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리뷰] 러버보이 - popular loner
- rhythmer | 2026-04-23 | 6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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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러버보이
Album: popular loner
Released: 2026-04-03
Rating:


Reviewer: 김현명
최근 플러그앤비(PluggnB)를 시도하는 이들이 국내에서도 심심치 않게 포착되고 있다. 사운드클라우드 기반의 작업물과 몇몇 협업을 통해 이름을 알린 신예 러버보이(Lov3rboi)는 직접 프로듀싱하며 장르를 꾸준히 탐색해 왔다. 첫 정규 앨범 [popular loner]에서는 이를 앨범 단위로 구현하는 데에 집중한 인상이다.
“올림포스”와 “다크심리학”부터 그가 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 바로 느껴진다. 트랩 비트의 골조 위에 음울한 질감의 샘플을 배치하거나 단출한 피아노 루프를 활용해 몽환적인 공간감을 조성하는 방식은 장르 안에서 익숙한 전개다. 여기에 퍼포먼스로 곡을 장악하기보다 자신의 목소리를 하나의 사운드 소스로 배치한다. 비트의 질감과 본인의 음색 사이의 균형이 적절히 어우러져 색깔이 담백하게 묻어난다.
이어지는 곡들 역시 비트의 질감과 완급 조절로 나른한 분위기를 이어간다. “B town”은 간결한 비트 곳곳에 심어둔 디테일들이 돋보이며, “windblue”는 훅 이후 비트를 차분하게 가라앉히는 연출로 단번에 목소리에 집중하게 한다. 랍온어비트(lobonabeat!)나 오이글리(oygli)같은 객원들도 전체적인 사운드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가사에서는 동시대적인 감각이 엿보이지만, 동시에 설익은 인상도 공존한다. 일례로 그는 “다크심리학”에서 일상적인 대사를 키치하게 활용하고, “windblue"에서 소셜미디어상에 유통되는 연애의 전형적인 예시를 끌어온다. 세대가 공유하는 언어 습관을 포착해 음악적 소재로 치환하는 감각은 어색하지 않다. 다만, 이러한 번뜩임이 구조를 이루기보다 단발적인 이미지의 나열에 그친다는 점은 아쉽다. 특정 구절이 주는 즉각적인 재미는 있으나, 이것이 이야기로 이어지지 않아서 진부하게 들린다.
이러한 언어의 밀도 차이는 후반부에서 더 도드라진다. 앨범 전반을 감싸는 사랑에 대한 감각이나 회의감은 주로 높은 비중의 영어 가사를 통해 표현된다. 그러나 그 층위가 전형적인 표현들에 머물러 있다 보니, 앞서 언급했던 영리한 포착들이 오히려 희석되는 인상이다. “zzz”는 대표적이다. 듣기에는 나쁘지 않지만, 휘발성 강한 표현들이 반복되어 집중해서 들을수록 상대적으로 모호하게 다가와 아쉽게 느껴진다.
[popular loner]는 러버보이의 음악적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몽환적이고 세련된 분위기를 유지하는 감각과 목소리를 청각적으로 유연하게 활용하는 방식은 눈여겨볼 만하다. 속을 채운 이야기에서 매력을 느끼긴 힘들다. 그래도 음악적인 밑바탕은 충분히 매력적이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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