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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리뷰] 스윙스 - Punchline King III
    rhythmer | 2012-03-05 | 23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스윙스(Swings)
    Album: Punchline King III (Mixtape)
    Released: 2012-02-27
    Rating: Not Rated
    Rating (2020):
    Reviewer: 이병주









    지금 한국힙합 씬에서 스윙스(Swings)의 존재는 단지 ‘아주 잘하는 래퍼’ 정도가 아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그는 누구보다 꾸준히 많은 작업물을 발표하고 있고, 좋은 내용이든 나쁜 내용이든 씬에서 다양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주인공이다. 익살스러운 캐릭터를 살려 랩이 갖는 고유한 매력을 전달하는 그의 음악은 그 자체로도 재미있지만, 끊임없이 자신을 증명하기 위한 노력이 더해져 그 재미를 배가시킨다. 비트가 바뀌기 때문에 내세웠던 컨셉트가 의미 없다는 비판에 더욱 긴 곡을 들고 나와버리고, 가사 스타일이나 내용에 대한 비판에도 꾸준히 반응하고 변화한다. 그에게 있어 음악 활동의 동기는 애초에 ‘누구보다 랩을 잘하겠어’가 아니라 ‘잘한다는 것을 인정받겠어’가 아니었을까? 이번 믹스테잎의 마지막 트랙에서 자신에 대한 칭찬을 온전히 전달하는 모습에서도 그러한 그의 욕구가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그리고 이런 트랙이 블랙코미디로 전락하지 않고 뻔뻔스러울 정도로 당당한 스킷이 될 수 있는 것은 실제로 그의 실력이 앨범을 탄탄하게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뮤지션에 대한 평가에서 반대급부가 있듯이 논란이야 일부 있겠지만, 그는 스스로 원하던 평가를 이끌어냈고, 원하던 위치에 어느 정도 올라선 것으로 보인다. 그에 대한 증명이 [Upgrade]에서 [Upgrade 2]로 이어졌다.

    지난 정규작에서 불과 반년이 조금 더 흐른 시점에서 발표되는 스윙스의 이번 공식 믹스테잎은 앞선 다양하고 많은 작업물과 더불어 그를 또 다른 방식으로 증명한다. 그가 자신의 대표작을 갖춘 실력 출중한 래퍼인 것을 넘어서 진짜 뮤지션으로서 당당한 자격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이번 믹스테잎에는 오리지널 비트를 바탕으로 한 무려 20여 곡이 수록되어 있다. 타이틀은 ‘믹스테잎’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스트리트 앨범 격인 셈이다. CD의 용량 제한으로 한 곡이 수록되지 못하고 빠졌을 정도니 말 다했다.

    앨범 안에서 리듬감을 통해서건 라임을 통해서건 그는 여전히 훌륭한 래핑을 선보인다. 재치 있는 가사 구성을 위해 이번에도 다양한 비유가 동원되고 있지만, 전체적인 이야기 전개는 그 중심이 확실하고 유려하게 흘러간다. 불필요하고 복잡한 구성없이 오로지 거친 랩으로만 승부를 보는 정직한 트랙이 많기에 랩 감상의 재미가 더 하다. 특히, 리듬 부가 다소 빈약한 곡에서도 특유의 리듬감을 앞세워 곡을 이끌고 나가는 스윙스의 랩 퍼포먼스는 백미다. 기존에 함께 호흡을 맞춘 바 있는 프로듀서들이 독특한 앰비언스 조성에 집중한 프로덕션도 굳이 믹스테잎임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준수한 편이다.

    사실 스스로 증명해낸 바가 많다 하더라도, 그가 아직 음악적으로 완성된 뮤지션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부정적인 뉘앙스로 읽힐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반대다. 스스로 최고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고 과감하게 그걸 내세우지만, 청자의 반응과 평가에 민감하게 귀 기울이며 크고 작은 변화를 계속해서 시도하기 때문이다. 그와는 사뭇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생소한 음악 스타일을 일부 담아낸 이 믹스테잎에 대한 리스너들의 다양한 평가도 또 다른 방식으로 그를 자극하며 진화를 이끌어낼지 모른다. 자신의 장점을 분명하게 파악하고 있는 뮤지션이 그것을 지키며 변신을 거듭해 나가는 것만큼 무서운 게 또 어디 있겠는가? 게다가 그는 힙합이라는 장르 음악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고 있으며, 그 요소요소를 영특하게 활용해 낼 줄 안다. 어쨌거나 그의 앞으로 행보에 대한 기대나 예측과는 별도로, 이 믹스테잎이 현 한국힙합 씬 최고의 랩퍼 중 한 명의 랩을 오롯이 담아낸, 어쩌면 우리가 믹스테잎이란 형태의 작업물을 두고 가질 수 있는 기대의 최고치를 충족시켜낼 만한 앨범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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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I (2012-04-30 11:36:53, 152.99.152.**)
      2. 개인적으로 스윙스의 RAw한 랩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정규 낼 때부터 믹테에 비해선 좀 조용조용(?)한랩을 많이 선보이는듯
        물론 그런랩을 들으면서 스윙스가 새로운 모습을 선보여서 좋았음(리리컬 몬스터9,10 같은건 라임이나 언어 유희같은거에 집중해서 들으니 굉장히 재밌었음)
        근데 여신이나 A Master At Work 이런건 좀 듣기 거북했음
        A Master At Work 같은경우는 듣고 1분만에 바로끔ㅋㅋㅋ 내가 못따라가는건지 모르겠지만 MR에대한 거부감이 쩔었음 ㅋㅋㅋ
        그리고 갠적으로 지금 같은 음악 스타일도 좋지만 프로듀싱이 스윙스에게 100퍼센트 부합한다고 생각하지 않음,,,,,
        Raw하고 거침없는 스타일과 Lonely에서 한거같은 스타일을 잘 선별해서 섞어주면 정규에서도 졸라 쩔어줄듯(물론 개인적인 생각)
        여담으로 스컬-버팔로2012에서 한랩은 진짜 개 쩔었음 듣다고 소름돋았음 스윙스가 한랩중에 젤 거친느낌이들었음,,노래의 주인이 누군지 주객전도의느낌ㅋㅋㅋㅋ
      1. 변오식 (2012-03-10 04:48:28, 125.177.5.***)
      2. 한국 힙합음악계에서 많은 논란을 자타의적으로 일으킨다는 자체가 제가 보기엔 영리해 보이는 부분입니다. 타블로의 그 것과는 성격이 다르지요. 자신이 가진 실력들에 대해서 자신감이 돋보이고 있고 실제로 랩하는 가사들을 보면 듣는 재미도 있거든요.
        그러나 트랙들의 편차도 심한 편이라 퀄리티를 적정하게 컨트롤 할 수 있길 바라고 대중을 의식하는 만큼 듣고 싶은 부분을 채워주길 바래요.
      1. Lafayette (2012-03-07 00:11:09, 124.111.242.***)
      2. 스윙스의 앨범은 너무 타인을 의식하는듯 해요. 생각이 많거나.
        타블로처럼 완전히 영리한 MC는 또 아니라서 적절히 본능적으로 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완급조절이 아직 부족한듯..
      1. hizzy (2012-03-06 15:28:41, 220.93.77.**)
      2. 조금 핀트가 엇나간 앨범이 아닌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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