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리뷰] 키드 밀리 - LOVESICK / LOVE$ICK
- rhythmer | 2026-04-13 | 6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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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키드 밀리
Album: LOVESICK / LOVE$ICK
Released: 2026-03-27 / 04-01
Rating:


Reviewer: 황두하
[Beige](2023)는 키드 밀리(Kid Milli)의 경력을 한 단계 상향시킨 작품이다. 프로덕션의 구획을 나누어 잘하는 것을 다채롭게 보여준 것이 유효했다. 라임을 불규칙하게 배치하고, 발음을 흘리며 내뱉는 랩은 일정 경지에 오른 것처럼 느껴졌다. 그는 이후에도 라드 뮤지엄(Rad Museum), 빅 나티(Big Naughty)와 각각 합작 앨범을 발표하며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왔다.
세 번째 정규 앨범 [LOVESICK / LOVE$ICK]은 신생 레이블 피오브이(POV)를 설립하고 처음으로 발표하는 작품이다. 2 CD로 이루어진 앨범은 파트마다 콘셉트가 명확하다. 전작에서 인터루드(Interlude)를 활용해 스타일을 나눴던 것을 확장한 듯하다. 다른 점은 음악뿐만 아니라 주제도 확실하게 구분된다는 점이다.
첫 번째 파트인 ‘LOVESICK’에서 키드 밀리는 사랑을 노래한다. 자신의 연애사를 에피소드 별로 죽 나열해 놓았다. “Toro”, “HK”, “DJ, Drop It!”처럼 구애의 순간을 그린 곡들도 있다. 그러나 연인과의 복잡한 관계를 묘사하는 곡들이 조금 더 매력적이다. 배신의 상처를 토로하는 “LOVESICK”, 권태에 빠진 상황을 노래한 “빌어먹을러브”, 이별과 그 후의 소회를 풀어낸 “Losing You”와 “Losing You Outro”는 대표적.
그중에서도 만남부터 이별까지의 순간을 풀어내는 “LOVESICK”은 가장 인상적이다. 그간 키드 밀리의 음악에서 들을 수 없었던 구체적인 이야기 전개와 감정 묘사로 듣는 순간 몰입하게 된다. 저지 클럽 리듬을 차용한 비트 위로 빠르게 랩을 뱉다가도 중간에 과장된 신시사이저와 디지털 가공된 보이스 소스로 감정을 소화할 공간을 주는 구성도 탁월하다. 키드 밀리의 스토리텔링 능력을 엿볼 수 있는 곡이다.
프로덕션은 하우스를 위시로 댄서블한 일렉트로닉 사운드로 구성되어 있다. 이미 [AI, The Playlist] (2018)에서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시도한 바 있기 때문에 낯설지 않다. “Toro”, “HK”, “Radio”, “빌어먹을러브” 등 장르를 준수하게 구현해 곡들의 완성도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Who You?”부터 “O……….”까지 이어지는 구간처럼 곡 사이를 자연스럽게 이어서 마치 디제이의 믹스셋을 듣는 것 같은 구성도 특기할 만하다. 진보(Jinbo)가 [Jbfm](2025)을 이어 디제이로 분한 “Radio Chant”도 앨범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에 일조한다.
다만, “Currents”를 비롯한 드레이크(Drake)의 여러 곡이 스쳐 지나가며 기시감이 드는 “Losing You”는 다소 아쉽다. 키드 밀리의 보컬도 매끈하게 이어지는 것 이상의 감흥을 느끼기 어렵다. 음을 아슬아슬하게 밟아나가는 보컬 탓에 크러쉬(Crush)가 등장하자마자 답답함이 해소되는 것 같은 “Toro”는 이러한 점이 가장 직접적으로 체감되는 곡이다.
한편, ‘LOVE$ICK’은 보다 힙합에 가까운 곡들로 이루어져 있다. 내용도 특정한 테마 없이 자기 과시로 점철되었다. “Damn I Flex”, “Pumps”처럼 육중한 베이스와 공격적인 신시사이저가 어우러진 사운드 위로 키드 밀리 특유의 세련된 래핑과 중독적인 후렴구가 청각적 쾌감을 끌어올리는 곡들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 표현 수준이 낮은 영어 가사와 전반부에 비해 평이한 래핑 탓에 귀에 남지 않고 스쳐 지나가 버린다. 특히, “New Boo”부터 “Wassup”까지 이어지는 구간은 [Beige]에 수록된 곡들의 다운그레이드 버전 같다. 오카시(OKASHII)를 제외한 게스트들의 활약도 미미하다.
키드 밀리는 [LOVESICK / LOVE$ICK]를 통해 자신의 음악 색깔을 양분해 펼쳐 보였다.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기반으로 사랑의 연대기를 담은 첫 파트는 기존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한편, 새로운 모습도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그러나 후반부의 안이한 접근이 다소 아쉽다. 그래서 정식으로 수록된 곡이 아니라 디럭스나 보너스 트랙들 같다. 앨범의 절반이 사족으로 마무리된 느낌이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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