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외 리뷰] 50 Cent - Before I Self Destruct
- rhythmer | 2009-11-18 | 1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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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50 Cent
Album: Before I Self Destruct
Released : 2009-11-16
Rating : +
Reviewer : 예동현
이야기의 본격적인 시작은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뮤지션의 꿈을 꾸던 한 청년이 있었다. 이 패기만만한 청년은 탁월한 재능으로 관계자의 마음을 사로잡아 메이저 레이블과 계약하고도 몇 년간이나 앨범을 발표하지 못하자 자신의 처지에 분노한다. 이에 그는 “How To Rob"이라는 싱글을 발표해 잘나가는 랩 스타들을 상대로 강도행각을 벌이겠다는 선전포고를 하는데, 이 싱글로 그는 많은 랩 스타의 분노를 산다. 몇 차례의 폭력사건에 휘말리며 문제에 휘말렸고 급기야는 9발의 총격을 당한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청년은 더욱 날카롭고 거칠어졌다. 그러던 그에게 운명적인 만남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바로 당대 최고의 랩 슈퍼스타로 등극한 에미넴(Eminem)과 그의 스승 닥터 드레(Dr. Dre)였다. 그리고 2003년 [Get Rich Or Die Tryin']이 발매된다. 고난과 역경 속에서 랩 게임의 주변을 서성거리던 퀸스 출신의 한 청년이 드디어 숙원의 메이저 데뷔 앨범을 발표한 것이다. 그 이후의 이야기는 아마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피프티 센트(50 Cent)는 곧바로 랩 게임 최고의 위치에 올랐다.그러나 2007년을 기점으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상승세던 레이블은 위기를 맞았다. 피프티 센트의 그룹인 지유닛(G-Unit)의 정규 2집의 판매량도 신통치 않았고, 레이블 소속 뮤지션들의 2집도 줄줄이 실패했다. 더 게임(The Game)과 영 벅(Young Buck)은 탈퇴했고, 맙 딥(Mobb Deep)의 프로디지(Prodigy)는 감옥에 갔다. 피프티 센트는 여전히 탐욕스럽고 냉정하며 영리한 라임들을 쏟아냈지만, 예전과 같은 반응은 없었다. 그는 변하지 않았지만, 좋든 싫든간에 랩 게임은 변하고 있었다. 그리고 의미심장한 타이틀의 신보가 발매된다. 바로 이 앨범, [Before I Self Destruct]다. 이 앨범의 골자는 예전과 같다. 하지만, 무언가 다르다.
더는 배고픈 시절이 아니지만, 피프티 센트는 여전히 배고프다. 탐욕스러운 그의 라임은 여전히 시니컬하게 이야기의 핵심을 파고든다. 몇 번의 연기를 거쳐 발매되는 이 앨범은 뮤지션으로서 점점 진화하는 역량과 세월이 흘러도 무뎌지지 않은 여전한 감각을 자랑한다. "Baby By Me"의 시니컬함을 보라. '내 아기를 가져서 백만장자가 되어보라'라는 후렴구부터 최근의 랩-발라드 류의 히트곡에 길든 당신의 뒤통수를 치는 뻔뻔함을 보인다. 이런 라임을 아무렇지 않게 쓰는 래퍼가 몇이나 되겠는가? 내가 알기에는 피프티 센트가 유일하다. 스트릿 냄새가 물씬 나는 "Crime Wave", 헤이터(Hater)들에게 조롱과 함께 강력한 경고를 날리는 “Death To My Enemies", 닥터 드레의 웅장한 비트 위에 한껏 자기과시를 풀어놓는 "OK, You're Right" 등등 그의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은 뻔뻔함과 탐욕스러움을 화려한 스킬로 한껏 과시한다. 제목부터 무례한 "So Disrespectful"이나 피프티 센트 특유의 매력적인 훅 메이킹을 맛볼 수 있는 클럽넘버 ”Get It Hot"도 매력적이다. 그가 가진 흡입력은 실로 변함없이 강렬하다.
이 앨범이 현재의 다른 앨범과 차별화되는 가장 큰 요소는 바로 이것이다. 트렌드는 바뀌었다. 앞으로도 바뀔 것이다. 잘게 쪼개져 변화무쌍하게 휘둘러대는 리듬트랙과 오토튠, 미니멀한 소스의 멜로디들은 앞으로 또 다른 유행에 의해 대체될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트렌드는 여전히 대다수의 래퍼를 움직이는 거대한 흐름이다. 제이지(Jay-Z)도 그런 유행을 자신의 취향대로 바꿔 대히트를 기록했고 드레이크(Drake)나 키드 커디(Kid Cudi)같은 신예들도 이런 흐름을 능란하게 요리하며 다음 세대의 정상을 향해 솟구치고 있다. 단순히 서던 랩이라고 부르기 어려운 음악들이 더티 사우스 지역을 넘어서 랩 음악계 전반을 움직이는 지금, 피프티 센트는 그런 유행에 몸담기보다는 오히려 더욱 데뷔 초기의 하드코어 함으로 복귀하려 한다. 지난 앨범은 자신의 스타일과 당시의 유행을 적절하게 혼합해 균형을 잡은 수작이었지만, 새로운 팬들의 입맛을 자극하지도, 기존의 마니아들에게 충분히 어필하지도 못했다.
그러나 피프티 센트의 신보 [Before I Self Destruct]는 오히려 더욱 철저하게 그의 초창기를 떠올리게 한다. 물론, 완전히 똑같은 것들을 반복한다는 말은 아니다. 그는 나이를 먹었고 사회적 위치도 달라졌으며, 생활 자체도 완전히 변모했다. 그것들은 그의 음악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하지만, 그의 기본적인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스타일로 정상에 올라섰고 자신의 스타일을 포기하지 않았다. 다른 이들이 모두 변화를 선택할 때 그는 자신의 자리를 우직하게 지킨 것이 이 앨범을 가장 특별하고 다르게 만든다. 커머셜하고 대중적인 곡을 원한다면, 이 앨범은 만족스러울 것이다. 하드코어 힙합의 마니아라면 이 앨범은 사랑스러울 것이다. 당신이 피프티 센트의 팬이라면? 후회는 없을 것이다. 만약, 당신이 피프티 센트의 헤이터(Hater)라서 이 앨범을 통해 그의 파멸과 몰락을 지켜보고 확인하고 싶었다면, 다음 기회를 노리시라.
기사작성 / RHYTHMER.NET 예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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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YGA (2013-11-23 12:42:27, 112.144.245.***)
- Curtis보다 좋았다고 봅니다 Curtis는 뭔가 그전에 The Massacre,Get Rich Or Die Tryin이랑 너무 비교된나머지 Curtis는 뭔가 좀 허전한 느낌 get up을 넣어줬어야 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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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석근 (2009-11-19 14:17:35, 210.20.104.**)
- 리뷰 잘읽었고 수고하셨습니다
예전부터 제가 불평만 늘어놓았는데
제일 많이 듣고있네요
50센트란 네임밸류에 그동안의 앨범들과
특히 앨범 나오기전에 내놓았던
Get Up,OK, You're Right같은 싱글들
때문에인지 기대를 진짜 많이했는데
기대감이 너무 컸나요?
싸이코나 Get It Hot은 예전 앨범에 있는 형태를 유지하네요
싱글에서도 많이 팔렸지만 Baby By Me는 진짜 제대로 노린듯
아이튠즈스토어 보면 엄청 팔리네요
가사내용과는 달리 순수사랑을 그린 뮤비도 멋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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