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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리뷰] 타블로 - 열꽃 (Part 1 & 2)
    rhythmer | 2011-11-11 | 32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타블로(Tablo)
    Album: 열꽃 (Part 1 & 2)
    Released: 2011-11-01
    Rating: 
    Reviewer: 이병주









    오랜 시간을 끌어왔던, 그리고 큰 후유증을 낳았던 논란 뒤에 돌아왔다. ‘연예인 타블로’가 안티들에 의해 발기발기 찢겨나가는 모습을 고스란히 지켜봤던 대중에게 그가 들고 나온 이 우울한 음악이 놀랍지는 않을 것이다. 에픽하이 때도 서정적인 음악을 선보였지만, 당시가 좀 더 보편적인 형태의 정서, 즉 연인과 사랑 등을 다뤘다면, 이번은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았다. 그러나 언급했듯이 그는 일반 개인이 아닌 연예인이고, 그가 상처받고 아파하는 모습을 우리 모두 생생히 지켜봤기에 그 개인적인 정서에도 연민하고 동감할 수 있다. 이것이 본작의 가사가 전달하는 감성이 에픽하이 때보다 더 크게 다가오는 이유다. 결국, 앨범에 쏟아지는 많은 찬사도 가사의 힘에 기인한다. 게다가 장르 음악(힙합)으로서 색채가 옅은데, 일반적으로 장르 음악이 확보 가능한 팬층과 공감대의 한계를 넓혀나갈 수 있는 지점이기도 하다(물론, 이건 해당 장르를 음악적으로 넘어섰다는 것과는 다른 얘기다.).

    앨범은 두 개의 파트로 나뉘어서 발표됐다. 그중에서도 첫 번째 파트는 감정의 파고가 더욱 높다. 많이 절제된 모습이기는 하지만, 솔직하게 감정의 파편들을 나열해 놓거나, 자신이 처한 상황을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놓은 가사가 전하는 울림이 상당하다. 특히, 아내를 향한 곡 “밑바닥에서”는 그 울림이 최고조에 달한다. 드럼을 위주로 구성했음에도 어택(Attack)감을 깨끗이 걷어낸 비트가 먹먹한 느낌을 더하면서 감정선을 더욱 자극한다. 전반적으로 이소라와 나얼을 비롯한 적절한 보컬의 참여도 곡의 완성도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두 번째 파트에서는 좀 더 활기가 느껴진다. 앞에서 그가 자신의 감정 안에 깊숙이 들어가 있었다면, 이번에는 밖으로 나와 시선이 주위를 향한다. 디제이 투컷이 힘을 보탠 “출처”에서는 의식적인 가사가 돋보이는데, 앨범에서 가장 장르적 매력이 크게 드러나는 곡이기도 하다. 또한, “Dear TV/해열”에서 미디어를 향해 날카로운 메시지를 던지기도 하고, “고마운 숨”을 통해 지난 아픔을 어느 정도 극복한 모습도 보인다. 앞서 파트 원에서 다소 느슨하게 엮여 있던 라임도 보다 타이트하게 펼쳐지고 있다. 담아낸 내용뿐만 아니라 풀어나가는 방식을 통해서도 스스로가 여전히 최고의 래퍼 중 한 명임을 증명해낸다. 다만, 파트 원에 담긴 음악이 전체적으로 유기적인 짜임새를 자랑했던 것에 비해 파트 투는 전체적인 균형이나 수록곡들의 이음새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비트를 들여다보자면, 에픽하이 시절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특히, 당시 타블로가 프로듀싱했던 음악들과 비교하자면 더욱 차이가 크지 않다. 앨범 발표 전에 그는 YG와 계약했는데, 레이블의 변화가 음악적으로 영향을 미치지도 않았다.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것이라곤 타이틀 곡 “Tomorrow”에 태양이 참여했다는 점 정도다. 가사만큼 서정적인 음악이 가득 채워져 있고, 건반과 신스가 편곡의 핵심 키로 여전히 자리하고 있다. 랩에도 해당하지만, 적절한 음향 효과가 비트 메이킹에 활용되었고, 편곡 포인트뿐만 아니라 리듬 구성에서도 힙합 외에 다양한 장르적 요소가 번갈아 등장한다. 그러므로 비트에서 큰 발전이나 퇴보를 꼽아보기는 어렵다. 아무래도 예전부터 그의 음악에 대해 갖고 있던 호불호가 이번에도 고스란히 적용될 듯싶다. 그래도 모든 곡이 랩 자체, 혹은 가사의 무드와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앨범을 작업해낸 뮤지션의 능숙함이 엿보인다.

    사실 그가 좀 더 자신의 감정 안에 파묻혀 응어리를 분출하는 데에 주력했다면 더 멋진 컨셉트의 앨범이 탄생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앨범은 개인으로서 그의 아픔에서 시작하여 뮤지션으로서 시선을 내보이기까지 훌륭한 콘텐츠를 담아냈지만, 어느 것 하나에 푹 빠질 겨를이 부족하다. 어쨌거나 열꽃이 피고 아파해도 그 시간이 지나고 수그러들면 모두 끝이다. 아마도 앞으로의 그는 이번 앨범과는 다른 이야기를 다루지 않을까. 적어도 대중음악계에서 생존을 위한 ‘Airbag’은 갖춘 셈이니, 다시 “평화의 날”을 소리 높여 부를 모습을 기대해본다.


    Track List

    01. 집 feat. 이소라
    02. 나쁘다 feat. 진실
    03. Airbag feat. 나얼
    04. 밀물 (Scratch by DJ Friz)
    05. 밑바닥에서 feat. Bumkey
    06. Tomorrow feat. 태양 of 빅뱅
    07. 출처 (Scratch by DJ 투컷츠 of 에픽하이)
    08. Dear TV / 해열
    09. 고마운 숨 feat. 얀키, 봉태규
    10. 유통기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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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쏘니 (2013-12-03 00:05:49, 124.53.53.***)
      2. 이젠 아프지마세요 !!
      1. 윤정준 (2012-05-07 12:17:06, 112.221.141.**)
      2. 모든게 완벽했다고 생각되는 앨범
      1. co.wic (2011-11-15 20:33:17, 175.193.213.***)
      2. 인터뷰를 통해 타블로 본인이 '열꽃이 피면 다 나은 거다' 라는 얘기를 듣고 이거야- 라며 앨범 타이틀을 정했다는 걸 읽었습니다. 그런 점에서는 전체적으로 아픔에서부터 열꽃 후 나아지는 과정까지 감정의 흐름을 잘 담아낸 것 같아 만족스럽게 들었어요. 물론 필자님 말씀처럼 감정의 분출에 집중했다면 다른 매력의 앨범이 될 수도 있었을 테구요.
        글 잘 읽었습니다.
      1. Truble Makerz (2011-11-11 18:20:16, 175.196.237.***)
      2. 리뷰, 잘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하이스쿨 이고 오버 중에서 유일하게 좋아하는 랩퍼 중에 한 명인 타블로의
        신보는 정말 기대되고 설래는 것이였죠. YG에 들어갔다고 해서 조금 걱정도 했지만
        YG는 개성이 강한 아티스트들은 존중해 주는 경향이 있으니까요.
        조금 이야기를 길게 해보자면, Part 로 나눈 것은 처음에는 조금 불만스러웠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가장 괜찮은 점이였던 것 같네요. 만약 이 트랙들이 합쳐져도 별 어색함은 없었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1번 트랙인 '집'을 좋아합니다. 타블로의 특색이 드러나는 서정적인 가사와 이소라의 소름끼치는 보컬이 타블로의 감정을 가장 잘 나타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Aigbag 도 퀄리티 면에서 거의 완벽을 보여주고 있었고 개인적으로 정말 만족한 앨범입니다. 하지만, 에픽하이 초기의 밝은 느낌의 곡이 없어서 기대했던 저는 조금 실망도 했지만 정말로 개인적으론 좋아하는 앨범임이 틀림 없네요.
        타블로 화이팅 입니다 !
      1. Becks (2011-11-11 15:16:46, 113.192.72.**)
      2. 진정 타블로스러웠던 앨범.

        아파서 더 타블로다워졌다.
      1. Popeye (2011-11-11 04:12:55, 113.53.53.***)
      2. 리뷰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전 타블로의 색깔 그대로 나온 앨범이 아닌가합니다.

        파트원에서는 한 없이 슬프고 아픈 타블로였지만

        파트투에서는 그런 타블로를 스스로 달래주는 모습..이랄까요.

        마지막 트랙에서 마지막으로 한 말이 '두려워..'였던걸로 기억하는데

        에어백이 생겼으니 두려워하지마시고 다음 앨범에는 슈프림T!!외치시는

        타블로로 돌아왔으면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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