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리뷰] 반타01, 엠피티 - 아름8
- rhythmer | 2026-08-25 | 30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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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반타01(VANTA01), 엠피티(MPT)
Album: 아름8
Released: 2026-06-18
Rating:




Reviewer: 장준영
시월(cwar)의 마지막 작품 [Ogi-Pattern]은 수준 높은 익스페리멘탈 힙합(Experimental hip hop) 프로덕션을 앞세운 섬세한 감정선, 개인사를 끌어온 흥미로운 가사와 안정적인 랩이 진진한 맛을 낸 작품이었다. 그런 시월이 반타01(VANTA01)로 이름을 바꾼 후 가장 먼저 내놓은 선택은, 프로듀서 엠피티(MPT)와의 합작 앨범을 낸 것이다. 나비99(Navi99)의 멤버이기도 한 두 사람은 크루 앨범에서는 물론이고 [Howmuch1](2022), [Balisong](2024), [roommates](2025), [Ogi-Pattern]까지, 반타01의 커리어에서 엠피티를 떼놓고 얘기하기란 어려울 정도로 수많은 호흡을 맞춰본 조합이다. 그래서 두 사람이 발표한 [아름8]은 그 어느 '1 프로듀서 1 MC'보다도 독보적인 합을 들려준다.거의 모든 곡이 굉장하지만, 그중 "사이니"부터 "eeee"까지 5곡이 연달아 몰아치는 초중반부를 먼저 들어보자. 둔탁하게 떨어지는 킥-드럼 소스는 일정한 루프를 이루다가도 다채롭게 변주를 거듭하고, 호전적으로 느껴지는 일렉트로닉 소스는 한 치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는다는 듯이 왜곡과 증폭을 반복한다. 특히 공간을 짓누르는 먹먹한 베이스에 선명한 신스와 보컬을 함께 배치해 자칫 무너질 수 있는 사운드의 밸런스를 완벽하게 맞춘다.
물론 단순히 소리를 쏟아내는 데 그치진 않는다. 워블 베이스를 앞세운 "Self Control"에선 4분 가까이 모든 사운드를 폭발시키면서도 리드미컬한 비트를 주조하며, "씹새끼"에선 역동적인 전개로 극적인 연출을 완성한다. "Amagetdon"에서는 보컬의 질감을 다양하게 변조하는 동시에 사운드의 강약을 조절하는 디테일에 들을수록 감탄하게 된다. 랩과 보컬을 모두 걷어내더라도, 그 자체로도 독창적이고 탁월하다. 그러나 거기서 머물지 않고 반타01에게 딱 들어맞는, 최상의 프로덕션을 선사한다.
"하얀질주"에선 댄스홀의 특징을 지닌 리듬 구조에 하이퍼 팝 특유의 거칠고 공격적인 신스, 그 중간을 비집고 들어오는 트랩의 구성 등을 더하며, 여러 장르를 넘나들면서도 일관된 톤을 유지한다. 또한 잦은 변주에도 속도감을 내내 유지한 덕에 제목처럼 질주하는 느낌이 가득 살아난다. 반면에 앨범에서 가장 차분하게 시작하는 "태권도"에선 서정적인 보컬과 다층으로 쌓은 코러스로 공간감을 짙게 만들며, 현악 샘플과 명료하게 멜로디를 짚는 신스와 어쿠스틱 기타를 엮는다. 여기에 의도적으로 저음을 찢는 베이스와 킥으로 호전적인 질감을 대비하여 감정적인 몰입감을 높이도록 돕는다. 찰나의 소리까지도 허투루 사용하지 않는 엠피티의 프로덕션이 절정에 달한 곡이다.
엠피티가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 것에 보답하듯, 반타01도 최상급의 퍼포먼스로 호응했다. 시니컬한 톤을 유지하면서도 이야기와 곡의 전개에 맞춰 음절 단위로 강세를 다르게 처리하며, 리듬감을 끌어내기 위해 플로우를 변주한다. 인용구 또는 간단한 영어 외엔 한국어로만 꽉 채운 단어와 문장도 끝내준다. 단어와 표현에서 재사용을 최소화한 동시에, 서로 다른 소리가 자연스레 연결되도록 치밀하게 배치한 단어와 어순 덕에 마디별로 라임이 끊기거나 어색하게 다가오는 순간이 손에 꼽힐 정도다. 명료한 멜로디로 부드럽게 내뱉는 수준급의 싱잉 랩과 불필요한 호흡도 일절 섞지 않는 공격적인 랩 사이를 자유로이 유영하는 점도 놀랍다.
반타01의 가사는 [Ogi-Pattern]에서도 그랬듯이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의도적으로 끊어 읽는 방식이 비정형적인 탓도 있고, 여기에 이질적인 관형어와 부사어가 해석하기 어렵게 만든다. 맥락 없이 불친절하게 등장하는 소재도 한몫한다. 다만 현대시처럼 생소하게 돌출하는 조합과 어감을 러닝타임 내내 밀어붙인 덕에, 여느 랩에서 쉽게 찾을 수 없는 묘한 여운이 진하게 남는다.
"태권도"가 그렇다. '내 불안함 모두와 같아 / 먹어 단단히 망원 단바 / 내 태권도 사범 아빠 / 태양이란 것은 호랑이랑 박카스'라는 특이한 표현과 개인적인 맥락 사이에 주체적으로 살겠다는 다짐을 끼워 넣어, 듣는 이의 정서를 어느 순간 뒤흔들어 버린다. 일상적인 단어로 그득 채운 가사, 그리고 자신의 감정과 주변 인물의 이야기를 담은 소재 덕에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직관적으로 사로잡는다.
그 외에도 "eeee"에선 첩어와 여러 유사 음으로 단순하고도 영리하게 라임을 연결했고, "Trauma"에선 서정적인 비트 위로 개인적인 관계와 경험을 활용해 감정을 전달하는 선택이 돋보인다. 활기차고 파워풀한 사운드와 함께 자신감과 우월감을 솔직하게 드러낸 "Howmuch?"와 쉴 새 없이 꽂는 라임과 적재적소에 배치한 강세가 끝내주는 "Korea BJJ"는 서로를 가장 잘 아는 두 사람이 낼 수 있는 최상의 시너지가 구현된 곡이다.
[아름8]은 낯섦 사이로 개성이 분출하는 앨범이다. 그리고 그 특이성은 압도적인 결과물과 함께 무한한 설득력을 획득했다. 랩이 없었더라도, 다른 프로덕션이라 하더라도 좋은 작품이었을 수 있다. 그러나 '1 프로듀서 1 MC'의 덕목이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배가하는 것이라면, 무결에 가까운 랩과 프로덕션을 선보인 이 조합이야말로 정도(正道)에 가장 가까이 다다랐다. 2026년에 새로운 걸작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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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8이사팔 (2026-08-25 23:15:01, 211.244.202.***)
- 독후감은 공책에다 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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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관 (2026-08-25 20:01:26, 223.38.178.***)
- 4.5점이라니 충분히 뛰어난 작품이지만 조금 쎈 쟘수인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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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힢핲 (2026-08-25 17:53:47, 211.235.64.***)
- 반타01은 매 앨범 진화하네요. 뛰어난 앨범을 계속 발매하던데 주목을 더 받으면 좋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