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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리뷰] 빌 스택스 - LIVE FAST DIE SKRT
    rhythmer | 2026-05-08 | 38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빌 스택스
    Album: LIVE FAST DIE SKRT
    Released: 2026-04-20
    Rating:
    Reviewer: 황두하









    빌 스택스(Bill Stax)의 경력은 한국 힙합의 역사를 관통한다. 바스코(Vasco) 시절 마스터플랜부터 시작해 지기 펠라즈, 저스트 뮤직 등 굵직한 족적을 남긴 집단들을 거쳐 왔다. 이름과 스타일을 바꾼 후에도 [Buffet](2017), [DETOX](2020)처럼 탁월한 완성도의 작품을 연속으로 발표하며 녹슬지 않은 음악적 감각을 뽐냈다. 그와 같은 시기에 등장한 래퍼들의 현재를 생각해 보면, 그의 행보는 놀라울 따름이다. 더불어 대마초 합법화를 공개적으로 주장하는 급진적인 행보와 이를 음악에까지 녹여내는 시도로 누구도 쉽게 넘보지 못하는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했다. 오랜 시간 동안 활동해 왔음에도 그의 존재가 주류 힙합 씬과는 묘하게 동떨어져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LIVE FAST DIE SKRT]는 빌 스택스가 꽤 오래전부터 예고했었던 은퇴 앨범이다. 그는 각종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여러 가지 현실적인 이유로 활동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그러나 [LIVE FAST DIE SKRT]은 거창하지 않다. 여전히 일반적인 것과는 동떨어진 자신의 생활 양식을 전시하고, 욕구와 감정을 가감 없이 내뱉는다.

    [DETOX] 때처럼 ‘대마초 합법화’라는 기치를 직접적으로 역설하기보다는 삶의 단편을 나열하는 것으로 추구하는 바를 자연스레 드러낸다. 긴박한 거래의 순간을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그려낸 “Bless K-Trap”은 대표적이다. “빵”, “차무식”, “2,4,6,8,10”, “아침 점심 저녁” 같은 곡들도 마찬가지다. 일상에 녹아든 대마초를 비롯한 마약에 대한 묘사에 미국과는 다른 한국의 특수한 상황이 덧씌워져 더 위험하고 아슬아슬한 감흥을 자아낸다. ‘국힙에서 빼 내 지분’(“나쁜영화”) 같은 가사로 주류 씬과 자신을 은근슬쩍 구분 짓는 것도 여전하다.

    “MDMA”, “너는 너무 이뻐”, “이 동네에서 젤쏀약” 처럼 빌스택스만의 감성을 녹여낸 사랑 노래도 인상적이다. 마약과 관련된 비유와 단순하면서도 감각적인 표현에서 그의 색깔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특히, “MDMA”와 “너는 너무 이뻐”는 중독적인 싱잉 랩과 각각 객원으로 참여한 릴러말즈(Leellamarz)와 쿠기(Coogie)의 차진 벌스가 어우러져 매우 인상적이다. 앨범의 백미라고 할만하다.

    앨범은 트랩(Trap)을 위시로 멤피스 랩, 레이지 등 다양한 스타일이 섞여 있으면서도 모두 빌 스택스만의 개성으로 수렴된다. 캐시미어 캣(Cashmere Cat)의 “Nightnight”을 샘플링해 명랑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반짝반짝 Freestyle”, 서정적인 현악기 라인과 808 베이스가 조화를 이룬 “MDMA”, 로우파이(Lo-Fi)한 질감의 신시사이저가 주도하는 “너는 너무 이뻐”, 몽환적인 공간감으로 클라우드 랩의 기운을 끌어온 “2,4,6,8,10” 등, 묘하게 쇳소리가 섞인 빌 스택스의 랩과 맞물려 감흥이 극대화된다. 드럼리스 사운드를 차용한 “나쁜영화”도 비슷한 질감을 유지한 덕분에 앨범 내에 어색하지 않게 녹아든다.

    빌 스택스의 랩은 이번에도 최고의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단출한 플로우로 라임을 끊임없이 던지며 리듬감을 자아낸다. “Bricks n’ Mortar Shop”이나 “빵”에서처럼 재치 넘치는 워드 플레이와 허를 찌르는 유머로 가사를 쌓아가며 곡의 테마를 드러내는 방식도 감각적이다. 불법의 경계를 넘나드는 그의 이야기에 빠져들게 되는 것도 그의 랩 덕분이다.

    “엄지 검지”처럼 별다른 감흥 없이 흘러가는 곡도 있다. 또한 같이 약을 하고 있는 듯한 상황을 유머러스하게 담은 “오줌쌌냐? (Skit)”은 다소 지루해서 중반부에 집중력을 흐리는 요인이 된다.

    [LIVE FAST DIE SKRT]의 빌 스택스는 ‘은퇴’라는 이유로 비장하거나 심각해지지 않는다. 그저 세상의 기준과는 상관없이 자신이 가진 욕망과 믿는 신념을 따라 하루하루를 살아갈 뿐이다. 세상에 끼인 존재의 고독을 토로하는 마지막 트랙 “아침 점심 저녁”은 그만이 할 수 있는 통렬한 자기 고백이다. 빌 스택스의 음악은 여기서 마무리됐을지 몰라도, 인간 신동열의 삶은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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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디펜드 (2026-05-08 13:17:32, 118.235.11.***)
      2. 3월 20일 4월 20일로 수정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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