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외 리뷰] Slaine – The Boston Project
- rhythmer | 2013-05-06 | 2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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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Slaine
Album: The Boston Project
Released: 2013-04-16
Rating:
Reviewer: 양지훈
슬래인(Slaine)은 보스턴을 기점으로 다양한 활동을 전개 중인 하드코어 랩퍼이다. 솔로 활동은 기본이고, 그룹 라 코카 노스트라(La Coka Nostra)의 일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어린 시절 우상이었던 선배 에도 쥐(Ed O.G.)와도 스페셜 팀즈(Special Teamz)라는 그룹을 만들어 발자취를 남겼다. 2000년대 중반부터 꾸준히 솔로 앨범 작업을 이어오며, 열혈남아의 이미지를 갖게 된 이 1977년생 랩퍼가 이번에는 이색적인 시도를 감행했다. 보스턴 로컬 힙합의 자부심을 바탕으로, 자신의 솔로 앨범에 지역 랩퍼들을 대거 참여시키는 프로젝트이다. 앨범 제목 [The Boston Project]가 말해주듯이, 보스턴에서 활약하고 있는 재능들을 의도적으로 집합시켜 콜라보레이션의 진수를 보여주려는 야심 찬 계획이다.슬래인의 이전 앨범에서 그랬듯이, 이번 작품도 프로듀서 루 발츠(Lu Balz)의 지원으로 이루어졌다. 더불어 쟁쟁한 실력을 갖춘 보스턴 랩 도사들의 무더기 참여가 줄을 잇지만, 그 와중에도 자신이 주인공이라는 점만은 늘 각인시키려 했다는 게 엿보인다. 구루(Guru)가 없는 현 시점에서 보스턴의 대표적인 노장으로 불리는 에도 쥐가 등장하는 곡("Buildin' With Edo")은 힙합 마니아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순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며, 또 다른 노장 에소테릭(Esoteric)을 비롯한 다수의 게스트가 참여하는 "Bible Pages"의 위력도 만만찮다. 게스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화려한 스킬을 뽐내면서 슬래인의 든든한 서포터임을 자처하는데, 특유의 훈훈함이 청자의 귓속에서까지 느껴질 정도이다.
초반부의 느낌이 특히 산뜻하다. 선전 포고 형식의 첫 곡 "Evolution of the Kid"를 거쳐 등장하는 "Nothin' But Business"는 올드 힙합 팬들로 하여금 스눕 독(Snoop Dogg)의 옛 앨범을 다시 찾아 듣게 만드는 코러스로 우리를 즐겁게 한다. 짧은 마디에서도 무척 타이트한 랩을 이어가는 슬래인의 힘이 이 곡에 잘 농축되어 있다. "Cocaine & Whiskey"처럼 보컬리스트의 대동 없이 노래하는 슬래인을 어색하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는 곡도 많은데, 이러한 면도 앨범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초반의 타이트함과 재치를 이어가지 못하고, 너무 긴 러닝타임으로 느슨함과 지루함을 유발하는 것은 두고두고 아쉬운 지점이다. 앨범 중반부터는 초반의 타이트함이 무색할 정도로 힘이 달리는 느낌이다. 계속되는 열혈 랩 게스트들의 속사포 같은 랩도 건반 음을 토대로 하는 단조로운 곡 전개 앞에선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아마도 하드코어 랩 앨범은 러닝타임이 길수록 청자를 지치게 만든다는 사실을 간과한 듯하다. 아무리 날고 기는 보스턴 랩 달인들이라 해도 한 시간의 러닝타임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슬래인은 이보다 강도 높은 옥석 가리기 작업을 통해 느슨한 느낌의 몇몇 트랙을 과감하게 제외해야 했다.
어찌 됐든 '보스턴 재능 끌어모으기'라는 이색적인 목표는 어느 정도 성공적이다. 콜라보레이션을 기본 컨셉트로 하면서도 주인공의 존재감을 유지한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많은 부분에서 고민을 거듭한 흔적이 역력하다. 라 코카 노스트라 내에서 일 빌(Ill Bill)의 그늘에 가려진 듯한 이미지를 씻는 데에도 도움이 될만한 작품이다. 다만, 40분가량의 짧은 시간 안에서 보스턴 랩 괴물들의 무시무시한 힘을 보여줬다면 더 좋은 작품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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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esslit (2013-05-06 17:37:04, 165.132.245.***)
- 슬레인은 요새 포텐이 터진듯싶네요... wolrd with no skies부터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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