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외 리뷰] Kelly Rowland - Talk A Good Game
- rhythmer | 2013-07-12 | 4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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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Kelly Rowland
Album: Talk A Good Game
Released: 2013-06-14
Rating:
Reviewer: 강일권
비욘세(Beyonce)의 포스가 워낙 대단하다 보니 가려진 감이 있어서 그렇지 켈리 롤랜드(Kelly Rowland)의 커리어도 꽤 성공적이었다. 무엇보다 음악적으로 따지자면, 롤랜드야말로 데스티니스 차일드(Destiny’s Child) 멤버 중에서 가장 알앤비의 장르적 특성에 기반을 두고 활동해온 뮤지션이라 할만하다. 그러나 정규 3집이었던 전작 [Here I Am]에서 현 메인스트림 차트를 수놓고 있는 팝 발라드와 EDM을 적극적으로 껴안은 시도는 그녀의 커리어에서 오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실망스러운 결과를 낳았는데, 다행스럽게도 이번 앨범에선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 덤으로 커버까지 롤랜드의 솔로작 중 ‘남성팬 흥분지수’ 최고치를 찍는다.본작의 가장 주요한 감상 포인트는 그녀가 프로덕션적으로 집중한 부분, 즉 롤랜드의 음악적 뿌리라 할 수 있는 80년대부터 90년대까지의 컨템포러리 알앤비 사운드다. 끈적끈적하고 그루비한 알앤비 음악에 팝의 달콤함이 스며들고, 힙합 음악의 리듬감과 샘플링 작법이 결합한, 어쩌면, 대중 사이에서 알앤비의 가장 전형적인 형태로 기억될만한 당대 스타일의 구현은 [Talk A Good Game] 곳곳에서 실감할 수 있는데, 충실한 구현보다는 오늘날 트렌드인 일렉트로닉 사운드의 소극적인 도입이나 세련된 사운드 디자인을 통해 장르와 범 대중적 스타일 사이에서 효과적인 줄타기를 선보인다는 게 특징이다. 리코 러브(Rico Love), 퍼렐(Pharrell), 더-드림(The-Dream), 마이크 윌 메이드 잇(Mike WiLL Made It) 등등, 곡마다 여러 명의 다른 프로듀서들이 참여한 전형적인 메이저 상업 앨범의 외양을 보여주지만, 잘 조율된 총괄 프로덕션 덕에 구성과 흐름도 만족스럽다.
특히, 21세기형 슬로우 잼이라 부를만한 첫 싱글 "Kisses Down Low", 포크-팝 뮤지션 조니 미첼(Joni Mitchell)의 “Big Yellow Taxi” 후렴구를 빌려와 좀 더 귀를 잡아 끄는 멜로디 라인으로 재구성한 “Gone”, 가정 내 폭력의 문제점을 다룬 노랫말과 그에 어울리는 롤랜드의 보컬과 묵직한 건반이 가슴을 짓누르는 “Dirty Laundry", 미드 템포의 트랙 위에서 롤랜드, 비욘세, 미셸(Michelle)이 다시 뭉쳐서 여전히 매혹적인 호흡을 선보인 “You Changed”, 조성의 미세한 변화를 통해 감흥을 이끌어내는 퍼렐의 탁월한 감각이 빛을 발한 "Stand in Front of Me" 등은 백미다.
다만, 제이미 폭스(Jamie Foxx)가 이미 2010년에 발표했던 곡인 “Freak”을 별다른 리믹스나 편곡 없이 그대로 커버한 점이나 그녀가 가사적으로 집중하고자 한 (주로 주체성 있는) 여성에 대한 이야기와 개인적인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비슷한 주제를 노래했던 기존 여성 뮤지션들이 했던 것의 동어반복 수준에 머무른다는 건 다소 아쉬운 지점이다.
사실 오늘날 다수의 앨범이 그렇듯 이번 켈리 롤랜드의 정규 네 번째 앨범 역시 음악적으로 깊숙이 파고들만한 작품은 아니다. 그러나 마냥 트렌드에 전도되지 않고 잘 만들어진, ‘알앤비’라는 타이틀 외에 굳이 다른 장르를 끌어오지 않아도 되는 메인스트림 알앤비 앨범인 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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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Dub (2013-07-13 13:13:03, 112.169.11.**)
- you changed가 정말 대박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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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틴루이더킹주니어 (2013-07-13 01:23:27, 66.253.140.***)
- 젤 좋게들었던 곡은 의아하게 보너스트랙에 수록된 Feet To The F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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