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외 리뷰] Inspectah Deck + 7L & Esoteric - Czarface
- rhythmer | 2013-03-06 | 17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
Artist: Inspectah Deck + 7L & Esoteric
Album: Czarface
Released: 2013-02-19
Rating:
Reviewer: 양지훈
힙합 역사를 통틀어 가장 멋진 EP로 손꼽히는 [Speaking Real Words]의 첫 트랙에서 손발을 맞췄던 인스펙타 덱(Inspectah Deck), 세븐엘(7L), 에소테릭(Esoteric)이 다시 뭉쳤다. 게다가 이번에는 싱글이 아닌 프로젝트 앨범으로 정면 승부를 하려 한다. 그들은 이번 프로젝트를 'CZARFACE'라 명명하고 1년 가까이 작업에 몰두했다.앨범 발매 전부터 차근차근 공개되던 곡에서 느낄 수 있었듯이, [CZARFACE]는 골든 에이지('90년대 초중반 힙합)의 노골적인 재현이라는 이미지를 강렬하게 내뿜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이미지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는 당연히 비트메이커인 세븐엘이며, 애초부터 '90년대 힙합 스타일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었던 장인인 만큼, 곡의 전개는 타이트하다. 샘플링을 기반으로 하고, 알게 모르게 '90년대 힙합퍼들의 목소리를 의외의 구간에 숨겨놓기도 했으며, 랩퍼나 보컬리스트의 목소리보다는 턴테이블 리릭으로 후렴구를 처리하는 경우가 더 많다. 여기에 에소테릭의 현란한 랩과 인스펙타 덱의 정박으로 밟아가는 청명한 목소리의 랩이 더해져 15년 전의 "Speaking Real Words"에 버금가는 곡들이 여럿 탄생했다.
비슷한 작법의 연속이라는 이유로 지루한 전개를 우려할 필요는 없다. 가장 인상적인 트랙으로 꼽히는 초반부의 "Cement 3's"를 필두로 샘플링의 진수를 만끽할 만한 곡이 산재해 있으니 말이다. 턴테이블 리릭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한 곡으로 지목할 만한 "Savagely Attack"은 고스트페이크 킬라(Ghostface Killah)의 참여까지 이루어져 이색적인 곡으로 남을 것이 분명하다. 앨범 후반부의 "Shoguns", "Hazmat Rap" 등에서는 인스펙타 덱과 에소테릭이 짧은 랩을 수시로 주고받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하는데, 메쏘드 맨(Method Man)과 레드맨(Redman) 콤비 못잖은 끈끈함(?)이 돋보인다. 게스트 프로듀서 디제이 프리미어(DJ Premier)의 이름도 눈에 띈다. 세븐엘이 자신의 음악 세계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고 여러 차례 얘기했던 우상을 자신의 앨범에 참여시킨 셈이다. 한 곡("Let It Off")에 참여하여 자칫 이벤트성 참여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의 이름에 막연하게 거는 기대감이 남아있는 리스너라면 참여 자체가 그저 반가울 것이다. 어두운 느낌의 두 마디 루프를 돌리면서 턴테이블 리릭으로 후렴구를 처리하는 모습은 세븐엘의 그것과 매우 흡사할 뿐만 아니라, 앨범의 전반적인 분위기와도 무척 비슷하여, 얼핏 들으면 세븐엘이 만든 곡 중 하나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앨범은 전반적으로 특별히 흠 잡을 데가 없다. '90년대 힙합의 재현이라는 코드에 매우 충실하여 마치 올곧은 대나무의 결을 만지는 것 같은 느낌이다. 이것이 이 앨범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라 보면 된다. 최근 발매된 힙합 앨범 중 '90년대식 힙합에 가장 근접한 앨범이며, 그러한 사실만으로도 들어볼 가치가 충분하다. 또한, 단언컨대 항상 프로덕션의 빈약함이라는 숙제를 남겼던 에소테릭의 솔로 앨범보다는 [CZARFACE]의 사운드가 몇 갑절 더 알차다. 인스펙타 덱의 사정도 별반 다를 바가 없다. 소리소문 없이 공개됐던 [Manifesto] 시절과 비교하면 지금의 그의 모습이 훨씬 멋지지 아니한가. 별도의 디스코그래피가 존재하지 않던 세븐엘에게도 좋은 선택인 것은 마찬가지. [CZARFACE] 프로젝트는 베테랑 3인, 모두의 커리어에서 플러스 요인이 될 게 확실하다.
17
-
-
- Messlit (2013-03-07 20:52:55, 117.111.1.***)
- coment 3s 나올때 지릴뻔
-
- 양지훈 (2013-03-06 21:40:40, 1.241.76.***)
- [Speaking Real Words EP]를 능가할 작품은 만들기 불가능하다는 것을 7L + Eso 본인들이 가장 잘 알고 있을 듯합니다.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EP 이후부터는 굴곡이 많네요...
그래도 이번 앨범이 당시 EP와 가장 비슷한 분위기의 앨범인 것만은 확실합니다.
-
- 조호재 (2013-03-06 16:26:17, 165.243.111.**)
- 마음에 드는 앨범이긴 하지만....
Speaking real word 를 능가하는 무언가는 역시나 만들어내지 못한 것 같아서 조금은 아쉽네요.
-
- unknownn (2013-03-06 14:36:35, 221.147.16.**)
- 몇 곡이 공개되었을 때의 기대치는 채우지 못했지만, 아주 마음에 쏙 드는 앨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