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리뷰] 라드 뮤지엄 - GIRL
- rhythmer | 2023-10-26 | 22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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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라드 뮤지엄(Rad Museum)
Album: GIRL
Released: 2023-09-24
Rating:
Reviewer: 황두하
라드 뮤지엄(Rad Museum)의 매력 중 하나는 허를 찌르는 멜로디 라인과 이를 맛있게 살려내는 보컬이다. 알앤비에 기반을 두고 다양한 장르를 가로지른 프로덕션과 극적인 연출의 편곡, 랩싱잉에 가까울 정도로 라임에 중점을 두어 그루브를 살리다가도 촘촘한 화음으로 분위기를 환기하는 퍼포먼스 등등, 어느 하나 전형적이지 않은 라드의 음악은 특색이 넘친다.EP [GIRL] 역시 라드의 매력이 집약된 작품이다. 첫 곡 “WHPH”부터 매우 인상적이다. 빠르게 내달리는 트랩 리듬 위로 랩처럼 빽빽하게 단어를 내뱉다가도 드럼이 빠지면서 풍성한 코러스로 분위기를 전환하며 지루할 틈 없이 흘러간다. 키드 밀리(Kid Milli)와 골드부다(GOLDBUDDA)의 벌스도 인상적이다. “WHPH” 덕분에 예열 없이 순식간에 앨범에 몰입하게 된다
펑키한 비트 위로 리듬을 밀고 당기며 마디마다 다른 목소리 연출로 다채로운 감흥을 주는 “Some Girl”, 공간감을 자아내는 신시사이저 위로 멜로디를 차분히 밟아나가는 “Girls Curse”, 대중적인 터치가 가미된 후렴에 이어 후반부에서 보이스 소스, 브라스 등의 악기 쌓이면서 상승하는 “Call Me Back” 등등, 변화무쌍한 연출과 멜로디 구성이 돋보인다.
다만, “더”와 “Rockstar”는 다른 곡보다 평이한 멜로디 탓에 감흥이 덜하다. 게스트인 식케이(Sik-K)와 태버(Tabber)의 벌스도 귀에 남지 않고 스쳐지나간다. 영어 가사로 일관하는 “Another Man”도 독특한 어휘 선택이 매력적인 다른 곡 사이에서 말맛이 살지 않아 아쉽다.
라드는 이성과 있었던 여러 에피소드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풀어낸다. “Some Girl”에서는 구체적인 상황 설정과 묘사로 매력적인 이성과의 만남을 생생하게 풀어내고, “Girls Curse”에서는 반복된 불협화음에 지친 마음을 토로한다. 시대상을 반영한 표현과 편하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가사로 동시대 청춘의 단면을 훔쳐보는 듯한 재미가 있다.
[GIRL]은 일관된 컨셉을 짧은 시간 안에 효과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전작들보다 아쉬운 지점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탄탄하다. 무엇보다 라드 뮤지엄이라는 특별한 아티스트의 뛰어난 퍼포먼스를 즐길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들을 만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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