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다이나믹 듀오(Dynamic Duo)
Album: 2 Kids On The Block
Released: 2024-03-28
Rating:
Reviewer: 황두하









[2 Kids On The Block]은 다이나믹 듀오(Dynamic Duo)의 이전 앨범들과 다르다. 전작에선 수록곡이 이야기보다 사운드의 흐름으로 이어져 옴니버스 형식으로 배치됐었다면, 이번에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이나믹 듀오의 일대기가 이어진다. 두 사람의 배경을 짧게 소개하는 이병헌의 내레이션을 지나 음악에 빠져 살았던 학창 시절을 노래한 “19”를 들으면, 그 시절의 낭만과 추억이 교차하는 가사와 그레이(Gray)의 감각적인 붐뱁 비트가 어우러져 자연스레 이야기에 몰입하게 된다.

 

“정우성이정재”까지 이어지는 초반부에선 처음 힙합 씬에 발을 들이고 인기를 얻기까지의 과정을 아주 세밀한 묘사와 감정 표현으로 풀어낸다. 한국 힙합을 오랫동안 들어왔던 장르 팬이라면 이들의 커리어와 현재의 위치 덕분에 자연스럽게 이입할 수밖에 없다.

 

특히 성공 이후 화려한 이들 사이에서 느낀 묘한 열등감을 풀어낸 “정우성이정재”는 듀오만의 현실 밀착형 가사가 빛을 발한 곡이다. 후반부에 유튜브 피식대학 채널의 멤버를 초빙한 스킷도 현재의 누군가에겐 자신들이 우러러볼 만한 위치에 있다는 듯한 뉘앙스가 은근슬쩍 느껴져서 흥미롭다.

 

그러나 “눈물점”부터는 집중력이 조금씩 흐려지기 시작한다. 성공 이후 연인에 대한 마음이 변해버린 남자 이야기는 듀오만의 것이라기보다 보편적인 것으로 느껴진다. 이어지는 “시간아 멈춰”, “911”, “Dramatic”도 마찬가지다. 초반부처럼 구체적인 사건을 묘사하는 게 아니라 일반적인 현상을 열거하는 데에 그친 탓이다.

 

이는 랩 때문이기도 하다. 개코는 이번에도 뛰어난 래핑을 선보인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무난하게 흘러가서 이전처럼 놀라움을 안길 정도로 강렬한 순간은 부족하다. 웅장한 관악기 연주와 트랩 리듬이 어우러진 비트 위에서 현란하게 랩을 내뱉는 “911” 정도만이 개코의 진가가 발휘되는 순간이다. 최자의 랩 역시 안정적으로 리듬을 밟아나가는 것 이상의 쾌감을 주지는 못한다.

 

다행히 “다리 없는 새”부터 다시 감흥이 살아난다. 시점이 현재로 돌아와 바쁘고 혼란스러운 일상에서 느끼는 복잡미묘한 감정을 섬세하게 묘사한 덕분이다. 긴 커리어만큼 쌓인 서사와 감정이 담겨 더욱 여운이 깊다. 다만, “다시 태어나도”에서 비와이(BewhY)의 벌스는 앨범의 내러티브와 별개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어 사족처럼 느껴진다.

 

2023년 “Smoke”와 “AEAO”의 인기로 듀오는 커리어의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다. 국내를 넘어서 해외에서도 이들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이야기가 담긴 마지막 곡 “피타파”에서는 데뷔 20년이 지났음에도 다시 한번 도약을 꿈꾸는 이들의 열정이 느껴진다. 상대적으로 경력이 짧은 피에이치원(pH-1)의 참여도 같은 길을 걸어가는 동료처럼 느껴져 잘 묻어난다.

 

앞서 언급했듯이 [2 Kids On The Block]은 다이나믹 듀오의 일대기다. “이력서”처럼 듀오는 항상 그들의 이야기를 해왔지만, 이처럼 앨범 단위로 이야기를 펼친 건 처음이다. 20년의 세월이 지나 듣는 이들의 과거와 현재는 그만큼 진한 여운을 남긴다. 특히 긴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음악을 향한 열망을 불태우는 듀오의 태도가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아직도 다이나믹 듀오의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