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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Alicia Keys - Girl on Fire
    rhythmer | 2012-12-03 | 6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Alicia Keys
    Album: Girl on Fire
    Released: 2012-11-22
    Rating:
    Reviewer: 오이









    ‘RCA Records’에서 발표되는 앨리샤 키즈(Alicia Keys)의 다섯 번째 정규작 [Girl on Fire]는 결혼과 출산 후 발표되는 첫 앨범이기도 하지만, 그동안 완만한 하향세를 이루고 있던 행보에 브레이크를 걸어야 할 중요한 작품이다. 아무리 재능 있는 뮤지션이라고 해도 침체기는 오기 마련이다. 신데렐라라고 불릴 만큼 대단히 성공적인 데뷔를 이뤘던 앨리샤 키즈는 그런 면에서 본다면, 꾸준히 자기 관리를 착실하게 해온 영리한 뮤지션이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싱어송라이터로서 고유의 모습을 잃지 않으며, 어색하지 않게 시류에 합류할 줄 아는 몇 안 되는 메이저 스타이기도 하다. 물론, 전작인 [The Element of Freedom]의 상업적, 비평적 실패는 그녀의 커리어의 위상을 다소 위태롭게 했지만, 본작을 통해 그녀는 ‘21세기 영향력 있는 여성 아티스트’임을 확고히 다지게 한 또 다른 의미의 초석을 만들었다.

    남편인 스위즈 비츠(Swizz Beatz)를 비롯해서 베이비페이스(Babyface), 살람 레미(Salaam Remi), 닥터 드레(Dr. Dre), 프랭크 오션(Frank Ocean), 로드니 저킨스(Rodney Jerkins) 등등, 많은 이들이 참여한 이번 앨범은 얼핏 참여 진만 본다면, 기대보다 우려가 들 수도 있겠지만, 다행히도 공개된 트랙을 통해 단숨에 기우에 그치게 했다. 프로듀서로서 실력있는 동료들에게 전적으로 기대는 것이 아니라 앨범 전체를 자신의 입맛에 맞게 주무르는 주체자로서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하였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본인의 탄탄한 음악적 특성을 기반으로 과하지 않게 적당히 조율하여 필요한 것은 취하고 그렇지 않은 것은 과감히 제외하는 앨범 장악력은 이번에도 잘 드러났다.

    니키 미나즈(Nicki Minaj)가 게스트 스타로 참여한 첫 싱글 “Girl on Fire”는 80년대식 드럼 비트를 기반으로 (Billy Squier의 “The Big Beat”를 샘플링했다.) 날카로우면서도 시원하게 몰아치는 멜로디와 그를 받치고 있는 사운드가 잘 맞물린 트랙이다. 지금까지 해온 음악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진행이라 새로울 건 없지만, 필요한 만큼 어레인지된 피아노 선율을 기반으로 명실상부한 앨리샤 키즈식 음악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보여준다는 점에서는 그녀의 필연적인 선택처럼 여겨진다. 비록, 다소 진부한 진행 탓에 킬링 트랙이라 할 순 없지만, 싱글로서 충분히 매력을 갖고 있는 트랙이다.

    앨리샤 키즈라고 하면, 감성 넘치는 피아노 선율과 섬세한 멜로디 라인이 강점이다. 클래식한 인트로 곡 "De Novo Adagio"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피아노는 그녀에게 하나의 도장처럼 언제나 최대한 노출해 왔는데, 전매특허처럼 되어버린 피아노 멜로디는 이번에도 다수의 곡에서 부각된다. 소울풀한 팝/알앤비 곡인 “Brand New Me”를 비롯해서 복고적인 비트가 인상적인 “Tears Always Win”, 웅장한 가스펠적 감성이 돋보이는 “101” 등, 각각의 곡에 드러난 활용법은 달라도 음악 전체를 관통하는 소울풀한 피아노 선율은 여전히 그녀에게 가장 강력한 무기로 작용하며, 앨범을 윤기 있게 한다. 초기 히트작들에 비한다면, 멜로디의 한계가 느껴지기도 하지만, 아직은 대중이 듣고 싶어하는 그녀의 음악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꿰뚫고 있는 듯하다.

    이젠 “Fallin'”이나 “If I Ain’t Got You” 같은 히트 싱글을 기대하기는 다소 어려울지 몰라도 여전히 멜로디 메이커로서 재능을 보여준 [Girl on Fire]는 상업적 기대에 연연한다기보다는 오롯이 자신을 되돌아보는 데 주력하는 느낌이다. 유명한 동료들의 참여 자체가 커머셜한 것을 기대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스스로 침체기를 인정하고 다양한 이들에게서 영감을 얻어 이 시기를 극복해 나가려는 의지는 분명, 상업적 성공 이상의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현재 조용히 흘러내려 가던 물줄기를 [Girl on Fire]로 급하게 막아놓기는 했지만, 언제 다시 무너져 내릴지는 알 수 없다. 특히, "Girl On Fire"나 "New Day" 등에서 노출되는 여전히 버리지 못하는 취향은 하나의 숙제처럼 남아있다. 하지만 멜로디 메이커로서 탄탄한 실력을 입증하고 음악을 장악하는 능력 또한 여전하다는 점은 그녀가 날개 없는 추락을 한다 해도 최소한의 안전망 역시 설치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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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칸예수 (2012-12-03 23:06:41, 121.150.216.**)
      2. 처음에 선공개된 Girl on fire를 처음 막 들었을때
        생각보다 많이 변했네라고 생각되었지만 막상 계속 듣다보니 크게 굴레를 벗어난 느낌은 아니더군여
        '좋은'앨범 혹은 수작 이라고 평하기는 어려운 감이 있습니다만
        '괜찮은'앨범이 틀림 없습니다.

        다만 항상 우려되는 점은 지적하신 면들 외에도 앨리샤 키스가 가지고 있는 여러가지 장점들을 좀 외적이든 내적이든 억누르는 모습이 보여요
        비욘세랑 같은해에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요즈엔 그 추가 비욘세 쪽으로 많이 기우는 것이 팬으로써 항상 아쉽습니다.

        그럼에도 항상 앨범은 기대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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