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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Army of the Pharaohs - The Unholy Terror
    rhythmer | 2010-05-03 | 0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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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tist: Army of the Pharaohs     
    Album: The Unholy Terror
    Released : 2010-03-19
    Rating : 
    +
    Reviewer : 양지훈







    2006년 작 [The Torture Papers]에 수록된 싱글 "Tear It Down"이 랍티미스트(Loptimist)의 프로듀싱 트랙이라는 사실을 통해 국내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된 아미 오브 더 패로우스(Army of the Pharaohs, 이하 AOTP)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를 기점으로 이루어진 거대 힙합 집단이다. 제다이 마인드 트릭스(Jedi Mind Tricks)의 MC 비니 패즈(Vinnie Paz)를 중심으로, 에소테릭(Esoteric), 킹 사이즈(King Syze), 데미가즈(Demigodz)의 셀프 타이틀드(Celph Titled) 등 10여 명의 힙합 뮤지션이 의기투합하여 결성한 AOTP가 몇몇 멤버의 교체 과정을 거쳐 세 번째 앨범 [The Unholy Terror]로 언더그라운드 힙합 마니아들에게 돌아왔다.

    전작 [The Torture Papers]와 [Ritual of Battle]도 비슷한 형태이긴 하나, 이번 앨범은 그야말로 전형적인 MC 힙합의 산물, 혹은 멤버들이 저마다 기량을 뽐내는 실력 과시의 장(場)이라 단정 지어도 무방하다. 앨범은 그룹의 몇몇 멤버와 또 그들과 관련된 프로듀서 디제이 퀘스천(DJ Kwestion), 크라운(Crown) 등이 제공하는 고전 음악의 샘플 + 어두운 피아노 루프 및 현악 + 록(Rock) 스타일의 비트, 그리고 공격적인 라이밍의 향연이 두루 섞인 산물이라고 간단하게 표현할 수 있다. 멤버 각자의 출중한 랩 실력을 확인하기에는 이만한 작품이 없겠다 싶을 만큼, AOTP의 개개인이 수놓는 랩은 정말 화려하기 그지없다. 에소테릭, 셀프 타이틀드, 애퍼시(Apathy) 등은 명성에 걸맞게 배틀 랩의 진수를 보여주며, AOTP의 중추적인 존재 비니 패즈는 언제나 그래왔듯 살기 넘치는 분위기의 조장에 여념이 없다. 무엇보다 "Ripped to Shreds"에서 찾아볼 수 있는 데모즈(Demoz)의 플로우는 신기(神技)에 가까우며, 애퍼시, 킹 매그네틱(King Magnetic), 에소테릭이 불꽃 튀는 랩 대결을 펼치는 "Spaz Out"은 앨범의 하이라이트라고 표현해도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러한 스타일의 앨범은 단점이 매우 쉽게 노출된다. 우탱 클랜(Wu-Tang Clan)의 오리지널 멤버보다도 많은 숫자의 MC가 저마다 공격적인 랩으로 일관하는 동안, 청자는 '과잉', 혹은 '과다'라는 표현을 떠올리게 된다. 이전보다 더욱 많아진 MC의 수는 산만한 분위기를 조장하는 일등공신이 되고 마는 것이다. 그들 각자의 빼어난 기량을 확실하게 취합하지 못하는 허약한 비트도 문제점이지만, 지나치게 많은 멤버의 수가 더 큰 문제이다. 마지막 트랙 "The Ultimatum"은 멤버들이 무려 아홉 개의 벌스(verse)를 나누어 가진 곡으로, 올스타 트랙으로 앨범의 끝자락을 장식하겠다는 계산이 눈에 훤히 보이지만, 이미 과다한 랩의 향연에 지친 청자에게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봐도 무방한 상황이다.

    [The Unholy Terror]는 단지 AOTP 멤버들의 빼어난 랩 실력만을 확인하고자 하는 이들에겐 제격이지만, 다양한 시선에서 바라보면 단점이 눈에 훤히 보이는 앨범이 되고 만다. 단언컨대, AOTP라는 거대 힙합 그룹의 지속적인 활동을 위해서는 규모의 과감한 감축과 믿음직한 비트메이커의 기용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세븐엘(7L), 스투프(Stoupe), 바하마디아(Bahamadia) 등 초창기 멤버들이 떠난 AOTP가 개선해야 할 부분은 한 둘이 아니다. 앨범이 검증된 실력을 갖춘 인물들의 재능이 100% 녹아들어간 결과물이 되지 못하여 참으로 안타깝다.




    기사작성 / RHYTHMER.NET 양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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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ungerNomA (2011-06-06 20:41:57, 121.152.245.**)
      2. 비트도 비트지만 멤버들간의 갭이 너무 크죠..
      1. gud2wn (2010-05-04 03:23:11, 125.180.213.***) 삭제하기
      2. 에퍼시나 기존에 aotp멤버들의 랩은 여전히 좋고 비니페이즈도 여전한데

        나머지 빽업이라고해야하나 2집부터 참여했거나 이번앨범에 참여한 랩퍼들은
        랩이 좀 상당히 아쉬운 면도 있었구

        비트도 언벨런스한것도 있었엇습니다

        전형적이 하드코어한 앨범이였고 그래도 AOTP가 새앨범 내줘서 반갑기도 했구요 아직까진 꾸준히 듣고있는데 트랙간의 기복이 심한게 특징인거 같아요
      1. jhcduck (2010-05-04 00:33:01, 119.196.70.**) 삭제하기
      2. 매우 전형적인 하드코어 랩 앨범이라고 볼 수 있지요.

        근데 그래서 더 즐겨듣게 된다는... 전 애퍼씨 랩이 정말 좋더군요.
      1. TANK (2010-05-03 18:30:58, 183.98.63.***) 삭제하기
      2. 몇 곡만 빼서 들으면 들을만함 ultimatum도ㅋ
      1. Datskat (2010-05-03 16:25:32, 211.178.38.**) 삭제하기
      2. 상당히 실망스럽던데요
        몇몇빼면 랩에서도 날카롭다기 보다는 과하다는 느낌만 들고
        대략 난감한 비트들도 많고;

        하여튼 아직도 랩 실력 자체는 출중하더라는
      1. lomanope (2010-05-03 10:30:49, 118.220.177.***) 삭제하기
      2. 동감... 랩은 100% 완벽한데

        앨범 듣기가 피곤하고 질린...;;

        그래도 Spaz Out은 이미 하루에 3번씩 플레이 하고 있는 킬링 트랙 ㅋㅋㅋ

        에쏘테릭 형 사랑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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