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Ghostface Killah
Album: Ghostdini: Wizard of Poetry in Emerald City
Released : 2009-09-29
Rating :
Reviewer : 양지훈







2008년 인터뷰를 통해 언급했던 대로 고스트페이스 킬라(Ghostface Killah, 이하 GFK)가 작정하고 알앤비-힙합 앨범을 만들었다. "All That I Got Is You", "Never Be The Same Again" 등 걸출한 알앤비 송을 간헐적으로 발표하던 GFK였기에, 그를 오랜 세월 지켜봤던 이들이라면, 그의 새 앨범을 심히 걱정스럽게 기다리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의외의 결과가 기다리고 있다.

[Ghostdini: Wizard of Poetry in Emerald City] 앨범에서 GFK는 그동안 입이 닳도록 왈가왈부하던 ‘코카인(cocaine)’에 대한 가사에서 선회하여 ‘Love(사랑)’, ‘Lust(욕정)’의 콘셉트를 택했다. 또한, 알앤비 프로듀서를 기용하고 존 레전드(John Legend), 라힘 드본(Raheem "Radio" DeVaughn) 등 알앤비 싱어를 대거 불러들이며, 제작 초기부터 구상해 오던 설정에 충실했다. 여인을 향한 달콤한 가사로 점철된 첫 싱글 "Baby"는 그런 콘셉트를 잘 살린 케이스라 할 수 있다. 라힘 드본의 코러스는 오토튠 코러스의 모범 사례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곡의 분위기를 주도면밀하게 이끈다. 사랑을 갈구하는 남자의 모습은 "Lonely" 등에서 꾸준하게 이어지며, "Stapleton Sex"에서는 돌연 밤일의 황제(?)로 탈바꿈한 GFK를 목격할 수 있다.

"Stapleton Sex"를 위시하여 본 앨범에는 지나치게 직설적인 성적 묘사가 많다. 직설적인 가사를 발산하는 것은 GFK의 자유이기 때문에 딴죽을 걸 이유는 없으나 문제는 GFK의 알앤비 넘버라 하기엔 초라한 트랙이 많다는 것이다. 특히, "I'll Be That"부터 시작되는 삐끗거림은 앨범의 후반부를 어중간함으로 몰아넣는데, 여성을 향한 GFK의 부르짖음은 변함이 없지만, 통통 튀는 비트가 듣는 이까지 삼천포로 빠지게 만든다. "She's a Killah"와 세 번째로 우려먹는 "Back Like That (Remix)"는 보너스 트랙이었기에 망정이지, 만약, 정식 트랙이었다면 정말 황당함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

작심하고 알앤비-힙합 앨범을 만든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선택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3집 시절의 명곡 "Never Be The Same Again"에 견줄만한 곡은 그리 많지 않다. 슬로우 잼(Slow Jam) 트랙 "Baby"에 준하는 곡이 몇 개만 더 있었다면, 이렇게 아쉬움이 크지는 않았을 것인데, 산만함이 화를 부르는 앨범이 되고 말았다. 영민한 래퍼 GFK의 모험에 박수치고 싶지만, 결과물의 완성도를 감안하면 차마 기립박수까지는 못 치겠다.




기사작성 / RHYTHMER.NET 양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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