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리뷰] 권기백 - KB3
- rhythmer | 2026-03-23 | 12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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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권기백
Album: KB3
Released: 2026-03-03
Rating:


Reviewer: 황두하
권기백은 비프리(B-Free)의 [Free The Beast](2020)에 참여하며 장르 팬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랩 자체는 설익었지만, 거친 가사와 10대다운 패기로 앨범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에 기여했다. 이후 2장의 정규 앨범을 비롯해 수많은 작품을 끊임없이 발표하며 경력을 쌓아나갔다. 무엇보다 점점 직접 프로듀싱하는 비중을 늘려나가면서 멤피스(Memphis), 쥐펑크(G-Funk) 등 힙합의 하위 장르를 준수하게 구현해 팬들의 지지를 받았다.
세 번째 정규 앨범 [KB3]에서도 권기백은 거의 전곡을 프로듀싱했다. 이번에는 주로 2000년대 메인스트림 흑인음악을 차용한 듯한 인상이다. “Stinky”, “MPR”, “난하고싶은바로해야해” 같은 곡은 대표적. “MPR”은 2000년대 초반 에미넴(Eminem), 피프티 센트(50 Cent)의 음악에서 들을 수 있었던 닥터 드레(Dr. Dre) 표 클럽튠이 떠올라 흥미롭다.
전반적인 만듦새는 나쁘지 않다. 그중에서도 후반부에 신시사이저가 치고 나오며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얼리모닝랩”, 중독적인 루프가 피아노, 베이스 등 다양한 악기로 연주되며 집중력을 끌어올린 “No Job”, 은은히 울려 퍼지는 혼 연주가 아련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Uh Huh (Smoke and Drink)”은 인상적인 곡들이다. 특정 시절의 주류 음악을 재현하면서도, 로우파이(Lo-Fi)한 질감을 유지해 언더그라운드적인 감성을 가미했다. 그래서 나이대에 따라 향수를 느낄 수도 있고, 신선함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갈길”의 마지막에 씨비매스(CB Mass)의 “진짜” 뮤직비디오에 나온 프로레슬러 고 이왕표의 내레이션을 삽입하거나 “Mama”에서 마스터 우(Masta Wu)의 “문제아”를 인용하는 등, 오랜 힙합 팬들이라면 재미를 느낄 만한 요소가 곳곳에 숨어있는 것도 흥미롭다. 디제이들이 주도하던 믹스테입처럼 디제이 태그를 중간중간 삽입해 장르의 근본을 살리려는 시도도 인상적이다.
첫 곡인 “Hard body”는 펑카델릭(Funkadelic)의 “I’ll Stay”를 샘플링한 것처럼 들린다. 그러나 크레딧에는 기재가 되어 있지 않아서 정식적인 절차를 밟은 것인지 의심된다. 무단으로 샘플링한 것이라면 창작 윤리가 아쉬워지는 지점이다.
권기백은 빠르게 내달리기보다는 발음을 뭉개며 여유롭게 리듬을 밟아가는 랩을 선보인다. “LA LA LA”, “갈길” 같은 붐뱁 리듬 기반의 곡에서는 즉흥성을 살린 날 것의 랩이 빛을 발한다. 반면, “더러운 아이”, “얼리모닝랩”, “No Job” 등에서는 되는대로 내뱉는 듯한 랩이 묘하게 비트와 어긋나는 것 같아서 듣기에 불편하다. [Free The Beast] 때보다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어설픈 부분이 종종 감지된다.
더욱 아쉬운 건 게스트들이다. 레이블 동료인 킹 사우스 쥐(KING SOUTH G)를 비롯해 무려 14명의 게스트가 참여했다. 그런데 대부분 다소 아마추어처럼 느껴지는 벌스 탓에 감흥이 반감된다. 특히, “조현병 cypher”에 참여한 백유안과 “얼리모닝랩”의 메이드인사우스코리아(Madeinsouthkorea), “Dance”의 베리굿보이(berrygoodboy)의 벌스는 듣기 괴롭다.
권기백은 이제 막 19살이 된 자신의 패기와 음악에 대한 열정을 노래한다. 이전처럼 특정인을 향한 비방이나 혐오 섞인 표현은 상당히 줄어들었고, 대신 조금 더 진중한 태도로 삶의 방식을 열거한다. “Stinky”, “me and my b”, “Uh Huh (Smoke and Drink)”처럼 파티와 여성을 향한 구애를 표현한 곡도 그 나이 또래의 남성 같은 치기 어린 태도가 가감 없이 표현됐다. 엄마를 향한 소년의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mama”는 특유의 표현법이 가장 효과적으로 작용한 곡이다.
씬의 주류와는 유리된 행보와 왕성한 작품 활동으로 권기백은 단시간에 자신의 영역을 구축해 왔다. 여러 장르를 투박하고 사나운 특유의 음악 색깔을 유지하며 본인만의 것으로 소화해 냈다. [KB3]도 마찬가지다. 장르의 유산을 체화해 2026년을 사는 청년의 시선으로 재해석했다. 다만, 랩을 듣는 맛은 상당히 떨어진다. 미래가 유망한 인물의 성장을 실시간으로 지켜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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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1n (2026-03-23 17:43:40, 104.28.164.**)
- 피쳐링도 전부 좋았고 권기백의 랩도 담백하고 상당히 좋았는데
피쳐링은 듣기 괴롭고 권기백은 랩 듣는 맛이 떨어진다라
동의하기 굉장히 힘드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