케이(Sik-K)는 매 시기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수용해왔다. 커리어 초기에는 트래비스 스캇(Travis Scott)의 영향이 느껴지는 트랩과 팝 랩을 주무기로 내세웠고, 첫 정규 앨범 [FL1P](2019)에서는 이모 랩(Emo Rap)을 선보였다. 이번에 김하온(HAON)과 함께 발표한 믹스테입 [Album On The Way!]에서 선택한 건 레이지(Rage).

     

    레이지는 808드럼이 리드하는 트랩 리듬을 바탕으로 일렉트로닉, 하이퍼팝(Hyperpop), 퓨쳐 베이스(Future Bass) 등에서 영향받은 과장된 신시사이저가 어지럽게 반복되는 것이 특징이다. 2021년 트리피 레드(Trippie Redd)와 플레이보이 카티(Playboi Carti)가 부른 “Miss The Rage”가 성공하면서 장르명이 굳어졌다. 또한, 플레이보이 카티의 [Whole Lotta Red](2020)는 레이지의 토대를 마련한 작품이었다.

     

    [Album On The Way!]는 첫 곡 “Shawty Wanna Wait”부터 레이지의 기운이 진하다. 밝은 느낌의 신시사이저가 주도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가운데, 질감과 리듬 파트에 변화를 주었다. 그래서 사운드적으로 일관되면서도 곡들은 뚜렷이 구분된다.

     

    일례로 “Maybe I'm Krazy”에서는 마치 기계 오류음처럼 차가운 신시사이저가 난장을 펼치고, “POV: GOD”에서는 스크래치 소스가 리듬 파트로 활용되어 분위기를 환기한다. 사운드적으로 크게 인상적이진 않다. 그러나 레이지를 꽤 완성도 있게 구현해냈다.

     

    (랩싱잉을 동반한) 랩에서도 그렇다. 짧은 구절을 하나씩 뱉으며 애드리브를 많이 섞고, 발음을 뭉개서 그루브를 만드는 식케이의 퍼포먼스는 플레이보이 카티와 유사하게 느껴진다. 현재는 이 같은 래핑이 하나의 스타일이 되었기에 식케이가 카티를 따라 했다고 보긴 어렵다. 그러나 개성이 사라지는 건 어쩔 수 없다. 미국 메인스트림 힙합의 클리셰에 갇혀 호전성을 드러내는 것 이상의 감흥을 끌어내지 못한 가사도 아쉽다.

     

    김하온 역시 프로덕션에 맞춰 랩 스타일을 바꿨다. 하지만 변화가 긍정적이지는 않다. 대부분 뻔한 표현과 단선적인 플로우로 일관해 진부하다. 하이어 뮤직(H1GHR MUSIC) 컴필레이션 앨범에서 참여하는 트랙마다 하이라이트를 가져갔던 과거를 떠올리면, 매우 아쉬운 지점이다.

     

    Crash Mercedes”, “다음 생엔 Bitch처럼 번뜩이는 벌스를 선보일 때도 있다. 특히죽긴 왜 죽어, 죽을 바엔 쳐 죽일 각오 / 터프한 척하다 사고 나면 자리 바꾸는 바보처럼 특정 래퍼를 겨냥한 듯한 가사로 흥미를 끌어내는 “Crash Mercedes”는 앨범을 통틀어 가장 인상적인 순간이다.

     

    [Album On The Way!]는 식케이가 레이블 케이씨(KC)를 설립한 후 처음으로 발표한 앨범 단위의 결과물이다. 레이지라는 장르의 문법을 충실하게 따른 프로덕션과 랩은 완성도가 나쁘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두 래퍼의 특색이 드러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합작에서의 시너지도 희미하다. 레이블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으로서도 다소 애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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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준서 (2023-07-07 10:23:08, 210.91.176.***)
      2. 엄마 쟤 흙먹어! 엄마 쟤 흙먹어! ㅋㅋㅋㅋㅋㅋㅋ
      1. 손명환 (2023-06-12 11:15:25, 175.197.6.***)
      2. 김하온의 랩에대해서는 크게 공감되지 않음. 뻔하다고 묘사된 표현은 심상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플로우는 창의적이라 예상을 살짝씩 어긋나서 한번 더 듣게 되는 면이 있음. crash mercedes 의 벌스는 말씀처럼 아주 재미있고, 심지어 김하온 최고의 벌스중하나라고도 생각이됨. 식케이의 최근앨범들이 스타일리쉬했던것과별개로 듣는 재미가 크게 없었다고도 생각하는데 이번것은 감상자체가 즐거움
        그런데 따라하는거랑 영향을 받은거 레퍼런스와 표절은 어차피 나누기 딱 힘들긴한데, 기본적으로 '아는 맛'을 '아는 맛'으로 가져오는 거자체가 결코 쉬운 것이아니고, 음악은 그 아는맛으로 가는 과정으 늘 바뀌기땜에...장르문법을 따르는 것을 안일하다는 언더톤으로 바라보는 시선에대해서는 좀 부정적이긴함. 그래서 그맛이 원래맛보다 특별히 열화된것도 아니고 보통은 레퍼런스가있으면 더 좋아지기도하고.
      1. 방야방야방야 (2023-06-12 10:39:00, 211.106.25.***)
      2. 과하지(?)않아서 적당히 가볍게 듣기 좋은 레이지 앨범인 것 같습니다. 하온은 조금 아쉬웠지만 레이지가 주 장르가 아니니만큼 다른 앨범에는 보여주지않을까.. 기대하고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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