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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리뷰] 마크 - The Firstfruit
    rhythmer | 2025-05-31 | 8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마크(MARK)
    Album: The Firstfruit
    Released: 2025-04-07
    Rating:
    Reviewer: 장준영









    마크(MARK)는 엔시티 127(NCT 127)과 엔시티 드림(NCT DREAM)의 핵심 멤버로서 활동하며 끊임없이 아티스트로서의 욕심을 드러내 왔다. 자신의 랩만큼은 여느 래퍼와 같이 직접 가사를 썼고, [고등래퍼]에 출연하여 래퍼로서의 역량도 과시했다. 더불어 개인 솔로 곡도 틈틈이 발매해, 그룹 내에서 존재감을 강하게 표출해 왔다. 그래서 열정에 비해 오히려 첫 정규의 발매가 조금 늦은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게 만든다.

     

    [The Firstfruit]에서 핵심 프로듀서로 선택된 인물은 바로 드레스(dress)다. 소금과의 합작 앨범 [Not my fault](2019)를 필두로 키드밀리(Kid Milli), 이강승, 빅나티(BIG Naughty), 강민경 등등, 많은 아티스트와 작업했다. 물론 마크와도 "200"을 비롯해 솔로와 그룹 활동에서 이미 합을 맞춰본 바 있어, 어느 프로듀서보다도 적격으로 느껴진다. 그리고 그 선택은 일부 주효해 보인다.

     

    타이틀곡인 "1999"에선 베이스와 드럼 소스를 기반으로 기타와 스트링, 브라스, 여러 겹의 코러스로 밝고 활기찬 분위기를 유지한다. "영웅 (英雄; Kick It)", "질주 (2 Baddies)"를 떠오르게 하는 "Righteous"에선 둔탁한 드럼과 신스로 어둡고 공격적인 비트를 주조하고, "프락치 (Fraksiya)"에선 드릴(Drill)"을 품어 공격적이며 속도감 있는 비트로 강력한 사운드를 완성했다. 

     

    근사한 프로덕션에 맞춰 마크의 퍼포먼스도 인상적인 순간을 자아낸다. "1999"에선 변주에 맞게 보컬과 랩을 능수능란하게 바꿔가며 끝내주는 곡을 완성했고, "프락치 (Fraksiya)"에선 이영지와 함께 군더더기 없는 플로우를 들려준다. 

     

    그러나, 밴쿠버 생활의 그리움을 드러내는 "Raincouver"부터 감흥이 꺾인다. 당황스러울 정도로 앞에 연결된 두 곡과 분위기가 상반되는 것은 물론이고, 차분하고 피아노 중심의 프로덕션이 저음의 보컬을 더욱더 앙상하고 날 것으로 들리게 만든다. 소규모 악기 편성의 "Loser"에선 진부한 가사와 함께 랩과 보컬 모두 별다른 특색 없이, 새로운 시도에 그치는 것으로 시간을 허비한다.

     

    알앤비 프로덕션 "Journey Mercies"에선 낮게 깔리는 음정과 기술적으로 평이한 보컬이 답답하게 느껴지며, 어머니에게 헌정한 "Mom's Interlude"에선 부족한 맥락 때문에 불필요한 곡처럼 다가온다. 마지막 곡인 "Too Much"에선 과도한 비트의 변주, 감미로운 보컬, 그리고 뜬금없는 랩이 서로 충돌해 의아한 상황이 벌어진다.

     

    정점은 "Watching TV"와 "+82 Pressin'"이다. 크러쉬(Crush)와 해찬이 각각 참여한 곡에서 두 보컬은 매력적인 음색을 내세우며 중독적인 후렴구를 뽑아낸다. 다만, 뛰어난 보컬 때문에 마크의 존재감이 흐릿해졌다. 굳이 평범한 마크의 랩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채울 수 있는 공간처럼 느껴지는 점은 분명히 안타깝다.

     

    솔로 아티스트로서 마크는 굉장한 열의를 내세웠지만, 결과물이 목표치에 한참 도달하지 못했다. [The Firstfruit]은 혼자서 정규를 내놓을 정도로 색다르거나 탁월한 아티스트라는 점을 내세울 근거가 매우 부족한 작품이다. 조금 이른 수확 시기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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