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머
스크랩
  • [국외 리뷰] Brian McKnight - Evolution of a Man
    rhythmer | 2009-11-11 | 0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1185082008.jpg
    Artist: Brian McKnight
    Album: Evolution of a Man
    Released : 2009-10-27
    Rating :
    Reviewer : 황순욱







    크리스마스 앨범과 컴필레이션을 제외하면 제법 오랜만이다. 열한 번째 정규앨범 [Evolution of a Man]은 브라이언 맥나잇(Brian McKnight)이 지금껏 해오던 음악의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펼쳐지는 작은 진화(?)다. 여전히 근사한 목소리와 친근한 멜로디가 가을에 어울리게 펼쳐지고, 앨범의 곳곳에는 예상치 못한 몇 가지 실험도 담겨 있다. 머큐리와 모타운, 그리고 워너를 지나 예상 밖의 독립 레이블 E1에 자리 잡은 그는 좀 더 자유로운 환경에서 자신의 붓을 마음껏 휘둘렀다.

    브라이언 맥나잇과 "One Last Cry", 혹은 "Back At One"을 동의어로 기억하는 사람들은 이제 새로운 낱말을 요구할 때가 되었다. 사실 그의 최근 몇 년은 커리어를 해칠 정도는 아니었지만, 명성에 걸맞은 성과를 내놓지는 못했다. 해서, 지금 시점은 맥나잇이 커다란 선물상자를 내놓아야 할 타이밍이기도 하다. 적절하게 발매된 신작은, 그래서 조심스러운 마음이 든다.

    일렉트로니카의 가속도에 차분한 보컬을 불균형하게 맞물리고, 이펙터 걸린 랩을 양념처럼 가미한 "Next 2 U"나, 아프리카 토속 리듬을 살린 "I Betcha Never"는 맥나잇의 작은 변화를 체험할 수 있는 사례다. 하지만, 앨범의 중반부를 지나면서는 그가 가장 능숙하게 불렀던 슬로우 템포와 미드 템포 발라드 넘버가 연속해서 쏟아진다. 그 중 으뜸은 "Never Say Goodbye"로 피아노 연주와 애절한 보컬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손에 잡힐 것만 같다. 후반부에 이르면, 어쿠스틱 기타의 소박한 매력이 넘치는 "Always Be My Baby"와 작은 규모의 무대가 떠오르는 "While" 같은 트랙이 기다리고 있고, 가장 맥나잇다운 피아노 발라드 "Another You"로 정점을 찍는다.

    하지만, 멀리서 전체를 조망하면, 맥나잇의 진화는 아쉽게도 지난 [Ten]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사실 우리가 그에게 요구하는 것은 어떤 변화나 새로운 시도가 아니다. 그는 절대 변하지 않았으면 하는 뮤지션 중 한 명이고, 그의 음악은 똑같이 반복된다 하더라도 계속 들어줄 용의가 있다. 앨범의 전반에 배치된 다양한 시도보다는 이후에 들려오는 뻔한 레퍼토리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던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레이블을 옮기고 '진화'라는 거창한 수식을 단 브라이언 맥나잇의 새 앨범은 과연 그가 진화할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에 답하지도 못할뿐더러, 그렇게 적극적이지도 않다.

    대부분 팬은 그가 이보다 더 좋은 것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믿는다. 만약, 앨범을 듣고 공허함을 느꼈다면, 그것은 맥나잇의 능력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음악에 충분히 투영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전히 듣기 좋은 사랑 이야기가 있긴 하지만, 세월이 더 흘러 그가 과거의 음악들을 정리할 때 과연 이 앨범에서 무엇을 건져낼 수 있을까? [Evolution of a Man]은 중도에 머물러 이것도 저것도 성취하지 못했다.



    기사작성 / RHYTHMER.NET 황순욱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0

    스크랩하기

    • Share this article
    • Twitter Facebook
    • Comments
      1. layedup (2010-02-18 23:47:15, 125.130.252.***) 삭제하기
      2. 커리어에서 오점
        이번 내한때 여기 있는 곡 하나라도 제발 부르지 마시길
      1. Jiggyjiggy (2009-11-17 18:58:17, 59.10.148.***) 삭제하기
      2. 너무너무 지루하고 너무 임팩트 없고 어떠한 감동도 없는
        그냥 노래 있는 앨범
      1. 양가 (2009-11-14 20:41:43, 114.203.203.**) 삭제하기
      2. 오래 전부터 이미 일정 수준 이상의 경지에 올라 있는 그에게 또 한 번의 진화를 요구할 생각도 없고 요구하고 싶지도 않은데, 인간의 진화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들고 나와서 뭔가 이렇다할 성과는 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제 의견도 타 회원님들과 비슷한데, 저 또한 Back At One, My Kind of Girl, Still 등 이름만 들어도 알법한 노래들에 비견할만한 곡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그리고 브라이언 맥나잇의 앨범 중에는 1집을 something that lord made라고 칭하며 항상 최고라고 치켜 세우곤 하고요.

        아 이번 앨범에선... ibetchaneva 이 곡 상당히 이색적이었습니다.
      1. chopoi (2009-11-12 01:22:36, 58.225.100.**) 삭제하기
      2. "앨범의 전반에 배치된 다양한 시도보다는 이후에 들려오는 뻔한 레퍼토리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던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이 문장 정말 공감합니다.
        저도 베스트트랙은 another you를 꼽지만 이 곡 마저도 사실
        그의 과거 명곡들에는 비할바가 못되는거 같아서 아쉽네요.
      1. 아이스버그 (2009-11-11 22:53:56, 211.201.240.**) 삭제하기
      2. Another You를 제외하곤 실망적인 앨범이었습니다.. 저 또한 특별한 변화를 주지 않아도 기존 색깔을 유지하면서 충분히 좋은 곡을 만들 수 있을텐데 성급했는지 준비기간이 부족했는지 많이 아쉬운 앨범이네요.. Joe의 앨범은 굉장히 좋게 들었는데 반해 맥나잇은 좀 실망스럽습니다..
      1. Neter (2009-11-11 22:07:26, 221.133.135.**) 삭제하기
      2. 췌장을 관통하는 통렬한 리뷰입니다 ㅎㅎㅎ

        브라이언 본인이 지니고 있는 재능에 비해 'Back at One'에 버금가는
        명곡을 아직까지도 뽑아내지 못하고 있다는건 정말 넌센스죠;

        이번 앨범도 적잖이 아쉬운 앨범 중 하나가 되었네요..
    « PREV LIST 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