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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French Montana - Excuse My French
    rhythmer | 2013-06-10 | 6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Artist: French Montana
    Album: Excuse My French
    Released: 2013-05-21
    Rating:
    Reviewer: 강일권









    모로코 태생의 프렌치 몬타나(French Montana)는 지난 2007년이래, 수많은 믹스테잎을 발표해왔지만, 이렇다 할 인상을 남기진 못했다. 그럼에도 그는 꾸준히 매체와 메이저 레이블의 레이더망 안에 있었고, 결국, 거대 힙합 레이블인 배드 보이(Bad Boy Records)와 메이박 뮤직(Maybach Music Group)의 공동 제작아래 데뷔 앨범을 준비하기에 이른다. 그만큼 몬타나의 데뷔작 [Excuse My French]는 메인스트림 힙합 씬의 주요 기대작 중 하나였다. 몇 번의 발매 연기 끝에 드디어 앨범은 발표되었고, 예상대로 적당히 세련된 비트와 호화로운 참여 진이 뒤를 받치고 있는데, 가장 큰 문제는 이거다.

     

    난 리릭컬(Lyrical)해지려고 애쓰지 않아(필자 주: 멋지거나 복잡한 가사를 쓰려고 하지 않아). 난 단지 음악을 만들 뿐이라고. 그 느낌이 좋거든.”

     

    이상 앨범 발매 전 매체 ‘Xclusive Zone’과 인터뷰에서 몬타나가 자신 있게 밝힌 랩에 대한 가치관은 본작에 치명타로 작용한다. 라임 구조, 주제, 혹은 메시지, 스토리 전개 등은 일단 제쳐두고 느낌에 충실하고자 한다는 그의 랩은 루페 피애스코(Lupe Fiasco)나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처럼 깊이 있고 센스 있는 가사를 자랑하는 랩퍼들과 비교는 차치하고, 요즘 가벼운 클럽 뱅어에 주력하는 신인들하고만 비교해봐도 당황스러울 만큼 단조롭고 유치하다. XXL이 뽑은 ‘2012 가장 주목해야 할 신예(XXL's Freshman Class)’ 중 한 명이었다는 게 무색할 정도다. 싱글 “Pop That”“Freaks”를 비롯한 앨범 전곡을 통해 그는 보석과 돈, 그리고 여자와 차를 (나쁜 의미에서) 있는 그대로 뽐내고 남성성을 과시하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있는데, 그게 어느 정도 수준이냐 하면, ‘나 돈 많아. 보석 많아. 대마초 피우자. 내가 짱이야!’ 식이다 -주제가 이렇다는 게 아니라 실제 표현이 이렇다! 일명 스트립 클럽 용 뱅어를 표방한 싱글이 대세를 이루는 작금의 트렌드를 고려했을 때 상업적 노림수가 담긴 한두 곡이야 가사를 제외한 다른 부분의 장점이 있다면, 단점을 커버하는 게 가능하다 해도 앨범 전반에 걸쳐 이런 식이다 보니 상황이 심각해진다.   

     

    사실 머리에 치명적인 총격을 당하고도 살아남은 바 있는 그는 마음만 먹으면, 아니 노력만 하면 어느 정도 괜찮은 드라마를 만들어낼 수 있는 배경을 가진 랩퍼다. 그러나 많은 하드코어 랩퍼들이 일종의 훈장처럼 여기며, 있는 말 없는 말 보태서 장대한 드라마로 승화시키기 좋아하는 이 소재마저도 몬타나는 나 어떤 놈한테 총 맞았었어.’라는 1~2줄 정도의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는 가사로 소비하고 만다. 이건 총격이나 살인을 미화하거나 자랑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말하는 진정한 면모가 아니라 거의 랩퍼로서 직무유기 수준이다. 그런 탓에 흩뿌려지는 드럼과 유려한 건반이 어우러지며 장엄한 사운드를 연출하는 데 성공한 첫 곡 "Once in a While"의 감흥도 딱 프로덕션에서 그치고 만다. 역동적이고 타이트한 리듬 파트의 전개가 인상적인 “Freaks” 역시 단순하지만, 스토리텔링으로라도 풀어가려는 게스트 니키 미나즈(Nicki Minaj)와 달리 횡설수설 하는 몬타나의 랩 때문에 좋은 평을 내리기 어렵다.

     

    본작의 더 큰 난관은 몬타나의 가사가 지닌 빈약함을 상쇄할만한 요소마저 부족하다는 점이다. 앞서 잠시 언급한대로 프로덕션은 적당히 세련되었으나 동시대 메인스트림 힙합 앨범들과 비교하여 특별히 뛰어난 지점이 있는 건 아닌데다가, 무엇보다 가장 하이라이트라 할만한 비트들인 "Throw It in the Bag" "Ocho Cinco" 같은 곡들이 디럭스 버전의 보너스 트랙이라는 사실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지점이 아닐 수 없다.

     

    분명 프렌치 몬타나의 톤과 플로우는 어느 정도 매력적이고, 모든 랩퍼들이 복잡하고 센스 있게 라임을 짜거나 의식있는 주제가 담긴 랩을 할 필욘 없다. 그러나 사람들의 흥을 돋우는 데 충실한류의 힙합 음악 중에서도 일정 수준 이하의 완성도를 들려주는 몬타나의 힙합이 음악적인 평가에서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는 것 또한 자명한 사실이다. 더구나 리릭컬함을 추구하는 랩퍼들도 충분히 느낌에 충실한 랩을 들려주고 있고 말이다. 그는 너무나도 자신 있게 내 앨범은 클래식이 될 거야! 영원할 거라는 얘기지.”라고 장담했지만, 결국, ‘미국 랩퍼들의 흔한 자뻑에 그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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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mments
      1. Drizzy (2014-08-12 14:51:53, 180.65.7.***)
      2. 살면서 들어본 앨범 중 가장 쓰레기이자 앞으로 이보다 더 쓰레기같은 앨범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 장담합니다. 프렌치 몬타나의 2집 정도면 모를까
      1. E-Dub (2013-06-19 01:32:49, 112.169.11.**)
      2. Vicious - freaks는 더기프레쉬의 비트박스와 함께 어우러지는 참 멋지는 노래인데...능욕이라고 생각합니다.
      1. 장경일 (2013-06-11 11:48:53, 211.227.119.***)
      2. '머리에 치명적인 총격'. 총알이 영 좋지 않은 곳에 맞는 바람에 가사 고자가 된거였군요. 내가 가사 고자라니! 가사 고자라니!!!!!!!!!!!!!!!!!!!!!!!!! 말도 안된다고! T.T
      1. 쥬엘즈 (2013-06-10 22:32:21, 61.72.80.**)
      2. 팝댓만 즐겨듣는중이에요 ㅋ
      1. Junenee (2013-06-10 21:07:06, 180.69.111.**)
      2. “내 앨범은 클래식이 될 거야! 영원할 거라는 얘기지!”
        망한 앨범계의 클래식으로서 영원할 거 같긴 하네요 ㅋㅋㅋ
        그냥 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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