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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외 리뷰] Big Boi - Sir Lucious Left Foot: The Son of Chico Dusty
    rhythmer | 2010-07-12 | 6명이 이 글을 추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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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tist: Big Boi   
    Album: Sir Lucious Left Foot: The Son of Chico Dusty
    Released : 2010-07-06
    Rating :
    Reviewer : 황순욱







    앨범의 첫 싱글이라고 야심 차게 발표했던 "Royal Fulsh"는 이미 2년이 훌쩍 지난 기억 속의 곡이 되었고, 아웃캐스트(OutKast)의 이름으로 그래미를 뒤흔들었던 것은 그보다 아득하다. 금방이라도 진열대에 걸릴 것 같던 빅 보이(Big Boi)의 솔로 데뷔앨범은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서야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여기에 담긴 음악은 그동안의 힘든 기다림이 충분히 가치 있는 시간이었음을 깨닫게 한다. [Sir Lucious Left Foot: The Son of Chico Dusty](이하 Sir Lucious Left Foot)는 아웃캐스트를 좋아했던 팬은 물론이고, 많은 힙합음악의 독자들, 그리고 새로운 소리를 찾는 모든 음악애호가가 기다리던 바로 그런 앨범이다.

    이 앨범을 듣자 마치 지난 몇 년간의 시간이 머릿속에서 사라진 것 같다. 뮤지션 본인은 무척 바쁘고 고민이 많은 시기였겠지만, 우리는 그 공백을 거의 느낄 수 없다. 마치 금방이라도 라디오에서 튀어나올 것만 같던 빅 보이의 음악이 충분하게 담겨 있기 때문이다.

    안드레 3000과 래퀀(Raekwon) 참여의 "Royal Fulsh"를 비롯한 일련의 프로모션 싱글이 앨범에 수록되지 않은 점은 아쉽지만, 그럼에도 빅 보이의 솔로 데뷔작은 빈틈이 없다. 오랜 파트너 안드레는 그들의 우애가 여전함을 참여를 통해 알렸고, 과거 아웃캐스트의 음악을 책임졌던 오거나이즈드 노이즈와 미스터 디제이(Mr. DJ)도 함께했다. 여기에 살람 레미(Salaam Remi)와 스캇 스토치(Scott Storch)같은 베테랑을 비롯하여 예상치 못했던 릴 존(Lil' Jon)도 빅 보이의 홀로서기를 응원한다. 물론, 목소리를 보태기 위해 달려온 게스트들도 화려하다. 조지 클린턴(George Clinton)부터 B.o.B까지. 일단 좋은 음악을 만들기 위한 조건은 충분했다.

    지난 4월 [Sir Lucious Left Foot]의 첫 공식싱글 "Shutterbugg"가 얼굴을 내밀었다. 스캇 스토치의 노련한 사운드 운용과 빅 보이의 탄탄한 기술이 3분여 간의 시간을 흥분 속에 몰아넣으며 앨범을 기다리는 이들을 설레게 했다. 그러나 아직 멀었다. 이후에도 4개의 싱글이 차례로 선보인 뒤에야 우리는 이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과정은 매우 행복했다. 두 번째로 공개된 "Fo Yo Sorrows"는 조지 클린턴과 투 숏(Too Short)이라는 참여진의 이름만으로도 훵키한 기운이 맴도는데, 곡은 그보다는 청순해서 놀랐다. 이어서 웅장한 "General Patton"과 살람 레미의 정성 가득한 "Follow Us", 그리고 T.I.와 오랜 친구 쿠조(Khujo)가 함께 입담을 맘껏 과시하는 "Tangerine"이 한 주 간격으로 등장하며 서서히 앨범은 실체를 드러냈다.

    [Sir Lucious Left Foot]의 성격은 인트로에 잘 드러난다. 서부영화에서나 들을 법한 휘파람 소리와 브리트니 스피어스(Britney Spears)나 엔싱크(N'Sync)스러운 멜로디. 거기에 닥터 드레(Dr. Dre)식의 긴장된 건반 소리와 보코더 코러스. 이것들을 모아서 절묘하게 하나의 방향을 향하게 한다. 과연, 이게 이해가 되는가? 직접 들어보는 수밖에. 빅 보이는 데뷔앨범에서 그걸 해낸다.

    "Daddy Fat Sax"는 복잡한 미로처럼 구성된 비트 사이에서도 길을 잃지 않는 자신만의 방식을 보여주며, "Turns Me On"은 반대로 슬리피 브라운(Sleepy Brown)과 조이(Joi)의 보컬 사이에서 유연하게 움직이는 조화의 미학을 자랑한다. 안드레 3000과의 조우가 반가운 "You Ain't No DJ"는 여전히 놀라운 실험의 장이다. 여기서는 앨라배마에서 온 래퍼 옐라울프(Yelawolf)까지 가세해 독특한 음악에 탄탄한 라임을 싣고 있다. 영화배우로 더 유명한 제이미 팍스(Jamie Foxx)는 릴 존의 비트 "Hustle Blood"에서 기대했던 목소리를 보태며 섹시한 곡을 완성했고, 올해 가장 기대되는 여성 싱어 자넬 모네(Janelle Monae)는 지난 [Idlewild]에 이어 다시 궁합을 맞추며 서로의 경력에 별을 하나씩 달아준다.

    흥미로운 진행이 돋보이는 "Night Night"에서는 빠른 비트 위에서 신예 B.o.B와 빅 보이가 서로의 스킬을 경쟁하는 구도이고, 구찌 메인(Gucci Mane)이 함께한 "Shine Blockas"는 서로 절충점을 찾아 달콤하면서 힘이 솟아나는 연출을 했다. 앨범은 막판까지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는다. 앞에서 보여준 음악들에 비하면 비교적 정돈된 사운드로 진행되는 "The Train Part. II"는 휘파람 소리를 다시 사용하면서 앨범에 통일감을 주고, 샘 크리스(Sam Chris)의 보컬이 잊을 수 없는 아련함까지 남긴다. 마지막 트랙 "Back Up Plan"에서는 빅 보이식의 힙합을 최종 완성하며 완벽한 마무리를 보여준다.

    [Sir Lucious Left Foot]을 한마디로 정의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이 앨범에는 오만 가지 맛이 들어 있고, 그것들은 모두가 각자의 개성을 가졌다. 하지만, 중구난방은 아니다. 차례로 진열된 음악들은 그 자리에 있는 이유가 있다. 이 작품집은 무척 복잡하지만, 결코 어수선하지 않다. 이것의 정체를 알기란 그리 쉽지 않지만, 그것은 먼저 당신의 마음을 움직인다. 이 앨범은 지금껏 기대했던 아웃캐스트의 연장으로서 빅 보이를 배신하지 않았다. 하지만, 동시에 아웃캐스트의 활동으로는 충분히 발산하지 못했던 풀타임 뮤지션의 재능이 이 솔로 데뷔작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올해가 끝날 무렵, 아마도 빅 보이는 이 앨범으로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모으느라 바쁠 것이다.




    기사작성 / RHYTHMER.NET 황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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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앙 (2010-07-19 00:56:20, 125.135.29.***) 삭제하기
      2. 초심을 그대로 유지하는 모습이 앨범에 고스란히 담겨있음
        초보리스너들 에게도 입문하기도 딱좋은 앨범같구요
        좋게 들었습니다 ㅋ
      1. 지쟈스킹 (2010-07-15 00:19:37, 112.171.55.**) 삭제하기
      2. 진짜 쵝오에요 짱인듯,,,

        너무좋아 정말

        귀를 정화시키고있어요 ㅎㅎ
      1. ch1n0m0ren0 (2010-07-14 04:16:22, 211.117.84.***) 삭제하기
      2. 올해 메인스트림에서 이보다 좋은 앨범이 나올 수 있을까, 의문이 들 정도.
      1. co.wic (2010-07-13 18:37:33, 221.151.245.***) 삭제하기
      2. 어머. 내용 수정하고 위에 거 지운 줄 알았는데.^^
      1. ...WD (2010-07-13 16:12:02, 119.149.85.***) 삭제하기
      2. 그렇다고 리플을 연속2개나 다실껏까지는ㅋㅋㅋ
      1. co.wic (2010-07-13 16:08:50, 221.151.245.***) 삭제하기
      2. 하도 연기돼서 걱정했는데, 정말 잘 듣고 있어요.
        러브빌로우보다 스피커박스를 더 좋아하는 팬의 입장에서 즐겁네요.
        원래 인하우스로 비트를 해결하던 아웃캐스트인지라 프로듀서가 많이 참여한대서 다소 걱정했는데,
        확실히 앨범의 사운드를 컨트롤하는 능력이 뛰어난 듯. 판매량도 받쳐주면 좋을텐데 말이죠.
        잘 읽었습니다.
      1. Timbo (2010-07-13 09:21:42, 216.114.194.***) 삭제하기
      2. 앨범의 완성도와는 다르게 판매수에서는.. 조금 안타깝더군요..
      1. 송석근 (2010-07-12 19:42:02, 110.132.171.**) 삭제하기
      2. 리뷰 잘익었습니다
        요즘 가장 많이 듣고 있는거 같네요
        808드럼을 좋아하는데
        곡마다 잘 표현해서 좋습니다
        General Patton,Shine Blockas,Fo Yo Sorrows추천합니다
      1. BlackSounds (2010-07-12 18:34:08, 125.130.252.**) 삭제하기
      2. 그래미에서는 전패할거 같은 느낌.
        그나마 벳에서 위로해줄거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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