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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리뷰] 바스코 - Guerrilla Muzik Vol.1: Prologue
    rhythmer | 2011-04-08 | 14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바스코(Vasco)
    Album: Guerrilla Muzik Vol.1: Prologue
    Released: 2011-03-29
    Rating: 
    Reviewer: 이병주









    한국힙합 씬의 언더그라운드가 언더그라운드답지 않다는 얘기들을 종종 한다. 그런 말이 나오는 이유를 꼽아보면 몇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다양성의 부재를 빼놓을 수 없다. 다양한 스타일과 시도들이 넘쳐나야 할 언더그라운드 판임에도, 일정한 음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하나의 모델이 나오고 그것을 답습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간단히 말하자면 재미가 없어지고 있다. 때론 독특한 음악적 세계를 구축했던 뮤지션이 그것을 잃게 되는 경우를 바라보는 것도 영 유쾌하지 못한 일이다.

    물론 바스코의 이번 앨범이 언급했던 것 중 참신한 시도를 화두 삼아 얘기해볼 수 있을만한 것은 아니다. 대신 앨범에서 그는 자신만의 개성을 담아내는 데에 성공했다. 그마저도 정말 쉽지 않은 일이 되어버린 현 상황에서 조명해볼 만한 부분이다. 오랜 기간 그룹 활동과 솔로 앨범에서 이어오던 강렬한 바스코의 래핑, 남성적인 면모를 한껏 내보이는 굵직하면서도 자기 성찰적인 가사, 배경을 가득 채우는 웅장한 비트에 이르기까지 바스코란 이름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것들을 한층 업그레이드 된 형태로 선보이고 있다. 그는 예전 앨범에서부터 드러나듯 앨범의 구성적인 측면에도 많이 신경을 쓰는 뮤지션인데 이번 앨범 역시 그런 흔적이 묻어난다. 앨범 전체를 바라볼 때 충분히 짜임새 있다는 느낌이 든다.

    랩도 그동안 커리어 중 가장 안정적이다. 충실히 라임을 찍어가면서도 메시지 전달을 위한 문장의 구조나 내용의 튼실함을 잃지 않고 있어서, 다소 질러대는 스타일의 랩이 가질 수 있는 부정적인 효과는 가뿐히 걷어냈다. “Real Talk”와 “Rockstar”와 같은 곡에서 그의 랩은 특히 인상적이다. 산이(San-E), JJK, 허클베리 피(Huckleberry P) 등 피처링 뮤지션들의 참여도 앨범에서 빛을 발한다. 하지만, 벌스의 비교적 짧은 비중과 대조적으로 반복해서 등장하는 관용적인 영어 표현들은 조금 아쉽다. 무엇보다 ‘Fuck'과 ’Muthafucka' 등 영어 욕설의 남용(특히, "The 1"과 “Muh Fu**a 95”)은 이제 지양해야 할 때가 아닐까 싶다. 이것 없이도 랩에서 느껴지는 바스코의 거친 매력은 충분하다.

    프로덕션 역시 준수하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제이 키드먼(Jay Kidman)을 비롯해 스윙스(Swings)와 좋은 호흡을 보여 온 크라이베이비(Crybaby) 등 여러 프로듀서가 자기 몫을 해주는 가운데, 그런 다양한 프로듀서를 하나의 스타일 아래 묶어서 앨범을 끌고 나갈 수 있는 베테랑 래퍼 바스코의 힘이 돋보인다.

    많은 힙합 뮤지션이 본인의 음악에 스웨거를 담아내려고 노력하지만, 앨범에서 드러나듯 바스코야말로 그러한 것이 정말 잘 어울리는 뮤지션이란 것은 확실하다. 다른 무엇보다도, 가사를 통해 내뱉은 본인의 소회처럼 ‘공중파를 한번 못 뚫은’, ‘서른한 살의 B급 가수’지만, 앨범에서 드러나듯이 타협하지 않고 지켜낸 그의 음악적 고집이야말로 진짜 ‘간지’라 할만하다. 스타일이 확실하고 앨범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과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명확하기에 개인의 취향에 따른 호불호는 분명히 크게 갈릴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여러 차례 즐겁게 돌려 듣기 불편한 앨범일 수도 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앨범의 완성도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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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도현 (2011-04-08 21:09:43, 180.66.18.***)
      2. 바스코만 보여줄 수 있는 매력이 잘 버무려진 앨범이었습니다.
        올해 구입한 국내힙합 앨범들 중 가장 훌륭했고요. 비트, 랩, 구성 다 좋았습니다.

        이 정도면 충분히 올해의 힙합앨범으로 경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직 4월이라 좋네요. 좋은 앨범들이 더 나올 테니..ㅎㅎ 앨범 정말 잘 들었습니다.
      1. nasty (2011-04-08 17:00:40, 112.145.238.***)
      2. 이런 아티스트가 지지를 받아야 되는거죠... 바스코 형 진짜 멋있음!!
        그나저나 제이 키드먼 이사람
        리드머에서 '간지'라는 아이디로 솔컴, 특히 더콰이엇 지독하게 까던 인간이었는데
        이제 그 바닥에서 먹고 살게 되는군요... 사람일 참 모른다는ㅋㅋ
        암튼 제이키드먼 나쁘지 않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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