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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The Weeknd - Trilogy
    rhythmer | 2012-11-29 | 6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The Weeknd
    Album: Trilogy
    Released: 2012-11-09
    Rating:
    Reviewer: 오이









    유튜브를 통해 처음 세상에 음악을 알린 위켄드(The Weeknd)는 정력적인 음악작업을 통해 2011년 한해에만 총 3장의 믹스테잎을 발표하여 평단의 호평을 얻어냈다. 그리고 입소문을 타고 퍼진 그의 재능은 드레이크(Drake), 위즈 칼리파(Wiz Khalifa) 등을 통해 주류에 이름을 올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캐나다 출신의 젊은 싱어송라이터인 위켄드의 음악은 기존의 뮤지션들을 통해 익히 다듬어져 왔던 하이브리드한 사운드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지만, 확실히 그들과는 차별화된 사운드를 갖추고 있다. 느릿하고 나이브한 진행이 주를 이루면서도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것은 은밀하게 깔린 변칙적인 구성 때문이다. 어느 곡 하나 도드라짐 없이 일관된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음에도 지루하지 않게 느껴지는 것도 실험이라 해도 좋을 만큼 각종 소리를 절묘하게 조합한 결과다. 알앤비를 베이스로 트립 합이나, 칠 아웃, 덥스텝 등등, 일렉트로닉장르가 주는 몽환적이고 서늘한 에너지의 가미는 위켄드의 음악적 감각을 뚜렷하게 해주었으며, 흡사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을 떠올려도 좋을 만큼 날카롭고 노련한 보컬은 음악의 완성도를 높여주는데 적잖은 기여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발표한 3장의 믹스테잎 [House of Balloons], [Thursday], [Echoes of Silence]에 수록된 곡들을 비롯해 신곡 “Twenty Eight”, “Valerie”, “Till Dawn (Here Comes the Sun)”을 넣은 [Trilogy]는 현재 알앤비의 흐름에 새로운 줄기를 만드는 신예 뮤지션의 당당한 도전과도 같은 앨범이다. 전반적으로 비슷한 또래 뮤지션들 사이에서 단연 돋보이는 영민한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첫 싱글로 발표된 “Wicked Games”는 사이키한 비트를 가미한 멜로디컬한 슬로우 잼 곡으로 깔끔한 멜로디 라인과 빈티지한 이미지워크가 돋보이는 곡이다. 사랑의 확신을 얻으려는 애절하면서도 저돌적인 가사가 절묘하게 어우러지면서 감각적으로 구현되고 있다. 그리고 이 곡과 함께 대중에게 호소할만한 곡은 “Twenty Eight”과 “Rolling Stone”을 꼽을 수 있는데, 모나지 않고 보편적 감성이 묻어나는 이 곡들은 딱히 집중해 듣지 않아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감흥의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 이런 팝적이고 이지-리스닝한 감성은 국내에서도 좋은 반응을 끌어내기에 적합한 곡이 아닐까 싶다.

    위켄드의 음악이 어둡고 음습한 어반 사운드의 기조를 이루게 된 것은 알앤비를 바탕으로 한 다운템포의 일렉트로닉한 사운드를 전면적으로 수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High For This”, “The Knowing, Thursday”, “The Fall” 등을 통해 드러나는 트립 합이나 칠 아웃 등, 느릿한 호흡의 다운템포는 [Trilogy]의 뼈대를 이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소리의 다양한 활용은 사용빈도와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을 안겨주는데, 위켄드의 음악은 메인스트림의 그것들과 견주어도 지지 않을 만큼 제법 노련하게 어우러져 있다.

    또한, “House of Balloons / Glass Table Girls”, “Valerie”, “D.D” 등을 통해 흡사 마이클 잭슨을 연상케 하는 보컬로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마이클 잭슨의 직속후배라고 해도 좋을 만큼 음색이나 날카로운 보컬 스타일이 똑 닮아있어, 한편으론 망자에 대한 묘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게도 한다. 그리고 이런 사실을 인정한 것처럼 마이클 잭슨의 “Dirty Diana”를 커버(“D.D”)하여 리스너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주기도 했다.

    비록, [Trilogy]가 신곡들로 구성한 앨범이 아닌 기존의 믹스테잎을 묶은 것이라서 상업적 가치는 떨어질지 몰라도, 소장해야 할 앨범 자체로서 가치는 충분하다. 고집스러울 만큼 분명하게 자신의 음악을 분류해 놓은 위켄드는 미개척지의 금광처럼 무한한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으며, 아직은 채굴 초기 단계라는 점이 기쁘기까지 하다. 우왕좌왕 하지 않고 자신이 하고 있는 음악이 어떤 것인지 정확히 꿰뚫고 있다는 것만 보아도 앞으로 그가 보여줄 행보에 대해 기대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물론, 그에 대한 진짜 평가는 믹스테잎이 아닌 정규 앨범을 통해 판가름해야겠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흐름만 잘 탄다면, 위켄드 역시 프랭크 오션(Frank Ocean), 미겔(Miguel) 등과 함께 현재 알앤비의 신기조를 이룰 인물로 명명하기엔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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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블랙맘바 (2013-01-12 21:01:08, 118.36.243.**)
      2. Twenty Eight 정말 좋더군요~ 나머진 제 취향과는 거리가 있는듯..
      1. 칸예수 (2012-12-03 23:09:37, 121.150.216.**)
      2. 믹스테입이라는 자체의 한계가 뚜렷하긴하나
        들으면서 위켄드의 감성에 소름돋은적이 한두번이 아니네요

        요즘 잘 듣고있습니다.
        겨울이라 그런가 알앤비 많이 찾아듣게 되는군여
      1. 정재기 (2012-12-02 18:50:26, 121.64.143.***)
      2. 징짜 요즘 계속듣고있슴다
        요즘 알엔비 엘범이 너무반가워서ㅠㅠ
      1. seok ho, lee (2012-12-02 11:01:23, 119.149.175.***)
      2. 저하고 반대시네요. 믹스테입 3개를 공짜로 받은 저로서는 weeknd의 역사적 3 믹스테입을 싼 가격에 cd 매체로 출시 해준 것에 상당히 감사하더군요. 신곡 3곡도 추가 해주어서.. 갠적으로는 kendrick이나 frank의 믹스테입도 이들이나 danny brown처럼 vinyl로 다시 출시 해줬으면 하네요.
      1. 윤정준 (2012-11-29 21:02:20, 122.34.149.***)
      2. Frank Ocean, Miguel, The Weeknd 이 셋다 각기 색깔이 뚜렷해서 좋아요.

        작년에 나온 믹스테입들이 정규로 나온것은 아쉬웠지만
        워낙 완성도가 높고, 깊고 짙은 음악들이라 앞으로가 더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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